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했던 [], 그리고 한류’ 전, 한국 최초 걸그룹 ‘김시스터즈’부터 BTS까지
‘우리가 사랑했던 [], 그리고 한류’ 전, 한국 최초 걸그룹 ‘김시스터즈’부터 BTS까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8.14 14:01
  • 호수 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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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광복 이후 미국·일본·홍콩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한류로 세계를 뻗어나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사진은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번 전시에서는 광복 이후 미국·일본·홍콩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한류로 세계를 뻗어나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사진은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광복 이후부터 한국 대중문화와 한류 발전사 3부에 걸쳐 조명

일본 만화, 홍콩 영화 비디오, 중‧일서 팔린 앨범 등 720여점 전시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걸그룹은 김숙자‧김애자‧김민자로 구성된 ‘김시스터즈’(1953년 데뷔)이다. 1939년부터 광복 전까지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이난영 등이 ‘저고리 시스터즈’로 활동했지만 공식 앨범이 남아 있지 않아 김시스터즈가 최초로 평가받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김시스터즈의 김숙자, 김애자는 이난영의 딸이고, 김민자 역시 조카라는 점이다. 특히 김시스터즈는 1959년에 미국에 진출, 당시 미국 최고 TV쇼인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한국 최초 걸그룹으로 미국에 진출한 김시스터즈부터 BTS까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흐름을 조명하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9월 3일까지 진행되는 ‘우리가 사랑했    던 [ ], 그리고 한류’ 전에서는 현재의 한류가 있기까지 문화교류사에서 큰 역할을 한 720건의 자료를 소개한다.

먼저 1부 ‘한국 대중문화 속 미국’에서는 광복 이후 한국 대중문화의 토대 형성에 큰 영향을 준 미국과의 문화교류를 소개하는 1970년대 이전 자료들을 선보인다. 팝을 비롯해 할리우드 영화, 드라마는 현재까지도 한국 대중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군부대를 매개로 음반이 들어왔고, 많은 한국 음악인이 공연할 수 있었다.

전시에서는 1956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옥두옥(본명 김문찬)의 음반과 김시스터즈의 미국 진출 음반인 ‘더 김시스터즈: 데어 퍼스트 앨범’ 등을 소개한다. 이중 ‘더 김시스터즈: 데어 퍼스트 앨범’의 표지는 세 멤버가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연상케 하는 의상과 흰색 부채를 들고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한복이 아닌 중국풍 의상을 입었다는 점은 아직 우리 대중음악이 걸음마 단계였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작고한 미8군 무대 출신 가수 현미의 공연의상과 초대 편지 역시 처음으로 선보인다. 또 당시 활동했던 가수들의 음악은 ‘음악감상실’ 체험코너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

이어지는 2부 ‘아시아를 이은 홍콩과 일본 대중문화’에서는 한국 문화계에 유입돼 큰 인기를 누리며 영향을 끼친 홍콩과 일본 대중문화의 흔적들을 살펴본다. 1970년대 무렵부터 한국에서는 홍콩 영화와 일본 만화 등 아시아권 대중문화를 많이 소비하기 시작했다. 당시 홍콩 영화는 가정용 비디오의 보급과 함께 급속히 확산되면서 할리우드 영화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끼쳤다. 전시에서는 400점에 달하는 추억의 홍콩 영화 비디오를 전시하고, 실제로 비디오를 VHS기기에 넣고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천녀유혼1(1987)에서 당시 뭇 남성들을 설레게 했던 왕조현의 책받침을 비롯해 그 시절 ‘굿즈’(연예인 관련 상품)도 함께 소개한다. 

일본 대중문화의 경우 정식으로 문호를 연 1998년까지는 금지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음성적인 경로로 만화와 음악 등을 접하고 있었다. 실제 1990년대 중‧고등학교에서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록 그룹 ‘엑스재팬(X-JAPAN)’의 음악을 몰래 복사해 듣기도 했다. 전시에서는 엑스재팬 음반의 복사 테이프와 만화잡지 창간호 등 일본문화 개방 전후 자료를 통해 한국에 영향을 미친 일본 대중문화를 소개한다.

마지막 3부 ‘한국 대중문화에서 한류로’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부터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퍼져나가는 한류를 조명한다. 미국과 홍콩, 일본의 대중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한 한국 대중문화는 2000년대 전후로 중국 등 아시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2010년대 이후에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전시에서는 중국에서 팔렸던 1세대 아이돌 ‘HOT’의 음반과, 일본에서 팔린 영화 ‘쉬리’ OST를 비롯해 외국 잡지와 신문에서 소개된 한류 뉴스를 통해 당시 인기를 실감케 한다. 또한 1세대 걸그룹 ‘S.E.S’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모은 한 팬의 소중한 앨범을 통해 케이팝의 성장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유추해볼 수 있다. 응원 피켓과 BTS의 응원봉인 ‘아미밤’ 등 팬들이 전시를 위해 기증한 각종 자료를 통해서는 진화하는 응원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체험을 통해 한류를 접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화면을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와 춤을 따라할 수 있고, 최근 유행하는 아이돌 노래 중 1990년대 리메이크곡을 부를 수 있는 노래방 공간을 통해 한류를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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