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장독대
[시] 장독대
  • 박기주 시인·수필가
  • 승인 2023.07.31 11:18
  • 호수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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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

박기주시인·수필가
박기주 시인·수필가

부엌 가까이에 탱자나무 울타리를 따라

장독대가 있고

크고 작은 장독들과

올망졸망 앙증맞은 항아리들이 있었습니다

 

거기엔 액세서리로

으레 봉숭아와 채송화가 피었습지요

 

옆엔 맷돌이 있고

절구통이 있고

또 돌확에는

수련꽃의 화사한 미소가 곱기도 했지요

인상파 이후의 한폭의 정물수채화 같았습지요

 

여기가

어머니가

늘 정갈하게 보살피는 성소였습니다

적요한 새벽

정한수 떠놓고 매일같이 치성을 드렸습지요

 

 

그 참혹한 6·25 전장에서

두 아들 제발 살아서 돌아오라고

 

나도 한 백년 치성으로 기도하면

그러시던 어머니 돌아오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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