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비슷한데 귀밑 통증까지… 갑상선염 가능성
감기와 비슷한데 귀밑 통증까지… 갑상선염 가능성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4.24 14:57
  • 호수 8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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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염의 증상과 치료
감기를 앓은 뒤 나타나는 아급성 갑상선염은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갑상선이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커지면서 통증과 함께 피로, 권태감,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를 앓은 뒤 나타나는 아급성 갑상선염은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갑상선이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커지면서 통증과 함께 피로, 권태감,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가면역, 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 통증 없이 갑상선 커지면 ‘만성’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악화되기도… 통증 심하면 스테로이드 치료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감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때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지만 목이 붓고 이물감이 느껴지며 턱이나 귀밑에까지 통증이 있다면 감기가 아닌 갑상선염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튀어나온 부분 바로 아래에 자리한 15~20g 정도의 무게를 지닌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선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신호를 받아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이를 통해 몸 안의 대사를 조절해 에너지가 제대로 쓰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이 생기면 갑상선 조직이 파괴되고 섬유화가 일어나게 된다. 대부분은 감기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간 지속된 후 자연히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정홍규 세란병원 외과 과장은 “목 통증, 기침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감기인 줄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갑상선염의 원인과 증상

갑상선염은 갑상선 조직 안에 임파구 등 염증 세포들이 모여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세균감염에 의한 ‘곪음’을 뜻하는 염증과는 다른 의미다. 갑상선 항체에 의한 자가면역 반응,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 약물 등이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다. 

갑상선염은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는데, 흔히 △만성 갑상선염 △아급성 갑상선염 △무통성 갑상선염 △산후 갑상선염 등으로 구분된다. 

만성 갑상선염은 보통 하시모토갑상선염(하시모토병)이라고 불린다. 여성이 남성보다 5~10배 많이 발생하며 자가면역질환의 한 종류다.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지는데, 통증은 없고 크기 증가로 인한 압박감은 있을 수 있다.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갑상선이 커지고 고무 덩어리처럼 단단하며 불규칙한 모양을 띤다. 염증 세포에 의한 갑상선 조직 손상이 오랫동안 반복되면 갑상선호르몬 생성 기능이 떨어지면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아급성 갑상선염은 볼거리, 홍역, 인플루엔자, 아데노 바이러스 등의 감기나 몸살 등의 상기도 감염이 발병한 후 약 보름 정도 지나 갑자기 갑상선이 커지면서 아픈 것이 특징이다. 

근육통이나 미열, 피로, 인후염 등의 감기 증상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갑상선 부위에 통증이 발생해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 통증은 음식을 삼키거나 고개를 움직일 때, 기침을 할 때 심해지며 통증은 갑상선염이 있는 쪽의 턱이나 귀 쪽으로 뻗치고 가슴 부위로 퍼지기도 한다.

무통성 갑상선염은 아급성 갑상선염과 비슷한 경과를 보이지만 통증이나 몸살과 같은 전신 증상이 없고 발병 전 상기도감염을 앓은 병력이 없는 것이 차이점이다. 자연적으로 회복되나 일부에서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진행하기도 하므로 일정한 간격으로 갑상선 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산후 갑상선염은 무통성 갑상선염의 한 형태로, 출산 후 6개월 이내에 주로 발생한다. 최근 출산한 여성이 갑상선 부위가 커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이유 없이 체중이 변하고 온도에 예민해지면 갑상선 기능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염의 진단

혈액검사, 초음파 및 갑상선 스캔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갑상선염이 있다면 초기 혈액검사에서 갑상선 기능항진증 소견이 있으며, 염증 지표인 적혈구 침강 속도와 C-반응단백이 증가하는 소견을 보인다. 

초음파에서 염증 소견이 보이며, 갑상선 스캔에서 요오드 섭취가 억제되는 소견이 나타나면 ‘아급성 갑상선염’을 진단할 수 있다. 진찰 시 병변 부위가 딱딱하게 만져져서 갑상선암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미세침흡인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갑상선염의 치료

갑상선염의 치료는 대증적인 치료를 하게 된다. 발열, 근육통, 갑상선 통증이 있는 경우 비스테이로드성 소염제를 사용하게 되며, 갑상선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아급성 갑상선염의 경우, 초기 갑상선 중독 증상이 심한 경우 베타차단제를 시용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면 갑상선 동통 및 부종이 급속히 호전될 수 있지만, 스테로이드를 감량하거나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만성 갑상선염은 시기에 따라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모두 생길 수 있으므로 호르몬 수치가 높다고 정확한 진단 없이 무턱대고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홍규 과장은 “병의 회복기에 일시적으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심하게 나타나 불편함이 심한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갑상선호르몬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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