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서 신생아 4명 돌연 사망… 원인 정확히 밝혀 다시는 없게 해야
이대목동병원서 신생아 4명 돌연 사망… 원인 정확히 밝혀 다시는 없게 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12.22 11:12
  • 호수 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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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지영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신생아 4명이 80분 새 집단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 의료진은 원인조차 모르고, 의료계에선 이런저런 추측과 의견만 분분할 뿐이어서 명확한 사망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12월 16일 오후 9시30분부터 오후 10시53분 사이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했다. 경찰조사 결과, 숨진 신생아들은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를 받던 중 이상증세가 발생해 순차적으로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끝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7분께 “아이가 2명 이상 죽었다. 중환자실인데, 심폐소생술을 4명의 환아에게 하고 있다. 뭔가 이상하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7일 새벽 1시 양천구보건소에 구두 접수가 완료됐으며 오전 9시부터 역학조사가 진행됐다. 사망한 신생아는 태어난 지 9일과 24일이 된 여아 2명과, 1개월 1주와 2주가 된 남아 2명이었다. 이들의 입원 사유는 미숙아였다. 

이대목동병원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환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유발돼 사망하는 사건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현재 국과수에서 투여약물을 모두 수거해서 감식 중”이라며 “사망 환아는 현재 영안실에 안치 중이고 향후 부검 예정이며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원인을 파악 중이다. 병원에서는 최선을 다해 관계기관과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들은 수액을 통한 세균 감염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종합영양수액(TPN), 스모프리피드(오메가3지방산 등 주사제), 비타민 K가 섞인 수액을 맞은 아이는 전체 입원 환자 16명 중 5명뿐이었는데 그 중 한 명만 빼고 모두 숨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액을 만들거나 투여하는 과정에서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균이 신생아들의 몸속으로 침입해 패혈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세균이 의료진에서 비롯된 것인지, 젖꼭지 등 오염된 아기 용품에서 나온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리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세균 감염을 사망의 원인으로 특정 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망 환아에게 공급된 수액이나 의료진의 검체에서 아직까지 동일한 균이 배양되지 않은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같은 수액을 투여한 1명의 신생아가 생존해 있다는 점도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병원 측도 아직 역학조사와 경찰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사인을 세균 감염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런 의문들은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최종 확인될 전망이다.

다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대목동병원은 감염관리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사고 이전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 9월에는 영아에게 수액을 투여하던 중 수액세트에서 날벌레가 발견돼 문제가 된 바 있으며, 지난해 7월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결핵 확진을 받았다. 이후 영아 2명과 직원 5명이 잠복 결핵감염 판정을 받았다. 2014년에는 4개월 간 좌우가 바뀐 엑스선 필름 영상으로 축농증 환자 500여 명을 진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당시 123명의 환자들이 엉뚱한 부위에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이에 보건당국은 이대목동병원 전체를 대상으로 고강도 위생·안전 및 관리실태 점검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어딘가 문제가 있지 않고서는 수차례에 걸쳐 이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진 과실이나 인큐베이터 오작동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망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유가족의 슬픔을 달래야 할 것이다. 이대목동병원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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