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노후보장패널 학술대회 “노후 준비 취약한 자영업자 위한 별도 지원책 필요”
국민노후보장패널 학술대회 “노후 준비 취약한 자영업자 위한 별도 지원책 필요”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3.07.10 13:15
  • 호수 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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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문일 국민연금연구원장이 제9회 국민노후보장패널 학술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권문일 국민연금연구원장이 제9회 국민노후보장패널 학술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경제적 노후 준비에 관한 연구’ 등 발표

“자산 본인 위해 다 쓰고 상속 않겠다는 사람들 늘어”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생애 주된 일자리가 자영업자인 경우 임금근로자보다 경제적 노후 준비를 하지 않을 확률이 높으며, 공적‧사적 연금에 가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혜진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내용의 ‘자영업자의 경제적 노후 준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이 6월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제9회 국민노후보장패널 학술대회’를 통해서다.

국민노후보장패널은 우리나라 중·고령층의 노후소득 보장과 관련된 체계적인 자료를 구축하고자 만 50세 이상 가구원을 가진 가구와 그 가구에 속한 50세이상 개인 및 배우자를 대상으로 가구의 경제 상황, 중고령자의 고용현황 및 퇴직, 건강, 가족관계, 노후소득 현황 등에 관한 내용을 2005년부터 격년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자료 구축이 완료된 1~9차년도 국민노후보장패널 자료를 활용한 노후 생활 관련 연구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문일 국민연금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국민노후보장패널은 국민들의 노후보장과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면서 “이번 학술대회에서 국민 노후에 대한 활발한 정책적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학술대회 주제는 ▷노후의 삶과 만족도 ▷노동시장 및 일자리 ▷노후정책 등이며, 일반논문 세션과 대학원생 우수논문 발표 세션으로 진행됐다.

김혜진 부연구위원은 “2021년 기준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3.4%로 이는 OECD 회원국 전체 평균인 13.1%보다 약 3배 높다”면서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높다는 것은 현재의 노후소득보장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고 개인들의 경제적인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노후소득보장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국가 차원에서의 제도 개선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개인 차원에서의 경제적 노후 준비를 촉진하는 방안에 주목하는 것이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더 적극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의 연구는 생애 주된 일자리로 자영업에 종사한 사람들의 경제적 노후 준비의 취약성을 확인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의 이론적 배경은 ‘누적적 불이익 이론’이다. 생애 주기상 앞 단계에서의 개인의 불리한 경험이 그 시기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후 단계에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김 위원의 패널분석에 의하면, 자영업자보다 임금근로자일 때 경제적 노후 준비를 할 확률이 높았고, 공적 및 사적연금에 모두 가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장기간 주된 일자리로 자영업에 종사한 경우에는 이처럼 노후 준비의 불평등함이 누적되어 노후 소득에서의 불평등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는 노후준비서비스는 주로 경제, 건강, 여가 등 노후준비 분야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한 노후준비 계획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용직 임금근로자에 비해 노후 준비가 취약한 자영업자를 위한 별도의 지원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수진‧서병선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연구팀은 ‘은퇴가 중고령자의 지출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한국의 중고령자에게 은퇴는 총지출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지출 감소는 소득의 감소로 인한 것도 있지만, 은퇴 이후 생활패턴의 변화로 인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식비와 보건의료비의 경우 은퇴의 영향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두 비용의 경우 소득과 상관없이 필요 수준이 일정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원생 우수논문 발표 세션에서는 작년 12월부터 진행한 대학원생 논문경진대회에서 선정된 4편의 우수논문이 발표됐다. 

이 가운데 허민영‧전다현‧정우진 서울대 소비자학과 박사과정 연구팀은 ‘세대 간 자산 이전 의향에 관한 연구’라는 흥미로운 주제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허민영팀의 연구에 따르면, 살아있는 동안 자산을 모두 사용하고 싶어하는 집단(자발적 미희망 집단)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반면, 남길 유산이 없어서 자산을 이전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집단(비자발적 미희망 집단)의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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