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괴물이 돼 버린 MBC”
[백세시대 / 세상읽기] “괴물이 돼 버린 MBC”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7.31 11:15
  • 호수 8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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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 기자] MBC를 안 본 지가 오래 됐다. 편파적인 보도가 선을 넘어서다. 채널 11에 손이 가지지 않는 건 허위와 조작으로 점철된 광우병사태 보도 때문도 아니고, 거짓과 선동의 촛불시위 보도 때문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전화통화녹음 보도 때문이다. 

2022년 1월 16일 MBC ‘스트레이트’는 온라인 매체 ‘서울의 소리’ 기자가 은밀하게 녹음한 ‘김건희 녹취록’을 김 여사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보냈다. 사적인 통화 내용을 정치적인 핑계를 내세워-국민의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권리(?)를 무시한 채-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이 위법적 행위로 인해 MBC는 지상파의 지위를 가짜뉴스의 진원지 중 하나인 유튜브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최근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흥미로운 책을 펴냈다. ‘MBC의 흑역사’(인물과사상)가 그것이다. 강 교수는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 가운데 한 명이다. 성향으로 보자면 좌파이자 더불어 민주당 쪽에 가깝다. 그런 그이지만 이 책에는 자신이 지향하는 이념과 사상을 공유하는 지상파를 강력하게 비난·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강 교수는 책에서 MBC의 불공정과 편파성이 문재인 정권 내내, 아니 문재인 정권 이후에도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MBC는 ‘조국 사수’ 집회에는 헬기까지 띄우고 50m 높이의 카메라용 크레인까지 세워 톱뉴스로 다뤄 ‘조숙 수호’ 전위대를 자처했지만, 광화문 조국 반대 집회는 아홉 번째 뉴스로 보도하면서 ‘쿠데타 선동’이라고 한 여당인 민주당 지도부의 목소리도 함께 보도했다”고 했다. 

2020년 4ㆍ15 총선을 불과 보름 앞둔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는 이상한 단독보도를 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취재원에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강요하다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의 조작된 뉴스였다. 여기에 당시 검사장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까지 엮어 검언유착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이동재 기자는 2심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고, 이 내용을 사실처럼 유포한 최강욱 민주당 의원, 방송인 김어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예상했던 대로 MBC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반성할 뜻도 전혀 없었다. 이처럼 MBC는 부정확한 기사와 의도적 이슈몰이 보도로 문재인 정권을 위해 도움이 될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광기를 보여주었다.

강 교수는 용인할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MBC의 행태를 비판하고 또 기록하고자 책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을 인용해 MBC를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되어 버렸다”고도 묘사했다. 

“MBC는 민주당 정권을 보호하고 사수하고 미화하면서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것처럼 보였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밥그릇 싸움인 게 분명한데도 그들은 자기들이 선과 정의를 독점한 것처럼 군다”고 적었다. 

강 교수는 진보성향의 매체와 인사들의 행태를 마약중독에 비유하기도 했다. “진보 진영이 선악 이분법에 중독돼 반대편을 악으로 몰아간다. 이는 마약중독이나 알코올중독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특히 MBC는 상식을 초월한 일탈 행위를 보여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MBC 취재기자 필기시험의 논술 부문 논제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문제 제기자를 피해자라고 칭해야 하는가, 피해 호소자라고 칭해야 하는가?”를 출제해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국민은 MBC의 악의적이고 편파적 보도에 대해 정부가 엄격하면서도 불가역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즉 김어준씨가 교통방송을 통해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퍼뜨리자 김씨를 하차시키고 예산을 삭감했듯이 MBC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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