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근 대한노인회 경기 안산시 상록구지회장 “지회 정상화를 이룬 지금, 어르신 행복하게 해드릴 일만 남아”
김중근 대한노인회 경기 안산시 상록구지회장 “지회 정상화를 이룬 지금, 어르신 행복하게 해드릴 일만 남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7.17 10:36
  • 호수 8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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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 활동비 10만원 지급, 경로당 운영비도 인상… 보람 느껴

노인들 젊은 층에 솔선수범 보여야… 출·퇴근 시간 피해 볼일 보기를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대한노인회 경기 안산시 상록구지회는 지난 6월 19일, 지회장 취임 1주년 기념축하 행사를 조촐히 가졌다. 취임 1년을 특별히 기억하고자 모이는 일이 드문 요즘 웬일인가 싶었다. 알고 보니 그럴만한 사연과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지회가 정상을 되찾기까지 물심양면의 도움과 신뢰를 보내준 경로당 회장, 자문위원,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지회의 정상화를 함께 기뻐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는 뜻 깊은 자리였던 것이다. 

7월 11일, 안산시 상록구 고잔로에 위치한 상록구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중근(77) 상록구지회장은 밝은 표정으로 “잦은 소송과 불화로 모두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이를 잘 극복했고, 이제는 지회도 잘 돌아가고 있고, 앞으로는 어르신들을 행복하게 해드리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구상권을 청구하자는 일부 회원들의 제안에 대해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하는 등 어른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지회장의 사비가 들어가기도 했다.

상록구 구민은 34만 여명, 노인인구는 4만5000여명이다. 상록구지회에는 120여개 경로당, 회원 5800여명이 있다. 

김중근 지회장은 안산시 문화원 이사, 반월농협 비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한국농촌지도자 경기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경로당 회장을 거쳐 지난 2022년 7월, 6대 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사무실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매일 마주보며 일하는 직장인데 서로 마음이 맞아야 하지 않겠나. 작년 한 해 직원 화합을 목표로 두고 일을 했고, 다행히 직원들도 협조가 잘 돼 사무실 분위기도 좋아졌다.”

-해법이라면.

“지회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결국은 돈 문제이다. 체불임금, 소송에 따른 변호사 비용 등을 갚는데 자문위원님, 경로당 회장님 등 많은 분이 힘을 보태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취임 1년 만에 경로당 회장 활동비 현안을 해결했다.

“공약에도 넣었지만 그에 앞서 당연히 드려야 할 문제이다. 회장님들이 지역봉사지도원 활동일지를 쓰고 월 10만원을 받는다. 안산시장께서 전폭적으로 도와주셔서 가능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시장을 비롯 시의회 의원들에게 예산 지원을 부탁할 때마다 ‘검토하겠다’, ‘개인적으로 들어주고 싶지만…’이란 답변을 듣곤 했다. 

김 지회장은 “거듭된 부탁 끝에 진정성이 전해졌는지 요구가 관철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지회장이 안산 출신이란 점 그리고 시장, 시의원들과의 개인적 친분도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임기를 시작한 김 지회장과 안산시장은 둘 다 농업에 종사하며 농업 단체에 소속된 회원으로서 익히 알고지낸 사이였다고 한다.

김 지회장은 “앞으로 통·반장의 수준(20만~3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다른 공약들은 잘 되고 있는지.

“가장 큰 공약과 함께 경로당 운영비 인상 약속도 지켰다. 앞으로 경로당 분담금도 단계적으로 인하 또는 면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김중근 상록구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유덕성 사무국장.
김중근 상록구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유덕성 사무국장.

-지회 사무실 입구에 커다란 간판이 눈에 띈다.

“여염집도 문패가 있듯이 지회에도 얼굴격인 간판이 있어야 한다. 전에는 지회가 노인종합복지관을 수탁·운영했으나 지금은 종교단체에서 이를 받아 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큰 건물들 가운데서 지회 사무실을 찾기가 쉽지 않고, 지회의 존재감도 드러나지 않아 간판부터 달았다. 아울러 지회의 빚을 갚고 새 출발을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김 지회장은 어르신 대접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경로당 회원 중 100세 넘은 어르신 5명을 개별 방문해 선물을 전달했다. “지회도 안정됐고 했으니 내년에는 9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도 문화탐방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입식화가 다됐고 편의시설을 비롯 건강보조기구도 다 보급돼 있다. 일부 낡은 경로당을 리모델링하는 환경개선사업도 진행 중이다. 식사도우미, 청소도우미가 배치돼 식사도 거르지 않고, 깨끗한 환경에서 지낸다.”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생활하게끔 세심하게 살핀다. “식사도우미, 청소도우미 등 공공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활동일지를 써가지고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고 지회를 방문하는 일이 힘들고 번거롭다”며 “이제는 우리 직원들이 찾아가서 일지를 받아오고 갖다드린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지회 살림이란 게 해보니 규모가 크고 회원 수가 많을 뿐이지 우리 가정 살림과 다를 바가 없다”며 “A4 용지 한 장도 아끼는 자세로 운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인 1000만 시대다. 노인의 역할은.

“노인이 솔선수범해야 하는 대표적인 일 중 하나가 대중교통 이용이다. 가능하면 젊은이들 몰리는 출·퇴근 시간을 피해주었으면 좋겠다. 노인의 용무라는 게 얼마든지 완급 조절이 가능하지 않는가.”

이어 “노인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보다는 새롭게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런 의미에서 노인대학이 친구 삼아 삼삼오오 모여 커피라도 나누며 지내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농촌지도자 경기연합회 수석부회장이다. 어떤 단체인가.

“농사짓는 이들이 조직한 단체로 경기도에만 1만여 명, 전국에 30만여 명이 있다. 제가 현역농부이다. 벼농사(5000여평)를 비롯해 고추, 옥수수 등을 경작한다. 제 삶은 농사와 함께 했다. 소도 먹여보고, 어린 나이에 4H클럽 지도자로 봉사했고, 농협 이사도 했다.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 논밭에 나가고, 퇴근 후에도 밭에서 일한다. 지회장 되고나서 농사에 등한시 한다는 말 들으면 안 되지 않겠나(웃음).”

김중근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어르신들이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지회 신축 계획도 밝혔다. 

“총회를 열려고 해도 복지관 사정에 맞춰 날짜를 잡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임기 내에 3~4층 규모로, 지하에 목욕탕을 갖춘 지회 단독건물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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