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노인 비하’ 발언 파문… 대한노인회 규탄 성명, 공식 사과 요구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노인 비하’ 발언 파문… 대한노인회 규탄 성명, 공식 사과 요구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8.04 13:24
  • 호수 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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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중앙회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면담하던 중, 위원장의 뺨 대신 사진을 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월 3일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중앙회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면담하던 중, 위원장의 뺨 대신 사진을 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호일 회장 “노인폄하에 경악…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촉구

전국 시도연합회장협의회도 규탄 성명… 민주당, 중앙회 찾아 사과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제1야당의 혁신위원장이 노인 비하 발언을 하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대한노인회 전국 시도연합회장협의회(회장 양재경, 간사 고광선)는 8월 1일 최근 노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재발방지책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민주당 당사 앞에서의 규탄 집회 등 강도 높은 대응도 예고했다.

앞서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7월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 참석해 당 혁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김 위원장이 자녀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면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둘째 애가 22살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중학교 1학년인지 2학년일 때 이런 질문을 했다”며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는 “자기(둘째 애)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되게 합리적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그 뒤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고 사족을 단 것이다. 이는 법이 허락한다면 노인의 투표권을 제한해도 된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으로 정치권과 노인들의 반발을 불렀다. 

이런 가운데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이 8월 1일 김 위원장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가세해 논란을 더 키웠다. 

이에 전국 시도연합회장협의회는 1일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재발방지와 사과를 요구하며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전국 시도연합회장협의회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노인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면서 “이 세상에 부모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고, 늙지 않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노인을 폄하하는 것은 부모를 폄하하는 것”이라고 김 위원장의 발언을 강력히 비판했다.

2일에는 김호일 대한노인회장도 성명서를 발표하며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호일 회장은 2004년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대통령 후보자의 발언을 비롯 민주당의 노인 비하성 발언을 열거하며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노인폄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분노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김 회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진정 노인세대의 지지를 얻기 위한다면 OECD 회원국 중에서 노인빈곤율 1위, 자살율 1위로 방치된 노인세대를 위해 복지정책을 제시하고 노인세대의 지지를 획득해 정권을 창출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실천해주길 바란다”면서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동조 발언을 한 양이원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리나라 노인을 대표하는 대한노인회를 찾아와서 발언의 진위를 해명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각 연합회‧지회에서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강원연합회(회장 이건실)와 18개 시군지회는 2일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측에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강남구지회 “김은경 사퇴” 촉구

서울 강남구지회(지회장 황수연)도 2일 긴급회장단회의를 소집해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사퇴 촉구를 결의했다. 강남구지회 회장단은 “김은경 위원장은 노인 폄하 발언으로 이 나라 발전을 위해 평생을 고생하며 살아 온 937만 어르신들을 능멸하고 인격을 모욕했다”면서 “즉시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즉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대한노인회 서울 강남구지회가 8월 2일 긴급회장단회의를 열고,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강남구지회는 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의결했다.
대한노인회 서울 강남구지회가 8월 2일 긴급회장단회의를 열고,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강남구지회는 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의결했다.

또한 사단법인 국가원로회의(상임의장 이상훈)도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은경 위원장과 양이원영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국가원로회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도 이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민주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자신의) 노인 관련 발언에 대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면서 “민주당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세대에게 상처 주는 언행을 삼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주당 한병도‧이해식 의원도 같은 날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찾아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두 의원은 김호일 회장과 15분간 면담하고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 송구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김호일 회장은 김 위원장과 김 위원장 발언을 옹호한 양이원영 의원, 이재명 대표의 ‘방문 사과’를 요구했고 결국 이날 오후 양이원영 의원이 한병도 의원과 함께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했다. 양이 의원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만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써서 죄송하다. 심려끼쳐 죄송하다”고 전했다. 

또 버티던 김 위원장도 결국 3일 중앙회를 방문해 공식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김호일 회장은 

“손찌검하면 안 되니까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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