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전남 화순군지회 소속 깔끄미 이·미용봉사단 “머리 만지다보면 형제·자매처럼 가까워져요”
대한노인회 전남 화순군지회 소속 깔끄미 이·미용봉사단 “머리 만지다보면 형제·자매처럼 가까워져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7.10 15:09
  • 호수 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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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지회 소속의 깔끄미 이·미용봉사단원들이 경로당에서 어르신 머리를 잘라주고 있다.
전남 화순군지회 소속의 깔끄미 이·미용봉사단원들이 경로당에서 어르신 머리를 잘라주고 있다.

경로당·홀몸 어르신 가정 등 방문해 염색·커트

2022 자원봉사대축제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머리 자르면서 어르신들 안부도 묻고 가족 얘기도 들어준다.”

지난 7월 초, 어르신 머리 손질 봉사를 하는 최미경(63) 깔끄미 이·미용봉사단원의 말이다. 이 봉사단은 대한노인회 전남 화순군지회 소속으로 요양보호사들이 중심이 돼 2020년 1월에 만들어졌다. 

최씨 역시 요양보호사로 집안 어른을 돌보고 있다. 최씨는 “오래전 내 일을 갖기 위해 미용사 자격증을 땄으나 육아와 남편 사업 뒷바라지를 하며 바쁘게 살아와 실제로 미용사가 된 적은 없었다”며 “그때 준비해둔 자격증이 봉사에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최씨는 간호조무사 출신이기도 하다.

깔끄미 이·미용봉사단은 한 달에 두 번,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찾아가 어르신들의 머리를 염색하고 잘라주고 있다. 또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머리를 잘라주고 말벗도 해주고 집안 청소를 거들어주고 있다. 

이승희 봉사단장은 “지난 6월에는 8일과 15일에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두 곳에 계신 어르신 30여명의 머리를 잘라드렸다”며 “이 일을 할수록 지회의 제안을 받고 봉사단을 조직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부분 단원들이 처음에는 낯선 어르신의 집을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러나 3년여가 흐른 지금은 어르신들과 형제·자매처럼 가깝게 지내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이 봉사단에서 헌신적으로 열심히 봉사하는 강승현 단원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머리 손질은커녕 몸을 씻는 거조차 힘겨워한다”며 “그분들이 깔끔하게 머리를 자른 모습을 본 동네 주민들도 덩달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깔끄미 이·미용봉사단 방문이 예정된 경로당은 경사라도 난 듯 일찍부터 들뜬 분위기가 된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가구들을 한곳으로 치워놓고 널찍한 공간을 만들고 그 자리에 의자를 갖다놓는다. 그리고 잊지 않고 봉사단원들에게 줄 간식도 챙겨놓는다.

한 경로당 회장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그것도 경로당까지 찾아와 해주니 얼마나 좋은가”라며 “봉사단이 오는 날은 못 보던 회원들 얼굴도 보이는 등 경로당이 활기를 띤다”고 전했다.

깔끄미 이·미용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공영자 단원은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 너무 큰상을 내려줘 단원들 모두 놀랐고, 앞으로 더 열심히 봉사해야겠다는 각오도 가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종희 화순군지회장은 “지회에 소속된 4개 봉사단, 80명 어르신들이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에 땀을 흘린다”며 “깔끄미 이·미용봉사단은 어르신들 외모도 깔끔하게 해주고, 말벗을 통해 어르신들 행복하게 해드려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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