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여행 역사의 길을 걷다 43] 조선은 왜 일본에 먹혔나 “교육과 용기 있는 사람들에 두 나라 운명 갈렸다”
[인문학 여행 역사의 길을 걷다 43] 조선은 왜 일본에 먹혔나 “교육과 용기 있는 사람들에 두 나라 운명 갈렸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8.21 14:50
  • 호수 88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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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명륜당(왼쪽)과 일본의 명륜관. 두 나라를 대표하는 교육기관이었지만 학과목에 의해 국가의 운명이 갈렸다.	하기 명륜관 사진=김정탁
조선의 명륜당(왼쪽)과 일본의 명륜관. 두 나라를 대표하는 교육기관이었지만 학과목에 의해 국가의 운명이 갈렸다. 하기 명륜관 사진=김정탁

조선 명륜당에선 논어·맹자, 일본 명륜관에선 공학 등 서양 신지식 가르쳐 

명륜관 출신 이토 히로부미, 영국서 공업행정 배워와 공업국가 토대 조성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대한제국은 어찌하여 일본제국의 ‘먹잇감’이 됐을까. 500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조선이 졸지에 지구상에서 사라진 원인은 도대체 무얼까. 이 질문을  명확하게 풀어주는 역사적인 장소가 있다. 조선의 명륜당(明倫堂)과 일본의 명륜관(明倫館)이다. 묘하게도 두 건물은 ‘인륜을 밝힌다’는 의미의 명륜(明倫)이란 간판을 똑같이 내걸었다. 

명륜당은 조선시대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에서 유교를 가르치던 건물로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 안에 있다. 일본의 명륜관 역시 인재 양성소로, 시모노세키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 ‘하기’에 있다.  

두 교육기관이 가르치는 교육 내용은 확연히 구분된다. 명륜당에선 사서오경(四書五經) 경전을 가르쳤다. 논어·맹자·대학·중용 등 사서를 영원한 진리인 양  떠받들었다. 주자 해석에 이의를 달면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아 죽이는 일이 벌어질 정도였다. 

조선의 유학은 권력 투쟁의 수단으로 전락해 학문적 순수성조차 잃었다. 심지어 배우는 과정에 있던 유생들 사이에도 파벌 싸움이 극에 달했다. 성균관에는 동재와 서재라는 두 개의 기숙사가 있는데 유생들은 자기들 파벌에 따라 나뉘어 기거했다. 한쪽은 노론 유생이 머물고, 다른 쪽은 소론과 남인 유생이 머물렀다. 이럴 지경이니 명륜당이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될 턱이 없었다.

◇일본 근대화 영웅들 영화 소재로

그에 반해 일본의 명륜관은 달랐다. 명륜관은 유학 대신 영어와 과학을 가르쳤다. 물론 이곳에서도 처음엔 유학을 가르쳤으나 시대 변화에 맞게 교과목을 개편해 영어와 세계지리 및 세계사, 공학 등으로 대체됐다. 시대를 반영한 명륜관의 커리큘럼이 일본의 근대화 주역인 메이지유신의 토대가 된 것이다.

일본의 근대화는 메이지유신(明治維新·1868~1889년)이 이끌었다. 메이지유신은 하급무사들이 일으킨 정변이다. 이 정변으로 250년 일본을 다스려왔던 도쿠가와 막부가 무너지고 새로운 혁명정부가 에도(지금의 도쿄)에 들어섰다. 메이지유신의 주역이 바로 명륜관에서 공부를 한 조슈번(야마구치현)의 젊은 무사들이다. 이들은 ‘조슈 파이브’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명륜관 1, 2층에 각종 근대 유물을 전시한 가운데 조슈 파이브 포토 존이 있다. 2006년 ‘밀항 유학생’ 5인을 다룬 영화 ‘조슈 파이브’가 개봉하면서 붙은 별칭을 그대로 따왔다. 흑백 사진 속 인물들을 실제 사람 크기의 등신대 판넬로 만들어놓았다. 여기에 우리가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이토 히로부미(1841~1909년)란 조선총독부 초대통감이 있다. 그밖에 ‘외교의 아버지’ 이노우에 가오루, ‘조폐의 아버지’ 엔도 긴스케, ‘철도의 아버지’ 이노우에 마사루, ‘공학의 아버지’ 야마오 요조 등이 있다.

명륜관은 영국인과 스위스인도 초청해 공학을 가르쳤다. 첨단공학을 익힌 무사들이 일본 공업의 선구자가 됐다. 일본이 공업화에 착수한 지 50년도 안 돼 서구 열강에 버금가는 산업국가가 된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일본 공학교육의 주축이었던 도쿄공대(東京工大)도 명륜관에서 시작된 공부학교(工部學校)가 그 출발점이다.  

