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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 ‘통일과나눔’ 재단 이사장 “통일 후 北산림 가꿀 묘목 키우고 있어… 통일 공감대 확산에도 투자”
[589호] 2017년 09월 29일 (금)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통일나눔펀드 현재 3100억원 걷혀… 쌈짓돈 내준 대한노인회에 항상 감사
좌편향 된 사회 바로 잡으려 출판사 차려… 이승만‧박정희 사진집 등 300종

대한민국 국민에게 통일의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고 좌편향 된 사회를 막기 위해 퇴직금을 털어 출판사를 세웠다. 최대 발행부수의 언론사를 만든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병훈(79) ‘통일과나눔’ 재단 이사장 얘기다. 최근의 북핵 사태로 그의 행보가 주춤한 듯 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열정적으로 뛰고 있다. 지난 9월 말, 서울 동숭동의 기파랑출판사에서 만나 통일 의지와 나이를 초월한 역동적인 ‘출판 인생’을 들었다.

-통일나눔펀드는 현재 얼마나 유치했나.
“지난 2년여 동안 기적이 일어나 3100억원(170만명)이 걷혔어요.”
-경로당의 노인들이 손주 줄 용돈, 쌈짓돈을 털었다.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그냥 꿈이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면 그건 현실이 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통일에 관심 갖고 집중해보자는 의미에서 한 가정에 월 1만원으로 시작했어요. 돈의 액수보다는 얼마나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가가 중요했습니다. 노인회 덕분에 통일재단이 큰 빛을 보게 됐어요. 이 심 회장 이하 임원 여러분에게 항상 고마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열의가 이어져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도 전 재산을 바쳤던 거지요.”

대한노인회는 현재 통일나눔펀드에 134만2500여명이 14억7400여만원을 기부했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자신의 전 재산인 비상장주식 2000억원을 기부했다. 영화배우 신영균씨는 결혼 60년 회혼식을 계기로 탈북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10억원을 지정위탁했다. 홍민철이란 용접봉회사 사장은 10억원을 내놓고 이후에도 매달 100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통일나눔펀드를 만든 배경은.
“북한은 완전히 폐쇄된 노예국가이고 잔혹한 독재병용국가에요. 역사적으로 정부와 정부끼리는 통일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와 있습니다. 국민이 나서야 해요.”

안 이사장은 중국과 대만의 예를 들었다. 중국, 대만 두 나라 정부는 따로 지만 국민은 통일이 됐다는 것이다. 그들은 마음대로 통행하고 마음대로 통신하고 마음대로 통상(장사)하는 ‘3통’의 시대를 산다.
안 이사장은 “국민이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북의 주민에게 남의 주민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세계의 돌아가는 정보를 알려 어떻게든 통일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을 구태여 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도 나온다.
“북에 의한 통일은 안 됩니다. 북의 정권이 있는 한 나라가 불안하고 나라 발전의 발목이 잡혀요. 한반도가 통일 되는 건 대한민국 번영의 탈출구입니다. 일반시민은 전쟁 대비 등 소모적인 일들이 불편하니까 통일 할 거 없이 각자 살자고 해도 되겠지만 나라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어떻게든 통일을 이뤄내야 합니다.”
-정부는 북에 800억 달러를 지원한다는데.
“박근혜 정부 때 우리에게 그런 제의가 왔지만 정부시책에 발맞춰 거절했어요. 지금 다시 요청이 오더라도 거절할 겁니다. 저는 북한 정부를 믿지 않아요. 지원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요. 약품 지원해 달라고 해 전달하면 어느 날 그게 방글라데시에 가 있어요. 그 나라에 팔아먹은 거지요.”
-통일나눔펀드는 어디에 쓰이고 있나.
“통일 아이디어와 통일 사업 등의 공모를 받아 꼭 필요한 데 지원합니다. 최근 최문순 강원지사, 고건 아시아녹화기구운영위원장과 저하고 대북 산림협력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가졌어요. 통일이 됐을 때 북의 산림을 복원할 나무를 철원에서 키우고 있습니다. 일리가 있는 얘기라서 지원을 했어요. 북의 위성사진과 최신 정보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도 대상 중 하나입니다. 올해도 통일 공감대 확산, 남북 동질성 회복, 통일 교육, 탈북민 지원, 해외단체 등 44개 통일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어요.”

