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숙성정도에 따라 효능 다르다
김치, 숙성정도에 따라 효능 다르다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3.25 15:46
  • 호수 1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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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식영과 김보경씨, 박사학위 논문 결과

"무병장수하려면 잘 익은 김치 많이 드세요!"

김치가 항암효과 및 노화 방지 등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김치의 발효정도에 따라 그 효과가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김보경 씨가 3월 15일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 ‘배추김치의 발효 단계별 항노화 효과와 항암기전 연구’(지도교수 박건영)에 따르면, 노화를 유도한 세포는 24시간 후 생존율이 62.1%에 그쳤으나 수소이온농도(pH)가 4.2인 김치의 추출물을 첨가하면 생존율이 80.8%로 노화억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산성도가 4.2인 김치는 섭씨 5도에서 2~3주 가량 숙성해 새콤한 맛이 나고, 먹기에 적당한 정도의 김치를 말한다.

노화를 유도한 세포에 산성도 5.6인 갓 담근 김치의 추출물을 넣으면 24시간 후 세포의 생존율이 69.8%를 기록했고, 8주 가량 숙성해 신맛이 많이 나는 김치(pH 3.8)의 추출물을 넣으면 생존율이 78.5%로 늘어났다.

또 식습관과 관련이 많은 인체 대장암 세포(HT-29)를 48시간 배양하면 큰 변화가 없지만 2~3주 숙성한 김치 추출물을 넣으면 암세포가 무려 76.4%나 죽고, 8주 가량 숙성한 김치와 갓 담근 김치의 추출물을 넣으면 암세포 사망률이 각각 63.7%와 55%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암세포의 자살(Apoptosis)을 유도하는 ‘Bcl-2 패밀리’ 등 특정 유전자에 미치는 김치 추출물의 영향력이 숙성 정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갓 담근 김치보다 숙성된 김치가 노화와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크지만 신맛이 날 정도로 숙성된 것보다 적당하게 숙성된 김치의 효과가 가장 뛰어났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치가 암과 노화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수차례 발표됐으나 어느 정도 숙성됐을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해 12월 농촌진흥청은 김치의 부재료가 숙성됐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밝힌 바 있어 김치의 놀라운 효능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실험을 통해 김치의 발효 유산균을 이용, 4가지 양념채소를 적숙 발효(pH 4.2)시켜 위암세포에 처리한 결과 발효하지 않았을 때보다 4~10% 암세포 성장 억제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춧가루의 경우 발효 전 46%였던 암세포 성장 억제율이 발효 후에는 56%로 10%  높아졌다.

또 마늘은 47%에서 51%로 4%, 쪽파는 38%에서 48%로 10%, 생강은 29%에서 38%로 9%씩 암세포 성장 억제율이 각각 높아졌다.

농진청 관계자는 “발효된 김치의 항암효과는 이미 입증됐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김치 부재료들이 상호 작용해 항암효과를 높인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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