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57] 축농증으로 많이 알려진 ‘부비동염’
[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57] 축농증으로 많이 알려진 ‘부비동염’
  • 민진영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승인 2023.07.03 11:11
  • 호수 87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진영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민진영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흔히 축농증으로 불리는 부비동염은 남녀노소에 두루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비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비부비동염’이라고도 불린다. 코감기나 비염과 증상이 유사해 치료 시기를 놓쳐 만성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부비동염을 이해하려면 먼저 부비동을 알아야 하는데 부비동은 코 주변 얼굴 뼈에 있는 빈 공간으로, 공기가 들고나고 분비물이 배출되는 곳이다. 부비동은 뇌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다. 

부비동염은 바로 이 통로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막히면서 분비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고이고 비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부비동염은 코막힘, 누런 콧물, 목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특징적이다. 콧물, 재채기와 가려움을 동반하는 비염과 차이를 보인다. 또한 코막힘이 심해 늘 머리가 무겁고 두통을 느끼며 묵직한 압박감에 의한 안면부 통증이 발생한다. 후각 저하도 흔히 동반되는 증상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균 감염부터 코의 구조적인 문제, 치아 감염, 비염, 외상, 천식, 면역 결핍 등 복합적인 요인이 부비동염을 발생, 악화시킨다. 특히 알레르기나 천식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부비동염을 악화시키고 발생하게 할 수 있어 반드시 함께 치료해야 한다. 

특히 12주 이내 급성 부비동염은 대부분 항생제나 진해거담제, 진통제 등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오래 방치된 만성 부비동염은 약물치료만으로는 치료가 쉽지 않아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합병증이 있거나 약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재발이 잦은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부비동염 수술은 약으로 치료되지 않는 염증이 있는 코의 점막과 물혹 등을 제거하고 부비동 입구를 열어 고여 있던 분비물을 배출해 꽉 막힌 공기 길을 터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부비동염 수술 방법으로는 현재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돼 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코안으로 내시경과 기구를 넣어 수술이 이뤄진다. 회복 기간이 빠르고 흉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보다 섬세한 내시경과 수술 기구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안전성과 정교함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부비동염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면 환자의 CT 영상을 3차원으로 구현해 병변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부비동염이 눈이나 뇌에 인접한 부근에 발생하면 시신경을 포함한 눈과 연관된 구조물이나 뇌를 보호하고 있는 두개저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술 전 주의사항을 지킨다면 수술 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코점막엔 혈관이 많이 분포해 수술 시 출혈이 있을 수밖에 없어 수술 전 감기 등 호흡기 감염에 주의하고 음주나 흡연을 피해야 한다. 혈액을 묽게 하는 약제나 건강기능식품 등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출혈 정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 후 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은 각종 분비물을 제거해 주어 수술 회복은 물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 2021년 초에는 기존에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다른 염증성 질환 환자들에게 쓰였던 생물학제제가 부비동염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허가돼 최근엔 생물학제제를 이용한 주사치료로 난치성 부비동염을 치료하고 있다.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는 표현이 딱 맞을 만큼 만성 부비동염으로 인한 후각 저하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