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으로 보는 건강 “소변의 색깔‧냄새‧거품 관찰하면 건강상태 보여요”
소변으로 보는 건강 “소변의 색깔‧냄새‧거품 관찰하면 건강상태 보여요”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6.22 15:25
  • 호수 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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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 황색이 건강한 소변… 붉은색은 결석‧염증‧암 질환 때문일 수도

반복적인 거품뇨, 신장 질환 의심… 방광염일 때 화장실 자주 가게 돼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우리가 매일 하는 일 중 하나는 소변을 보는 일이다. 소변은 신장(콩팥)에서 걸러진 몸 속 노폐물이 물에 녹아 있는 형태로 배출된다. 매일 배출되는 소변은 몸 상태나 섭취한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구성 성분이 조금씩 달라진다. 때문에 소변 검사를 통해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는데, 병원에서의 전문적인 검사가 아니더라도 평소와 달리 소변의 색깔, 거품 유무, 냄새 등에 변화가 있다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의심해 볼 수 있다.

◇소변 색깔로 보는 건강

정상 소변은 보통 연한 황색이나 황갈색을 띠며 약간의 지린내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수분양이 부족하거나 탈수 현상이 있는 경우에는 소변의 색이 짙은 황색을 띠고, 반대로 물을 많이 마신 경우에는 물처럼 투명한 색이 나타날 수 있다. 

소변의 색깔은 섭취한 음식물이나 약품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붉은 채소인 비트를 많이 먹은 경우 평소보다 붉은색 소변이 나오고, 비타민B를 많이 섭취하면 밝은 노란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평소와 달리 소변의 색깔, 거품 유무, 냄새 등에 변화가 있다면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림은 소변 상태로 유추해 볼 수 있는 건강상태. 	그림=이화의료원
평소와 달리 소변의 색깔, 거품 유무, 냄새 등에 변화가 있다면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림은 소변 상태로 유추해 볼 수 있는 건강상태. 그림=이화의료원

지속적으로 붉은색 또는 짙은 갈색소변이 보이면 문제가 된다. 소변이 선명한 붉은색이라면 요도(방광에 모인 소변이 배출되는 관) 근처 출혈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는 결석, 염증, 종양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좀 더 진한 검붉은색의 소변을 봤다면 신장 문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변의 색이 갈색으로 짙어졌다면 간 기능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간세포 손상이나 담도 폐색에 의해 황달이 생기면 소변의 색이 짙은 갈색으로 나타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무리하게 운동을 하고 갈색 소변을 본다면 횡문근이라는 근육이 녹는 질환인 ‘횡문근 융해증’일 가능성이 있다. 횡문근 융해증은 증상이 심해질 경우 급성 신장 손상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근육통과 함께 갈색 소변을 본다면 수분 섭취를 늘리고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또 소변색이 갑자기 콜라색을 띈다면 사구체신염을 의심할 수 있다. 류동열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사구체는 신장에서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필터로, 여기에 염증이 생긴 경우 콜라색의 혈뇨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거품뇨, 악취는 무슨 신호?

색깔과 상관없이 소변에 거품이 섞여 나오는 경우가 있다. 간략하게 ‘거품뇨’라고도 하는데, 대부분 일시적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거품뇨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거품의 양이 많고 시간이 지나도 거품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당뇨병, 사구체신염 등 신장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김상현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거품뇨가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경우에는 단백뇨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며 “단백뇨 등 소변 검사 시 최적의 소변은 아침 첫 소변이며, 신장 질환의 과거력이 있거나 당뇨병, 고혈압 등이 있는 경우에는 소변 검사를 통해 단백뇨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단백뇨는 하루에 100~150mg 이상의 단백질이 소변에 녹아 있는 것을 말한다. 신장 손상의 지표 중 하나로, 신장질환(신장병)이 있을 때 단백뇨가 증가하고 단백뇨가 소변에 일정량 이상 많아지게 되면 거품이 발생한다. 거품이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신장에 이상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평소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서 거품(특히 아침 첫 소변)이 수분 이상 오래 지속된다면 신장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김상현 교수는 “반복적으로 많은 양의 거품뇨가 보인다면 신장 질환을 의심해야 하며, 거품뇨가 지속적으로 수분 이상 오래 지속된다면 고혈압이 있는지 얼굴이나 발 또는 다리가 붓는지 점검하고 소변 검사와 함께 혈액검사, 신장조직검사 등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변은 때로 후각을 강하게 자극하기도 한다. 소변에는 요산과 암모니아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린내가 나기 마련이다. 이러한 냄새는 소변이 농축되면 더 심해지기 때문에 평소 소변의 지린내가 너무 심하다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코를 톡 쏠 정도의 악취가 난다면 대장균 같은 세균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세균이 소변을 분해해 암모니아를 생성시키기 때문이다.

반면 소변에서 달콤한 과일냄새 같은 아세톤향이 난다면 당뇨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 합병증인 케토산혈증이 있으면 케토산 성분이 혈액 속에 다량으로 생기면서 소변으로 배출되고 달콤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소변 횟수로 보는 건강

소변 횟수도 건강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5~6회 정도 소변을 본다. 이보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은 방광염에서 흔하다. 

조영일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방광염이 생기면 양이 많지는 않지만 자주 화장실을 가면서 소변 시 통증이 있고, 소변을 봐도 잔뇨감이 있으며 참기 힘든 절박뇨 증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또한 “중년 남성의 경우 잔뇨감이 계속된다면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도 의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흔하지 않으나 하루 평균 10번 이상 화장실을 찾는다면 소변양이 하루에 3리터 이상으로 늘어나는 질병인 ‘요붕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는 뇌하수체에서 항이뇨호르몬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거나 분비된 항이뇨호르몬이 소변을 만드는 신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많은 양의 소변을 만드는 질환이다. 항이뇨호르몬은 체내 수분이 부족할 경우 뇌하수체에서 분비돼 소변 양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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