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위주 노인일자리 재가동 “다시 일하게 돼 기뻐…코로나 이겨내야”
비대면 위주 노인일자리 재가동 “다시 일하게 돼 기뻐…코로나 이겨내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5.15 10:53
  • 호수 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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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노인일자리 현장방문을 위해 5월 13일 서울 성북구 길음실버그린이 소리마을 카페를 찾은 김강립 복지부차관이 직원들과 함께 쿠키 포장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개된 노인일자리 현장방문을 위해 5월 13일 서울 성북구 길음실버그린이 소리마을 카페를 찾은 김강립 복지부차관이 직원들과 함께 쿠키 포장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북 제천시지회 등 3일 간 생활방역 교육 후 일자리 현장에 투입

충남 서산시지회 등 협의 통해 전체 일자리 일시적으로 비대면 전환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2007년 강원 춘천시 후평2동 한신아파트 상가 내 문을 연 우리방앗간. 춘천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시장형 노인일자리로 매년 수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한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매일 같이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던 이곳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3년 만에 일시적으로 문을 닫게 됐다. 그렇게 깨 대신 먼지만 쌓이던 기계가 최근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노인일자리가 재개되면서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 10여명이 돌아오게 된 것이다. 김명자 어르신은 “집에만 갇혀 지내 힘들었는데 일자리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해 3개월 이상 중단됐던 노인일자리 사업이 비대면 중심으로 재개의 몸짓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증가로 인해 전체 사업의 정상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5월 6일을 기점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멈춰 있던 노인일자리 사업도 제한적으로 재개됐다. 복지부는 ‘코로나19 관련 노인일자리 운영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개인별 위생수칙 준수는 물론 함께 근무하는 인원을 2인 이내로 최소화하며, 사업단별로 건강관리책임자를 지정해 발열 및 증상 유무를 활동 전에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업 재개 전 노인일자리 담당기관에게 참여자를 대상으로 어르신 감염 예방을 위한 사전 교육 및 마스크 착용, 참여자 간 거리 유지 등 안전교육을 필수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노인일자리는 5월 11일부터 가동이 되고 있다.

◇노인일자리 실외활동 위주 재개

충북 제천시지회(지회장 김상조)의 경우 전체 노인일자리(1060여개) 중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지역사회환경개선사업만 재개했다. 읍면동 단위로 청소를 진행하는 지역사회환경개선 사업에는 총 86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중 청소년복지센터 등 실내공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제외되고 실외에서 활동하는 68명만이 우선 재개됐다. 

3일 간의 안전교육을 마친 일자리 참여자들은 5월 13일부터 환경정화를 진행하고 있다. 각 동주민센터의 협조를 받아 어르신들이 일을 시작하기 전과 마치기 전에 발열체크를 하고 호흡기 증상이 없는지도 꼼꼼히 살펴 기록하고 있다. 기존에는 5명이 한 조로 활동했지만 2인 1조로 전환했고 정부 지침에 따라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2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 

김명한(77세‧가명) 어르신은 “모든 참여자들이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도 성실히 착용하며 근무하고 있다”면서 “일자리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신 의료진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지회(지회장 이병학)도 5월 6~8일 지회 대강당에서 노인일자리 참여자 중 비대면 가능 2개 사업(경로복지도우미, 수원화성지킴이) 참여자 70여명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일부 사업을 재개했다. 제천시지회와 팔달구지회 등 비대면 일자리를 우선 재개한 지회들은 실내 노인일자리 사업 역시 확산 추이를 보면서 재개하려 했지만 이태원 클럽을 통해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며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팔달구지회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노인일자리 재개하기 위해 지자체, 참여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로당 소독 등 비대면 활동 전환

노인일자리 현장에서는 일시적으로라도 전체 일자리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도 5월 14일 열린 제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최대한 노인일자리를 비대면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대면 전환으로 모든 노인일자리를 재개한 충남 서산시지회(지회장 우종재)와 전북 장수군지회(지회장 오세영)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서산시지회는 5월 11일부터 1390명의 어르신이 참여 중인 노인일자리 지원사업을 완전 재개했다. 실내에서 진행하는 경로당 식사도우미와 환경정화 및 수혜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노케어 사업 참여자들은 휴관중인 경로당의 실내 소독 및 청결 유지 활동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또 도서관사서도우미 사업은 도서 대출이나 대납 업무 없이 도서소독 및 실내 청결 유지 활동을 하는 것으로 재개했다.

장수군지회도 경로당 식사 준비와 청소를 도맏는 경로당쿡클린지원사업 참여자 등 전체 200여개 노일일자리를 재개했다. 서산시지회와 마찬가지로 문 닫은 경로당 청소 및 소독 등으로 업무를 일시 전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서산시지회 관계자는 “누구는 하고 누구는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4월부터 지자체와 협의해 로드맵을 구성했고 모든 일자리를 비대면으로 일시 전환해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노인인력개발원,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가동

또 한국노인인력개발원(원장 강익구)도 코로나19로 인해 지연‧중단된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사업(이하 사회일자리)을 5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한다.

당초 지난 2월 시작 예정이었다 잠정 연기됐던 사회일자리는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체계가 전환되면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2020년 사회일자리는 3만7000개의 사업량을 목표로 추진된다.

 사회일자리는 노인의 경력과 활동역량을 활용해 지역사회 돌봄, 안전 등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형이다. 월 60시간 이상 근무하고 최대 71만2800원의 월급여를 받는다. 활동시간이 공익형보다 더 많은 만큼 높은 경제적 소득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올해에는 ‘시니어 소비피해 예방사업’, ‘장기요양서비스 지원사업’ 등을 신규로 추진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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