안병훈 이사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조선일보 기자, 정치부장, 편집국장, 대표이사 부사장 등 40년 가까이 언론인의 길을 걸었다. 2005년 도서출판 기파랑을 설립해 300여종의 책을 출간했다. 서재필기념회 이사장, 조선일보 이사, SBS문화재단 이사, 서울평화상 심사위원, 한림대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대한민국 동백장’(1988년), ‘제5회 일송상’(2010년), ‘올해의 통일문화대상’(2016년) 등을 수상했다.

-출판사 이름이 특이하다.
“이름을 무얼 지을까 고심하다가 ‘찬기파랑가’가 떠올랐어요. 신라승려 충담이 화랑 기파랑을 찬미한 향가에 달과 잣나무가 꿋꿋한 기상과 영원의 상징으로 쓰였다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왜 출판사였나.
“한국 사회의 이념적 혼란과 극단적 좌경화 현상은 지난 30년간 축적돼 온 좌파 성향의 책들 때문입니다. 문제는 좌파적 성향의 책이 많은데 있지 않아요. 그 반대 성향의 책이나 그것을 비판하는 책이 턱없이 적어 양적인 균형을 잃었다는 것이 문제에요. 좌편향 된 출판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파랑은 ‘대한민국 이야기’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재인식’ ‘교과서를 배회하는 마르크스의 유령들’ 등을 발간하며 중견출판사로 성장했다.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도 펴냈다.
“30명 가까운 학자들로 구성된 ‘교과서포럼’을 결성해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었어요. 이 책은 ‘개항(1876년) 이후 오늘날까지 한국인의 삶을 기록한 역사서’라는 높은 평가를 받아 발행인으로 벅찬 보람을 느꼈어요.”
-대한민국 건국 기원을 놓고 말들이 많다.
“1948년 8월 15일을 부인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상해 임시정부는 영토‧주민‧주권 등 아무것도 없는 상태의 망명정부 비숫한 겁니다. 그게 건국은 아닙니다. 헌법엔 역사적 사실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넣은 겁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책도 여러 권 펴냈다.
“가장 뿌듯하게 여기는 책이 ‘사진과 함께 읽는 건국대통령 이승만’입니다. 이승만의 한 평생을 글과 사진으로 종합 정리한 최초의 책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작업을 이끌었어요. 이승만 연구학자들의 저서와 맥아더, 트루먼, 허정 같은 여러 인사들의 회고록 등을 집필 자료로 삼았어요. 조선일보가 거액을 들여 수집한 전 세계 근현대사 자료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수집 자료 중에는 이승만이 하버드대에 다닐 때 모은 전차표, 등록금 영수증, 성적표까지 있어요.”

안 이사장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영문판 출판기념회에서 제가 ‘자유민주주의 공화정 정부를 세우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대한민국의 역사 흐름을 바꾼 이 대통령은 미국의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나 서독의 아데나워 총리처럼 국부로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자 재미동포들이 뜨거운 호응과 박수를 보내주었다”고 소개했다.

-기자 시절 에피소드라면.
“정치부장 시절, 요즘도 간혹 만나는 허화평 당시 대통령정무수석에게 ‘미군이 한반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시작된 야간통행금지제도는 없애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하자 ‘좋은 생각’이라며 메모를 해갔어요. 그러고 나서 1982년 1월 5일 폐지가 됐어요. 요즘도 한 지인은 저만 보면 ‘통금을 없앤 공로자’라는 말을 해요.”
-과거처럼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 사회다.
“지금 노인들은 우리나라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세대이기 때문에 사회나 젊은이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아도 되는 세대입니다. 가난한 나라가 세계 일류국가가 된 배경에는 그만한 노하우가 있었던 것이고 그만한 비결이 있습니다. 그걸 시대에 안 맞는다고 내쳐서 지금 우리 사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성공한 모델을 찾아서 시대에 맞게 변형시킨다면 우리나라가 다시 일류국가가 될 겁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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