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손해율 급증에 실손보험 개편 작업…과잉진료 막을 수 있는 방안 만들어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손해율 급증에 실손보험 개편 작업…과잉진료 막을 수 있는 방안 만들어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2.13 14:49
  • 호수 6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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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이 의료 이용량에 따라 할인‧할증되는 방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12월 11일 ‘공‧사보험 정책협의체’를 열고 ‘실손보험 구조개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실손보험 상품 구조를 개편하고, 보험료 청구 간소화 등의 방안을 밝혔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과 보장 범위가 연계된 보완형 민영보험상품이다. 올해 6월말 현재 약 38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와 일부 소비자의 지나친 의료서비스 이용으로 올해 실손보험 손해율이 치솟았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손해율을 만회하기 위해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내년 중 현재 실손보험 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 실손보험 제도가 과잉 진료를 유발하고 있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실손보험 가입자와 미가입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실손보험 가입자일수록 의료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정부는 보험료 할인‧할증 제도를 통해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줄이겠다는 게 목표다. 

따라서 내년에는 새로운 형태의 실손보험 출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실손보험료 할인‧할증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병원을 자주 가면 보험료가 오르고, 적게 가면 보험료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밖에도 손해율이 심각한 2009년 9월 이전 상품을 본인부담률이 높은 2017년 이후 새실손보험으로 전환하게 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하지만 이런 구조조정만으로는 실손보험의 손해를 줄이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약 130%에 달한다고 밝혔다. 악화된 손해율을 고려하면 실손보험료를 상당폭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게 보험업계의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손해율은 지난해보다 높기 때문에 최대 인상률이 20%를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내년에 실손보험의 구조 개편과 청구 간소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의료 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인 및 할증제 도입, 보장범위와 자기부담률 개편 등 다양한 대안들을 면밀히 검토해 새로운 상품 출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손 부위원장은 “실손보험의 손해율 상승과 그에 따른 보험료 인상의 악순환이 심화하면 보험에 가입한 대다수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만큼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하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현재 보험금을 받으려면 가입자가 병원에 가서 진단서나 진료비 영수증을 뗀 뒤 보험사를 방문하거나 팩스로 보내야 하는데 앞으로는 원무과에 “서류를 보험사로 보내 달라”고만 하면 전산으로 전송돼 보험금을 편하게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실손보험이 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보험이지만 보험금 청구를 위해 직접 의료기관에 방문해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고 이러한 불편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인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상황”이라며 “보험업법 개정안이 현재 의료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큰 것을 알고 있지만, 중계기관이 서류전송 이외 목적으로 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의료계의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복지부와 함께 의료계를 계속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서민들에게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질병에 걸렸을 때 실손보험은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일부 의료기관과 일부 보험 가입자들의 양심 없는 행동으로 시장의 작동이 방해되는 구조에서는 실손보험의 역할을 지속하기가 어렵게 된다. 잘못된 상황으로 인해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기 전에 과잉진료를 예방하고, 실수요자의 의료 접근을 제한하지 않는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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