◇일본의 조선소, 유네스코에 등재

명륜관이 일찍부터 공학에 집중한 배경에는 요시다 쇼인이라는 스승이 있다. 요시다는 자신의 고향 하기에 쇼카손쥬크(松下村塾)라는 학당을 세웠다. 이 학당에 조슈 파이브가 적을 두었다. 요시다는 서양함대가 시모노세키 항에다 포격을 가해 항구가 박살이 나는 장면을 보는 순간 서양의 앞선 군사력과 산업의 위력을 절실히 느꼈다. 요시다는 조슈 파이브에게 서양의 문물을 배우라고 독려했다. 

조슈 파이브는 부국강병을 통해 일본을 일신하겠다는 야심을 가슴에 품고 영국으로 밀항했다. 이들의 눈에 영국은 신천지처럼 보였다. 바다엔 증기선이 떠있고, 시내엔 고층건물이 빼곡했다. 교외로 연결되는 증기기관차가 증기를 내뿜으며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달렸다. 

후에 이들은 런던 항구에 첫발을 디딘 순간을 “그들이 번영한 모습을 보고 거의 망연자실해 양이(攘夷·외국인을 오랑캐로 여기고 배척함) 따위라고 하는 것은 일순간에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라고 기록했다.

조슈 파이브는 영국에서 역할 분담을 했다. 리더 격인 히로부미는 공업 행정에 관심을 둬 영국에서 돌아오자마자 공부성을 설립해 초대 공부장관에 취임했다. 공부성은 광산·제철·전신 등 근대국가 건설에 없어선 안 되는 부분을 총괄했다. 철강공업 중심의 공업국가로 나아가는 밑그림을 그린 것이다. 가오루는 화폐제조의 기계화에 착수하면서 이토에 이어 2대 공부장관에 취임했다. 마사루는 철도건설 및 기술자 양성에 힘썼다. 요조는 기술자 양성을 위한 공부학교 설립을 주도했다. 긴스케는 동전 주조의 기계화를 이뤄냈다.  

하기에는 이들이 근대화를 위해 노력한 발자취가 선명히 남아있다. 요시다 쇼인이 세운 학원, 일본 최초의 근대적 금속용해로인 반사로, 서양식 군함을 처음 만들었던 조선소 등이다. 조선소는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되기도 했다.

위에서 살펴보듯 조선과 일본 두 나라의 교육기관은 근대화 과정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드러냈다. 조선은 관념과 정쟁을, 일본은 실용과 협치를 가르쳤다. 그 결과 조선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을 당했고, 일본은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을 차례로 굴복시키고 조선을 식민지로 만드는 등 아시아 최강국이 됐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교육과 소수의 용기 있는 사람들의 도전과 의지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국민소득 100달러의 빈곤 국가를 오늘날 수출 강국의 반열에 올린 박정희 대통령의 과업이 새삼 위대하다는 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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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3-08-22 21:41:30
한국헌법 임시정부가 선전포고하고, 을사조약.한일병합이 무효인 일본의 종교기준을 적용하는게 맞지않음.

윤진한 2023-08-22 21:40:58
僧(일본에서는 천황). 그뒤 한국에 주권.학벌없는 경성제대 후신 서울대(점쇠가 세운 마당쇠 僧대학). 그 뒤 서울대에 대중언론에서 눌려온 새로생긴 일제강점기 초급대 출신대나 기타의 비신분제 대학들.@일제강점기 강제포교된 일본 신도(불교), 불교, 기독교는 주권없음. 강점기에 피어난 신흥종교인 원불교등도 주권없음. 그러나 세계사로 보면, 가톨릭이라는 세계종교는 너무 세계인에 일반화되어서, 국사적개념과 병립하여, 세계사적 개념으로, 동아시아 세계종교 유교의 일원인 한국에서, 국제관습법상 세계종교 가톨릭의 자격으로 예우하는게 적절함. 일본식 개념으로, 일본 국지신앙인 일본 신도(일본의 국교), 불교, 기독교의 위상을, 한국에 적용할수는 없음.

그리고 한국과 바티칸시티는 외교관계를 수립하였기 때문에, 한국헌법

윤진한 2023-08-22 21:40:24
@한국 유교 최고 제사장은 고종황제 후손인 황사손(이 원)임. 불교 Monkey 일본 항복후, 현재는 5,000만 유교도의 여러 단체가 있는데 최고 교육기구는 성균관대이며,문중별 종친회가 있고, 성균관도 석전대제로 유교의 부분집합중 하나임.국사 성균관(성균관대)나라. 조선.대한제국 유일무이 최고 교육기관 성균관의 정통승계로, 6백년 넘는 역사를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최고(最古,最高)대학. Royal 성균관대. 세계사의 교황반영, 교황윤허 서강대는 국제관습법상 성대다음 Royal대 예우. 두 대학만 일류.명문대임. 해방후 조선성명 복구령으로, 유교국가 조선의 한문성명.본관등록이 의무인, 행정법.관습법상 유교나라 한국. 5,000만 한국인뒤 주권없는 패전국 불교 Monkey 일본의 성씨없는 점쇠 僧(일

윤진한 2023-08-22 01:17:10
패전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