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실버케어센터’ 위탁운영 신청, 노인지원재단 서면 이사회로 처리
‘은평실버케어센터’ 위탁운영 신청, 노인지원재단 서면 이사회로 처리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3.07.27 23:28
  • 호수 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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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지원재단이 위탁운영 중인 동대문실버케어센터 전경.
노인지원재단이 위탁운영 중인 동대문실버케어센터 전경.

“5년간 최소 1억 투입 사업인데… 졸속 처리” 우려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노인지원재단(이사장 김호일)이 서면 이사회(3차)를 통해 ‘서울시립 은평실버케어센터 위탁운영’에 참여하기로 결의하고 서울시에 위탁사무 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노인요양시설 위탁운영은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중요한 사업인데도 대면 이사회를 통해 사업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서면 이사회로 졸속 처리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시립 은평실버케어센터는 은평구 수색동에서 신축 중인 노인요양원으로, 올 11월 개원 준비를 거쳐 내년 2월부터 어르신 입소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계획 중인 입소정원은 81명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위탁운영 법인에 대한 심사가 8월 20일부터 시작되며, 9월께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인요양시설 위탁운영에 참여하려면 매년 2000만원씩 5년간 최소 1억원의 법인전입금을 투입해야 한다. 운영 부실에 따른 적자 보전은 별도이다.

노인지원재단은 현재 서울 ‘동대문실버케어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다. 2021년 11월부터 운영 중인데, 재정 문제로 인해 법인전입금(연 2000만원)을 선지출하는 방식으로 꾸려가고 있다. 재단은 지난 5월 26일 2023년 제2차 이사회에서도 2024년도 동대문실버케어센터 법인전입금 2000만원 선지출 건을 의결한 바 있다.

6월 29일 서면으로 ‘은평실버케어센터 위탁운영’ 건을 제안한 김호일 이사장(대한노인회 회장)은 “재단의 모체인 대한노인회에서도 노인 질환 중 사회적으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치매에 깊은 관심을 갖고 별도의 국고 예산을 확보하여 치매예방치료연구원을 통해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면서 “대한노인회와 함께 노인지원재단에서 치매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성공적인 모델 시설을 만들어 나가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김 회장이 언급한 치매예방치료연구원은 실체가 불확실하다.

게다가 2023년도 치매예방사업 국고예산의 경우 역삼동 청사 리모델링비로 전용이 승인된 상태다.

치매예방치료연구원의 기본 정보에 대해 기자의 질의에 김회장은 응답하지 않았다.

이 안건에 대해 총 15명의 이사 가운데 9명이 ‘찬성’ 의견을 제출했으며, 6명은 서면 의결에 불참했다.

정부 및 자치단체 노인복지관련 수탁 운영사업은 재단의 정관(제1장 제4조)에도 명시돼 있으므로, 사업 참여 자체는 하자가 없다. 하지만 5년간 재단 기금 최소 1억원이 투입되는 큰 사업인데도, 제대로 된 사업성 검토도 없이 서면 이사회로 결정한 과정은 문제가 있다고 재단 및 대한노인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지적한다.

이미 ‘동대문실버케어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으므로, 위탁운영 상의 문제점에 대해, 센터장을 비롯한 직원의 전문성 및 인사관리의 문제, 적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재정 문제 등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토론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한 재단 이사회 관계자는 “동대문실버케어센터라도 잘 운영해서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 중요한데, 거기 내실화는 제쳐놓고 또 은평실버케어센터를 위탁운영하려 하고 있다”며 충분히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서면 이사회로 결정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재단의 기금은 김호일 이사장 취임 이후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2022년 수해복구지원금 1억200만원을 비롯해 동대문실버케어센터 법인 전입금 등으로 2억5456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치매예방 사업 연구비 지원 명목으로 1억3000만원을 지출하는 등 총 1억8948만원을 사용했다.

한 대한노인회 이사는 “이러다간 회원들이 한푼 두푼 모아 만든 기금이 얼마 못가 거덜 날 것”이라며 “이사장은 업무추진비로 월 300만원씩 받아 챙기며, 재단 기금 원금이 줄어드는 것에는 아랑곳없이 재단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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