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주 경북 영주시지회장을 기리며… “노인에 도움 된다면 무슨 일이든 찾아하던 분”
황기주 경북 영주시지회장을 기리며… “노인에 도움 된다면 무슨 일이든 찾아하던 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7.30 16:23
  • 호수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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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하며 침체된 노인회를 우수한 지회로 탈바꿈 시켜

노인회 사상 첫 ‘경로당 백서’ 발간…대통령 표창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황기주 대한노인회 경북 영주시지회장이 7월 26일 새벽 6시,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노환으로 영면했다. 향년 85세. 

생전의 고인은 노인회가 삶의 전부인 듯 지회 발전과 노인권익증진에 모든 것을 바친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평가 받았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지회의 각종 행사에 얼굴을 보이는 등 열정적으로 봉사를 했다. 지난 3월 8일 개최한 노인대학 입학식에서 격려의 인사말을 했고, 4월 4일 열린 자문위원회 간담회에서 새 자문위원에게 위촉장을 전달하는 등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지회의 한 직원은 “지회장님이 마지막으로 참석한 지회 행사는 5월 30일 열린 이사회였다”며 “건강에 대해 내색하지 않아 이렇게 갑작스레 떠나실 줄 몰랐다”고 애도했다.

육군대학을 졸업하고 월남전에도 참전한 고인은 재선(2016년~2023년)을 하며 침체된 노인회를 오늘과 같은 우수한 지회로 탈바꿈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가장 역량을 쏟은 사업이 경로효친 사상에 입각한 ‘백세잔치’와 ‘합동 회혼례’이다. 

백세잔치는 100세 어르신을 모셔다 커다란 생일상을 차려놓고 시장, 국회의원, 시의장, 도의원, 노인회장이 큰절을 올리고, 초청 가수가 노래 부르고, 기념품도 전달한다. 합동회혼례는 결혼 60주년을 맞은 회원 부부가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대형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젊은이에게 경로사상을 고취시키고자 했다.

고인은 경로당 활성화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그 중 하나가 ‘선비고을 영주의 경로당’이란 두툼한 백서를 6개월간의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해 펴낸 것이다. A4용지 크기, 760쪽에 달하는 이 책에 전체 357개 경로당의 창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구성원들의 삶의 모습을 담았다. 노인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또 2022년부터 경로당 소식지 ‘선비고을’을 발간해 지회와 경로당 간 업무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고인은 이밖에도 노인건강증진의 일환으로 한궁을 보급했고, 다양한 경로당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의 여가와 취미생활을 도왔다. 지회의 노인지도자 교육도 형식에 그치지 않고 최고 권위의 강사를 초빙해 특강을 듣곤 했다. 

고인은 지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19년 23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고인은 생전에 “노인 대우는 남이 해주어야 하는 거지 우리가 하는 게 아니다. 말수를 줄이고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젊은 사람들에게 칭찬, 덕담을 들려주는 노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기 영주시지회 사무국장은 “어르신들에게 도움 된다면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하던  분, 직원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늘 미안해하시던 고마운 어르신”이라고 생전의 고인을 기억했다.

고인은 부인과 사이에 3남을 두었고, 장지는 서울 현충원이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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