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보수와 진보의 정치를 넘어서
[기고]보수와 진보의 정치를 넘어서
  • 김만률 부산노인복지진흥회 회장
  • 승인 2018.06.22 14:49
  • 호수 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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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13 지방선거 투표장에서 한 70대 여성 어르신이 번호를 잘못 찍었다며 선거관리인에게 투표를 다시 하겠다고 소란을 피운 일이 있었다. 보수당을 지지해 온 해당 어르신은 관성대로 1번을 찍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노인 중에는 보수와 진보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보수의 기치를 내세운 특정 정당엔 맹목적으로 지지하면서 진보 정당은 ‘빨갱이’로 몰아붙인다.
과거엔 효경(孝敬)사상을 바탕으로 한 가부장적 가족제도 하에서 가장의 뜻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강했다. 집안 어른이 1번을 뽑으라고 하면 자식들이 군말 없이 따랐다. 하지만 산업화와 핵가족화의 과정을 거치고 독재정권이 물러나면서 가족 간에도 보수와 진보로 정치성향이 갈리고 가장의 영향력이 미미해졌다.
보수란 보전하여 지킨다는 뜻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반면 진보는 급진적으로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촉구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광복 후 70여 년 동안 수없이 많은 정당이 출몰했다가 사라지는 비운의 정치역사를 갖고 있다. 1949년 대한국민당 이래 보수와 진보의 이념과 정파싸움이 진행돼 왔다. 현재까지도 정당정치는 민생과 국가안위는 뒷전으로 한 채 당리당략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이후 정당들의 움직임이 궁금하다. 미국은 양당제가 자리잡아 당을 이적하거나 바꾼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선거 때마다 당을 만들고 없애는 것은 더욱 상상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치인들의 수준도 높다. 자신의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력을 집중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아마추어인지 노련(老鍊)한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선거 때만 되면 손을 굳게 잡는다. 그리고 큰절도 한다. 그런데 당선만 되면 얼굴보기가 어렵다. 그리고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는 서로를 대한민국을 함께 이끌어나가는 정치적 동반자가 아닌 과거 미국과 소련처럼 서로 적대시한다. 
정치인들의 갈등은 결국 선량한 국민들에게도 전염돼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게 만들었다. 선량한 국민들이 정치인의 거짓말에 속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런 현실에서 100세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노인들도 정치를 바로 볼 수 있는 혜안(慧眼)이 필요하다. 고령화시대에 노인복지 증진은 물론 우리의 후손을 위한 국가의 안녕과 발전에 기여하여야 할 어른의 지혜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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