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체, 물건 팔때만 무료전화 '꼼수'논란
홈쇼핑업체, 물건 팔때만 무료전화 '꼼수'논란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10.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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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하자나 교환 및 반품 등 문의는 유료전화 유도...소비자 비용 전가 비난

[백세경제=라안일 기자]홈쇼핑 업체들이 방송에서는 수신자 부담 전화번호를 알리면서도 홈페이지에는 이를 기재하지 않은 채 유료전화번호만 대표번호로 알리고 있어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물건을 팔 때에만 무료전화를 알리고 제품의 하자나 교환 및 반품 등의 문의는 유료전화로 유도해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홈쇼핑 업체를 비롯해 통상 1577, 1588 등으로 시작하는 기업의 대표 전화번호는 유료전화다. 기업들은 유료번호를 쓰면 별도의 요금을 낼 필요가 없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통화 대기시간이 길고 불편하지만 무료인 줄 알고 이용해 그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정용기 국회의원에 따르면 전체 이동전화 이용자가 대표번호로 발신하는 통화는 2017년 기준 연간 약 50억분에 달한다. 종량요율(초당 1.8원)로 일괄 계산 시 이용자 요금부담은 연간 5400억원 규모다.

홈쇼핑 업계 또한 비슷하다. 홈쇼핑 업체들은 방송에서 주문을 독려할 때에는 080으로 시작하는 주문전화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반면 홈페이지에서는 대표전화로 볼 수 있는 고객센터 연락처를 080번호로 적는 경우는 없다. 유료 여부를 알린 곳도 현대홈쇼핑 단 한 곳이다.

GS홈쇼핑은 대표번호로 유료전화와 일반전화를 함께 기재한 유일한 업체다. 다만 홈쇼핑 방송에서 알리는 상담전화번호(080-969-4545)는 찾기 어렵다.

현대홈쇼핑은 대표번호 옆에 ‘유료’라고 알렸으며 080번호는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ARS’를 눌러야 확인할 수 있다.

롯데홈쇼핑, CJ오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은 홈페이지에서 고객센터 연락처로 대표전화만 기재돼 있다. 대표전화로 연락한 뒤 상담사에게 수신자 부담 번호를 물어야 알 수 있다.

공영홈쇼핑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문의전화번호를 유료번호로 기재하고 회사소개란에서 일반번호인 대표전화를 알리고 있다.

홈쇼핑 업계 특성상 반품 등의 문의가 많다는 점에서 대표번호가 유료라는 점을 알리고 무료번호를 병행 기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2015년~2017년 홈쇼핑사별 반품률 및 수익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홈쇼핑 등 7개 홈쇼핑사의 평균 반품률은 13.9%로 나타났다. 홈쇼핑에서 팔린 제품 7개 중 1개꼴로 반품이 발생한 것이다.

고객들은 방송을 찾아보기보다는 홈페이지상의 전화번호 또는 업체들이 보낸 안내 문자를 통해 확인한 대표번호로 반품 등을 문의한다.

특히 이동전화 상품 중 무제한 통화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모른채 대표번호로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번호는 ‘부가음성통화’로 분류돼 무제한 통화 대상이 아니다. 통신사들은 영상 및 부가 음성 통화 기본 제공량을 요금제에 따라 30~300분 정도 제공한다. 반품 등의 문의시간이 길어지면 무제한 통화 요금제 사용자도 추가 비용을 낼 수밖에 없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홈쇼핑 상품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품이 함께 판매되면서 불필요한 전화가 오는 경우가 많아 (유료 전화로)한 것 같다”며 “다만 유료라고 알리지 않은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몇몇 업체들은 안내문자 등에 080번호를 기재하는 데 일부 업체들이 대표번호만 확인할 수 있게 문자를 보내는 것도 고객들에게 (무료 전화로)혼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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