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제주형 경로당 모델 선보인다
대구형·제주형 경로당 모델 선보인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9.20 13:35
  • 호수 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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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간호사 파견해 치매예방… 제주, 사회복지사 보내 사례관리

광역지자체들, 대한노인회 연합회와 손잡고 새 운영모델 구축나서

대구, 경로당 리모델링해 주민에 개방… 제주 지역자원 연계 강화

최근 대구, 제주 등 광역지자체들이 서울의 개방형 경로당을 벤치마킹해 독자적인  경로당 모델을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서울 광진구 한 개방형 경로당에 조성된 어린이도서관에서 어르신들이 유치원생들과 책을 읽고 있는 모습.
최근 대구, 제주 등 광역지자체들이 서울의 개방형 경로당을 벤치마킹해 독자적인 경로당 모델을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서울 광진구 한 개방형 경로당에 조성된 어린이도서관에서 어르신들이 유치원생들과 책을 읽고 있는 모습.

[백세시대=배성호기자]대구 중구 동인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위치한 동인4가경로당. 60여명이 활동 중인 이 경로당은 거의 매달 주민들이 방문하는 행사가 열릴 정도로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시설이 노후화돼 담소와 식사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이런 동인4가경로당이 재도약을 위한 정비에 들어간다. ‘2019 대구형 경로당 리모델링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커뮤니티 공간을 결합한 ‘대구형 경로당’으로 재탄생을 하는 것이다. 김혜수 경로당 회장은 “경로당이 회원과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간으로 바뀌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에 이어 대구시와 제주시 등이 지역 특색을 반영한 새로운 경로당 운영모델 구축에 나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2015년부터 전 자치구에 개방형 경로당을 도입했다. 시작 당시 128곳이었던 개방형 경로당은 지난해 602곳까지 늘어났다. 단순히 개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동네 특성을 반영, ‘카페‧동아리형, 돌봄형, 학습형, 도서관형, 소득형, 영화 관람형’ 등 6개의 유형으로 운영하면서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들어서는 300㎡ 이상 규모 대형경로당 가운데 앞의 6개 유형 중 2가지 이상의 복합적 기능과 문화 프로그램을 갖춘 작은복지센터형 경로당도 60여곳을 운영하면서 개방형 경로당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고 있다. 

서울시의 개방형 경로당에 자극을 받아 다른 광역지자체들도 올해 들어 의욕적으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새로운 경로당 운영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내년부터 경로당에 퇴직 간호사 등을 파견해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치매예방 등 건강관리에 중점을 둔 ‘대구형 경로당’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회장 이장기)와 손잡고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치매 조기검진, 인지능력 향상, 신체활동 증진, 건강 상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는 내년부터 이 사업을 점차적으로 늘려 2023년까지 전체 1507개 경로당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퇴직 간호사 위주로 경로치매 파트너 40명을 양성하고 내년에는 100곳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다. 간호사 1명이 경로당 2~3곳을 일주일에 두 차례 방문해 어르신들의 건강 등을 체크하게 된다.

또 기존 경로당 시설도 점차적으로 리모델링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인근 주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동인4가경로당 등 3개 경로당을 시범 선정해 리모델링 사업비 등을 지원한다. 한 곳당 최대 1억5000만원을 지원해 쉼터와 커뮤니티실, 작업실 등으로 꾸민다. 대구시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16곳씩 리모델링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대구시는 대한노인회 구군지회, 보건소 등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대구형 경로당 활성화 협의체’를 구성, 건강관리와 여가선용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박춘수 대구시 어르신복지과장은 “대구형 경로당은 이웃과 소통하고 여가활동을 즐기며 건강도 챙기는 다목적 공간”이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노인들이 초고령사회에 능동적으로 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역시 경로당 특화프로그램을 실시해 시범 경로당 10개소에 사회복지사를 파견했다. 사회복지사들이 어르신 상담과 사례관리 등 활동을 지원하는 제주형 경로당 모델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제주도는 6월부터 한글 문해교실, 원예치료, 건강밥상 요리교실 등 맞춤형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구좌읍 세화리, 애월읍 고내리, 조천읍 조천상동 등 시범경로당 10개소에 사회복지사 6명(총괄 1명, 경로당 담당 5명)을 파견한다. 복지사별로 2개 경로당을 담당하게 되며, 이들은 경로당 프로그램 활성화를 포함한 어르신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어르신의 건강, 일상생활 등 전반적인 내용을 상담하면서 문제가 있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 공동모금회 등 지역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또 치매·우울증 노인 상담, 기초연금 등 노인복지 시책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한편 충남 공주시는 마을 경로당 TV를 활용해 시정 주요 소식 등 각종 정보 전달 서비스를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업 파트너인 KT 올레TV 플랫폼 채널망(IPTV)에 ‘우리가게 TV게시판’ 형태로 공주시 정보를 얹는 방식으로 어르신들이 TV를 켜면 해당 홍보 화면이 자동 표출되는 시스템이다. 경로당마다 1만5400원 정도 부과되는 사용료는 시에서 전액 지원해 준다.

공주시는 관내 417개 경로당중 우선 100개소를 선정해 조만간 첫 시험방송 화면을 띄울 예정이다. 이어 10월부터 본격 서비스를 실시한 다음 효과를 봐가면서 내년부터는 방송 지역을 전면 확대할 계획이다.

이석우 공주시 시민소통담당관은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알권리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발굴해 송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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