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인 설문조사…65세 이상 농업인들 대부분 ‘운전면허 반납’에 부정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인 설문조사…65세 이상 농업인들 대부분 ‘운전면허 반납’에 부정적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9.06.21 15:21
  • 호수 6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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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의 94.8% “운전면허 반납신청 하지 않겠다”

농경연 “농촌은 대중교통 열악…지역특성 맞는 대책을”

지방자치단체들이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자진 반납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농업인들 대다수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 현실을 들어 면허 반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이 6월 16일 공개한 농업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에서 ‘운전면허 반납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무려 94.8%에 이르렀다. ‘신청하겠다’는 응답은 5.2%에 불과했다.

현재 서울, 경기, 광주, 부산 등 일부 지자체에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교통비 10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를 시행 중인데, 농촌에서는 외면당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26일~4월 8일 농업인 137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456명으로부터 대답을 받은 결과다. 응답자 중 운전면허를 소지한 사람은 98.5%였다.

설문에 응한 농업인 운전자 가운데 운전경력 ‘30년 이상 40년 미만’인 사람은 44.8%에 달했고, ‘40년 이상’이라는 응답자도 13.9%로 조사됐다.

농경연은 “이번 조사결과는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 운전면허 취득 필요성이 높은 농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운전면허를 소지한 응답자 가운데 대다수인 77.1%는 ‘운전을 매일 한다’고 했고, 일주일에 4~5번 한다는 응답자도 16.1%에 달했다.

면허를 계속 소지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은 운전하는 데 건강상 문제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3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사업상 이유로 차가 꼭 필요해서’가 23.3%,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어서’가 16.6%로 그 뒤를 이었다.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를 대상으로 ‘40~50대 시기와 비교했을 때 돌발 상황에 대처가 느려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절반이 넘는 54.5%가 ‘변함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의 농촌지역 도로(군도) 운행 중 교통사고 발생률은 1.5~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은 “주요 선진국에서는 고령 운전자를 위한 교통환경을 개선하고,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서 “농촌 지역은 대중교통이 빈약하고 고령화 지수가 높아 고령 운전자 관리 방안이 좀 더 세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경연은 또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발급하는 실버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해 일반 운전자가 고령 운전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배려하도록 해야 한다”며 “농촌 지역 도로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예산 지원과 지역에 알맞은 교통안전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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