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 고열량·고단백 보양식 삼가는 게 좋아
만성질환자, 고열량·고단백 보양식 삼가는 게 좋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7.10 14:11
  • 호수 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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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양식의 종류와 주의사항

삼계탕, 소화 촉진과 피로해소에 도움… 장어구이, 노화·피부 미용에 좋아 

체력 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고혈압 환자, 건더기 위주 식사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잘 먹는 것을 최선의 건강관리법이라고 믿었다. 1년 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인 ‘삼복’에는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보양식을 즐겨 먹었다. 

복날에 보양식을 찾는 이유는 몸에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고 활동량도 상대적으로 많아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이로 인해 입맛이 없어지거나 냉방병, 여름 감기, 만성피로 등이 생기기 때문에 보양식으로 기운을 보충하는 것이다.

특히 보양식의 대표인 삼계탕 등 육류음식 외에도 채소나 해산물, 제철 과일 등으로 이뤄진 보양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여름철 기력을 회복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보양식도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이에 보양식의 종류와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보양식의 종류

▶삼계탕= 닭고기에는 단백질과 영양 성분이 풍부하다. 닭고기의 육질은 가늘고 연하며 지방질이 섞여 있지 않아 소화가 잘 된다는 장점도 있다. 더불어 닭 날개에는 뮤신이 풍부한데, 이는 성장과 성 기능, 운동 기능 등을 증진하고 단백질 흡수력을 높여준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 또한 몸보신에 큰 역할을 한다. 인삼은 체내 효소를 활성화해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피로 해소에 좋다. 밤과 대추는 위장 기능을 높이고 빈혈을 예방해주며, 찹쌀은 멥쌀보다 소화가 잘되며, 땀이 많이 나고 설사가 있을 때 좋다.

▶민어매운탕=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이 있다. 무더운 여름철 지친 몸을 달래주는 보양식품으로 민어가 최고라는 의미다. 민어는 단백질, 비타민, 칼륨, 인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민어는 산란을 앞둔 7~8월에 살이 오르기 때문에 여름철에 먹어야 쫀득하고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소화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체력 고갈 시 민어매운탕을 먹으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면역력과 체력이 많이 떨어진 노인이나 회복기 환자의 빠른 체력 보충에 좋다. 

▶장어구이= 장어는 무기질과 비타민류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영양만점인 생선이다. 장어의 단백질은 해독작용과 세포 재생력이 높은 점액성 단백질과 콜라겐으로 구성돼 있어 영양도 좋고 노화 방지와 피부 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다른 생선에 비해 지방이 많이 포함돼 열량이 높기 때문에 고지혈증이나 당뇨와 같은 질환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아토피 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는 사람도 체내에 지방이 축적될수록 피부염의 발생 원인이 되는 과산화지질이 많이 생성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전복죽= 전복은 ‘패류의 황제’로 불릴 만큼 가장 귀하고 값이 비싸다. 저열량‧저지방‧고단백 식품으로 말린 전복에는 양질의 단백질이 100g당 56g이나 들어있으며, 타우린은 100g당 약 1.8g이 들어있어 패류 중 최고 수준이다. 

타우린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 심장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복을 날로 먹으면 오돌오돌 씹는 맛이 그만이며, 내장과 함께 죽으로 끓인 전복죽은 초록빛 바다 색깔이 우러나오면서 더욱 감칠맛을 낸다.

▶콩국수= 콩국수는 보통 한 그릇에 500㎉ 정도의 열량으로 소화기능이 다소 떨어지는 여름철에 보양식으로 먹기 좋다. 콩국수의 주재료인 콩은 단백질과 필수 지방산이 풍부해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아 준다. 또한 장 기능을 원활하게 해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여름제철 과일= 복날에 먹게 되는 보양식은 대부분 육류지만 채소나 과일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보양식이다. 특히 여름 제철과일은 ‘붉은색’을 띄고 있는데 붉은색 과일은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고 수분과 항산화성분이 가득하다. 대표적인 여름 제철과일인 수박은 소화에 좋은 식이섬유와 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칼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보양식 섭취 시 주의사항

보양식은 평소 신장의 양기가 부족한 노년층에게 꼭 필요하다. △몸이 참 △숨 가쁨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시큰거림 △팔다리가 가늘고 냉해짐 △이명 증상 △밤에 소변을 자주 봄 등의 증상이 있다면 신장의 양기가 약해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 평소 몸 관리가 잘 안됐거나 과로한 경우 이같은 증상이 더 잘 나타난다. 

하지만 보양식이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건 아니다. 선천적으로 체력이 약한 사람은 신장의 양기뿐 아니라 소화 기능도 약해지기 때문에 보양식의 과다섭취는 오히려 비위 기능을 약화시켜 신장뿐 아니라 오장의 모든 기능을 약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또한 보양식은 열량이 높고 고단백 음식이기 때문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지방간 등을 앓고 있는 환자는 무분별한 보양식 섭취를 피해야 한다. 

특히 삼계탕과 같은 요리에는 나트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 위험하다. 고혈압 환자가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 등 체액량이 늘어나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고혈압 환자는 국물보다 건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게 좋으며, 집에서 요리할 때는 소금을 줄여서 조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담당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식재료를 활용해 보양하는 것이 좋다.

박재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적절한 보양식을 섭취했는데도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고 계속 몸이 처진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의 신호일 수 있다”면서 “만성적으로 피로가 쌓이면 체내 자율신경 조절기능에도 문제가 발생해 불면증, 식욕 부진, 소화불량 등이 반복되고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받아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며 예민해지기 쉽기 때문에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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