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
부엌 가까이에 탱자나무 울타리를 따라
장독대가 있고
크고 작은 장독들과
올망졸망 앙증맞은 항아리들이 있었습니다
거기엔 액세서리로
으레 봉숭아와 채송화가 피었습지요
옆엔 맷돌이 있고
절구통이 있고
또 돌확에는
수련꽃의 화사한 미소가 곱기도 했지요
인상파 이후의 한폭의 정물수채화 같았습지요
여기가
어머니가
늘 정갈하게 보살피는 성소였습니다
적요한 새벽
정한수 떠놓고 매일같이 치성을 드렸습지요
그 참혹한 6·25 전장에서
두 아들 제발 살아서 돌아오라고
나도 한 백년 치성으로 기도하면
그러시던 어머니 돌아오실까요
저작권자 © 백세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