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경로당 프로그램 속속 도입
참신한 경로당 프로그램 속속 도입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8.21 09:31
  • 호수 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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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인회에서 다양한 경로당 프로그램을 발굴·보급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27일 전남 여수시에서 열린 경로당 어르신 터링대회에서 김명남 여수시지회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최근 노인회에서 다양한 경로당 프로그램을 발굴·보급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27일 전남 여수시에서 열린 경로당 어르신 터링대회에서 김명남 여수시지회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몰키‧터링‧루미큐브 등 인기 있는 여가프로그램으로 확산

‘소프트 배드민턴’ 등 중앙회 공모전 수상작도 적극 보급 나서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지난 7월 27일 전남 여수시 쌍봉동 주민센터 2층 회의실에서는 ‘쌍봉동 경로당 어르신 터링대회’가 개최됐다. 김명남 여수시지회장 등 40여명이 참석한 이 대회에서 쌍봉동 지역 경로당 회원들은 ‘비석치기+볼링+컬링’을 합친 ‘터링’을 즐겼고 반응도 뜨거웠다. 김명남 지회장은 “터링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안전하고 재미있는 놀이”라면서 “경로당에서 터링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의 노인회가 다양한 경로당 프로그램을 발굴‧개발하고 보급에 나서면서 경로당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여성 어르신은 화투, 남성 어르신은 바둑‧장기’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여가문화를 노인회 주도하에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으로 강원연합회(회장 이건실)는 핀란드 전통게임인 ‘몰키’와 보드게임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몰키는 3미터 거리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몰키’(Molkky)라 부르는 봉을 숫자 블록에 던지는 게임이다. 이때 블록을 한개 쓰러트리면 그 블록에 적힌 숫자 또는 쓰러트린 블록 갯수만큼 점수를 얻는데 먼저 50점을 얻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5월 17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공지천 인조잔디구장에서 ‘제1회 강원도 경로당 몰키 운동회’를 개최하는 등 지회별로 몰키를 보급해 새로운 경로당 운동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7월 11일에는 공지천호텔 연회장에서 6개 지회(춘천, 강릉,  속초, 횡성, 영월, 양양) 12개소 경로당을 대상으로 제1회 경로당 보드게임대회 ‘우리 같이 해보드래요’를 개최했다. 이 대회에서는 ‘날아라 고깔’, ‘써니데이’, ‘씽씽타워’, ‘고고젤라또’ 등 어르신들이 쉽게 즐긴 수 있는 게임을 진행해 색다른 웃음을 선사했다. 이건실 연합회장은 “강원특별자치도 3284개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급하고자 경로당광역지원센터에서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산연합회(회장 문우택)도 지난 2월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는 루미큐브 보급에 나서 주목받은 바 있다. 루미큐브는 2~4명이 4색으로 구분된 106개의 숫자 타일을 한 사람당 14개씩 나누어 가진 후, 게임 규칙에 따라 가장 먼저 모든 타일을 바닥에 내려놓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두뇌 운동 효과 덕분에 노인복지관 등에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부산연합회는 경로당 여가프로그램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루미큐브 보드게임 세트 160개를 부산시로부터 지원받아 경로당에 보급했다. 중앙회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지난해부터 경로당 게임·운동 공모전을 진행하며 프로그램 발굴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2회 공모전 시상식에서는 홍명희 강원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 팀장이 응모한 ‘포송포송(포도송이완성) 게임’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일부 수상작은 현재 경로당에서 실제 활용하거나 향후 활용 예정이다. 예컨대 장려상을 받은 ‘소프트 배드민턴’(오향하 충남 홍성군지회 경로부장)은 유치원생들도 사용할 수 있게 경량화한 채를 활용한 배드민턴으로 현재 홍성군지회 경로당 일부에서 활용하고 있다. 

오향하 부장은 “경로당 실내 및 앞마당 등 좁은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고 기존 배드민턴보다 운동 강도가 약해 나이 드신 노인들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진영 충북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장이 응모해 우수상을 받은 ‘폴 워킹으로 관절 튼튼’ 프로그램의 경우 내년도 보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 워킹은 특별 제작된 스틱을 사용하여 걷는 운동으로,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이 비시즌에도 몸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개발했다. 스틱으로 바닥을 찍으며 걷기 때문에 다량의 에너지가 소비되어 운동 효과가 좋다.

이와 함께 지회에서도 경로당 프로그램 강사들과 손잡고 어르신 맞춤형 프로그램 발굴‧보급에 나서고 있다. 충북 증평군지회(지회장 연훈흠)와 양향우 실버 건강체조 강사는 유아용으로 개발된 ‘매직도넛’을 어르신용으로 개량해 활용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직도넛은 어르신들이 빙 둘러앉아 거대한 천을 함께 잡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손가락을 활용해 주름을 잡아 팽팽하게 링 모양으로 만든 후 몸을 뒤로 젖혔다 펴는 등 스트레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천을 목과 다리 등으로 옮겨 30여분 간 스트레칭을 지속한다. 특히 모든 동작을 앉아서 하기 때문에 80대 이상 어르신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양향우 강사는 “아이들의 경우 서서 뛰어다니면서 하지만 어르신들이 힘들어해 앉아서 하는 방식으로 개량했다”면서 “어르신들에게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보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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