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이수연기자]
삼계탕 한 그릇 열량은 930㎉… 하루 권장량 절반 가까이나 돼
고혈압 환자는 건더기 위주 섭취… 콩국수 먹은 뒤 따뜻한 차 좋아
한여름에는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도 건강을 잃기 쉽다. 여름철 체력저하는 각종 질환의 발병을 증가시킨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그로 인해 혈액순환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 각 기관으로 혈액이 충분히 흐르지 못하면 쉽게 지치고 피로해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잘 먹는 것을 최선의 건강관리법이라고 믿었다. 1년 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인 ‘삼복’에는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보양식을 즐겨 먹었다.
대표적인 것이 삼계탕이나 추어탕, 콩국수 등이다. 식욕이 저하되는 여름철에 보양식을 먹고 기운을 내 더위를 이겨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건강 상태에 따라 보양식도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여름철 자주 먹게 되는 대표적인 보양식들을 섭취하기 전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만성질환자, 탕 종류 보양식 먹을 땐 국물 조금만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알려진 삼계탕은 닭 한 마리에 대추나 인삼 등 각종 재료를 넣고 끓여 내는 것이다. 여름철 입맛이 없어 식사를 많이 걸렀거나 평소 채식 위주로 식사한다면 든든한 한 끼로 기운이 날 수 있다.
그러나 삼계탕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다.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 칼로리 섭취량은 2000㎉이고,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칼로리는 2700㎉이다. 65세 이상 남성 어르신의 경우 하루 2000㎉이고, 여성 어르신은 1700㎉이다. 그런데 삼계탕 한 그릇은 930㎉에 이른다. 어르신들의 경우 한 끼에 하루 권장 칼로리의 절반 가까이를 섭취하는 셈이다.
또 삼계탕은 콜레스테롤 함량도 높다. 삼계탕 한 그릇의 콜레스테롤은 471.7mg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하루 콜레스테롤 목표량은 300mg이다. 이러한 이유로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 영양 과잉으로 인한 만성질환이 있다면 보양식이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
대전선병원 김기덕 건강검진센터장은 “삼계탕 같은 요리에는 나트륨도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 위험하다”며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섭취하고, 집에서 요리할 때는 소금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양식 중 하나인 추어탕도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A가 풍부해 여름에 인기가 높다. 그러나 추어탕에도 나트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고혈압 환자가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 등 체액량이 늘어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추어탕을 먹을 때는 반찬의 양을 적절히 조절해 나트륨을 과다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콩국수도 여름 별미
간편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보양식도 있다. 콩국수는 보통 한 그릇에 500㎉ 정도의 열량으로 소화기능이 다소 떨어지는 여름철에 보양식으로 먹기 좋다.
콩국수의 주재료인 콩은 단백질과 필수 지방산이 풍부해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아 준다. 또 장 기능을 원활하게 해 변비에도 효과가 좋다.
콩 속의 이소플라본은 식물 에스트로겐으로 여성의 유방암과 골다공증, 남성의 전립선 비대증 및 전립선암 예방에 좋다.
특히 흰콩(대두)은 오장을 보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장과 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콩 자체의 성질이 차가워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들은 설사를 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콩국수를 먹은 후에는 따뜻한 성질의 인삼이나 대추로 만든 차를 마시면 조화로운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