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방치하면 합병증 우려… 보청기 적극 착용
난청, 방치하면 합병증 우려… 보청기 적극 착용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7.21 09:31
  • 호수 8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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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인한 감각신경성 난청의 경우,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 착용을 하면 청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노화로 인한 감각신경성 난청의 경우,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 착용을 하면 청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난청 진료 환자, 4년간 35% 급증… 중이염‧노화‧소음 등이 주요 원인

고음부터 안 들리기 시작… 조기치료 안 하면 우울증, 치매 등 불러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소리는 소통의 도구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소리를 통해 다른 이들과 정보를 교환하며 관계를 맺는다. 소리는 안전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주변의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지만 마치 세상과 단절되고, 위험하고 힘든 현실에 막막해하지 않을까.

난청은 말 그대로 잘 안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질환이라기보다는 잘 들리지 않는 증상 그 자체를 일컫는다. 

난청으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매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7년 54만8913명에서 2021년 74만2242명으로 35.2%나 늘었다.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난청 인구는 오는 2026년 300만명, 2050년 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현진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이 생기면 말소리가 분명하게 안 들려 말을 자꾸 되묻게 되고, TV나 라디오를 들을 때 볼륨을 더 높이게 되는데 심하게는 대인기피증, 우울증, 치매 같은 2차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밀했다.

◇난청의 원인

난청의 원인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고주파 영역의 고음역부터 조금씩 나빠지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나이가 들면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에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한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경우나 중이염의 반복으로 난청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청력은 30~40대부터 감소가 시작되는데 65세 이상 고령층의 30~40%에서 난청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청은 정도에 따라 작은 소리를 못 듣는 ‘경도 난청’, 중간 크기 소리를 못 듣는 ‘중등도 난청’, 큰 소리도 잘 안 들리는 ‘고도 난청’, 아예 들리지 않는 ‘심도 난청’이 있다. 소리가 들려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면 이 또한 난청이다.

원인에 따라서는 크게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두 가지로 나뉜다. 전음성 난청은 만성 중이염이나 소아에서 흔한 삼출성 중이염, 중이에서 소리의 전달을 담당하는 이소골 연쇄의 파괴, 외상성 고막천공, 심한 귀지로 인한 외이도 폐쇄 등이 원인이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감각 난청과 신경성 난청이 합쳐진 말이다. 감각은 달팽이관을 의미한다. 달팽이관은 소리가 진동 형태로 들어오게 되면 이를 전기신호로 만들어 청신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소리 전달이 안 돼 생기는 전음성 난청은 외이도염, 중이염 등 달팽이관 바깥쪽 귀에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반면, 감각신경성 난청은 제일 흔한 원인이 노화다. 소음이나 외상, 약물에 의해 발병하기도 한다. 

또한 뇌수막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소음성 청력손실, 이독성 약물, 메니에르병, 돌발성 청력손실, 갑상선 기능 저하 등의 대사이상에서도 감각신경성 난청이 나타날 수 있다.

이현진 교수는 “다행히 난청은 유형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고 어느 정도 난청이 진행되더라도 재활이 가능하다”며 “특히 난청 중에서도 들리는 신경의 기능이 감소한 감각신경성 난청은 적절한 보청기 착용을 통해 청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화성 난청, 적극적인 보청기 착용 필요 

난청의 조기 치료를 강조하는 이유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불편을 넘어 사람들과의 대화가 힘들면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으로 이어지기 쉽고 나아가 인지장애나 치매 발병 위험까지 커진다. 

또한 만족스러운 청각 재활이 어려워진다. 조기에 보청기를 끼면 개선될 수 있는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마치 자동차 엔진이 성능이 좋을 때 잘 관리해 주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난청은 그 종류와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청각 검사 외에도 영상·뇌파·유전자 검사 등 여러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맞춤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소아의 경우,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향후 난청의 진행 정도를 파악해 인공와우 수술이나 보청기 착용을 통한 청각 재활 결과를 예측한다.

반면, 노화성 난청은 주요 원인이 노화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적극적인 보청기 착용을 통해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청력검사로 난청의 진행 속도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보청기를 조절해가며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난청은 조기에 진단하고 재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령화와 함께 이어폰 사용이 확산하면서 난청 인구도 늘고 있다. 노화, 소음 등으로 소리 감지 역할을 하는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는다. 

이에 소음에 노출되지 않도록 젊어서부터 주의하고 중이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난청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이비인후과 질환 발생 시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교수는 “노화로 인한 난청의 경우 안 들리는데도 보청기 착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재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보청기 착용과 적응이 더 어려워진다”며 “난청도 초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보청기를 착용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큼 재활이 가능하다. 보청기를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안경처럼 편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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