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 진도군지회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장애인들 집 청소, 말벗에 바깥나들이 도와줘”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 진도군지회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장애인들 집 청소, 말벗에 바깥나들이 도와줘”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1.31 15:13
  • 호수 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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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 진도군지회 소속의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휠체어를 밀며 관광을 시켜주고 있다. 이 클럽은 30년 이상 군청에서 근무한 공무원 출신들로 구성됐다.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 진도군지회 소속의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휠체어를 밀며 관광을 시켜주고 있다. 이 클럽은 30년 이상 군청에서 근무한 공무원 출신들로 구성됐다.

군청 퇴직 공무원 15명, 매달 한두 차례 봉사…총 30가구 

냉장고 부패한 음식 청소 가장 힘들어…봉사 정신으로 극복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냉장고 내부청소를 포함해 집 안팎을 다 치우고 나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지만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 순간 보람도 느낀다.”

대한노인회 전남 진도군지회 소속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의 이진만 코치(75·진도읍)가 하는 말이다. 이 클럽은 장애인,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들의 가정을 방문해 청소, 말벗을 해주고 나들이에 도움을 주기도 하는 봉사단체이다. 

40년 군청에서 근무하다 서기관으로 정년퇴임한 이 코치는 “지난해 말 조도면 가사도에 기거하는 50대 장애인 부부의 경우 4시간 가까이 집안 정리를 해줬다”며 “지적 장애인들은 어디서든 무언가를 자꾸 집으로 가져다 쌓아놓는 습성이 있어 쓰레기를 치우는데 청소차로 서너 번 날라야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냉장고 안은 오래된 음식물이 방치된 채로 부패하거나 말라있다. 비위가 약한 이는 접근하기조차 힘들지만 클럽 회원들은 냄새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부를 깨끗이 닦아낸다. 이들은 군에서 운영하는 빨래차, 청소차의 지원도 받는다.  

이 클럽의 여성 회원인 하인순 전 진도군 보건소장(69·진도읍)은 “회원 모두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일도 아니고 순수하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나서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환경도 잘 참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2017년 6월, 진도군청에서 30년 이상 근속한 퇴직 공무원들로 출발했다. 진도군 발전에 젊은 날을 희생한 이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해 봉사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퇴직공무원들의 모임인 진도군행정동우회 회원들이기도 하다. 

장애인의 가정을 방문해 청소를 해주고 있는 모습.
장애인의 가정을 방문해 청소를 해주고 있는 모습.

60대 후반~70대 중반의 남녀 회원 15명은 매달 한두 차례 진도군장애인복지관의 소개를 받고 장애인의 가정을 방문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30가구에 달하는 집을 청소해주었다.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며 230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섬은 45개이다. 3만여명의 군민 가운데 노인이 1만여명이며 장애인 수가 3000여명에 달한다. 장애인 복지시설이 미약해 자택 거주가 많다. 공무원 출신의 클럽 회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 클럽의 또 다른 코치인 김성호씨(75·군내면 월가리)는 “행정동우회는 3개 클럽으로 나뉘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를 해오고 있다”며 “장애인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하는 봉사자들의 모습을 보고 행정동우회원들로만 이뤄진 클럽을 조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30년 이상 진도군청에서 근무했으며 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정년퇴임했다.   

이들은 장애인의 바깥나들이도 돕고 있다. 장애인은 거동이 불편한 관계로 지역의 발전상을 모르는 건 물론 타 도시를 돌아볼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런 점을 안타깝게 여긴 회원들이 계절마다 60여명의 장애인들을 관광버스에 태워 관광지 구경을 시켜주고 점심대접도 한다. 복지관에서 기본적인 경비가 지원되지만 클럽 회원들이 따로 1만원씩 거둬 보태기도 한다. 

김정운 전남연합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장은 “연합회에 86개 클럽, 1300여명이 봉사를 하고 있으며 그 중 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은 공직 생활의 경험을 활용해 소외된 이웃에 행복을 전해주는 모범적인 회원들”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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