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춘계 대한노인회 경남 양산시지회장 “노인이 즐거우려면 건강해야… 매년 8개 체육대회 개최”
서춘계 대한노인회 경남 양산시지회장 “노인이 즐거우려면 건강해야… 매년 8개 체육대회 개최”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8.28 10:24
  • 호수 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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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춘계 양산시지회장이 지역 대청소 봉사할 때 입는 조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지회장과 각 회장들, 시의원들 설득해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 해결 

노인대학장 시절 저출산 극복 위해 손주들 결혼 주선 상담해주기도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대한노인회 경남 양산시지회(지회장 서춘계)는 지난 4월부터 경로당 회장들을 지역봉사지도원에 위촉해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은 대한노인회 전 지회가 목표로 하는 사업 중의 하나이다. 경로당 수가 많은 양산시지회가 새 지회장을 맞은 지 1년여 만에 숙원사업을 실현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서춘계(80) 양산시지회장은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 등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내년에는 현실에 맞게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회의 또 다른 사업성과라면 노인대학 추가 설립이다. 양산노인대학, 상·하북노인대학, 웅산노인대학 등을 운영하다 지난 3월 물금신도시에 물금노인대학을 새로 신설한 것이다. 

서 지회장은 이와 관련 “인구 10만이 넘는 물금신도시에 노인대학이 없어 어르신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며 “양산시장께 건의해 노인대학을 개설했고, 물금농협조합장의 협조로 농협 회의실을 강의실로 사용하게 됨으로써 행정과 민간단체, 노인회가 상생하는 모범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양산시 인구는 36만여명, 노인인구는 5만7316명이다. 양산시지회에는 13개 분회, 325개 경로당, 회원 1만766명이 있다. 서춘계 지회장은 상북면 발전협의회 회장, 양산시 4H클럽 후원회장, 경남 양돈협회 회장, 양산시농축협조합장 등을 지냈다. 양산시지회 상·하북노인대학장, 부회장을 거쳐 2022년 4월, 15대 양산시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취임 1년여 만에 공약을 실현했다.

“지난해 지회장 선거 무렵 당시 양산시장 후보로부터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시장에 당선되고 예산도 편성됐으나 시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돼 버렸다.”

이유는 타 사회단체와의 형평성 때문이었다. 청년회장도 있고 부녀회장도 있는데 왜 노인회만 특별 대우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지난 2월 양산시지회 총회에 참석한 시의장을 향해 “경로당 회장들에게 활동비 약속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나오는 줄 알고 있다”며 예산을 살려주기를 촉구했다.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들도 이에 동참했다. 한 분회장은 지역행사에 참석한 의원을 향해 “노인들 수당 깎으면서 여긴 뭐 하러 왔느냐”고 면전에서 핀잔을 주기도 했다. 

이처럼 지회가 한 목소리로 의회 관계자들을 끈기 있게 설득한 결과 올해 3월 추경예산에 반영돼 경로당 회장들에게 5만원씩의 활동비를 지급하게 된 것이다. 

서 지회장은 “원래는 10만원이었으나 처음부터 큰 액수를 지원하기는 힘들다고 해서 낮춘 것”이라며 “합심해 일치된 모습을 보여준 각 회장님들을 비롯해 양산시장, 시의장께도 감사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서춘계 양산시지회장(앉은 이)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서 지회장 오른편이 홍상관 사무국장.
서춘계 양산시지회장(앉은 이)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서 지회장 오른편이 홍상관 사무국장.

-지역봉사지도원은 어떤 일을 하는지.

“그 부분도 고민을 좀 해봤다. 경로당 관리야 다 하고 있는 일이라 구역을 나눠 마을 대청소를 실시하기로 했다. 평상복을 입고 청소할 수는 없어 ‘지회 임원’이라는 글자를 넣은 모자와 조끼 등을 500개 맞췄다. 대한노인회 배지도 따로 주문했다.”

-모자, 조끼 비용은 어떻게 조달했는지.

“새마을금고양산협의회를 찾아가 경로당 회장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하려는데 협찬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들어줬다. 새마을금고 직원들도 그날 봉사에 참여하고, 협의회에서 간식도 제공할 예정이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홍상관 사무국장은 “배지는 지회장님 사비로 마련했다”고 귀띔했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노인일자리도 가능하다면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자리가 되도록 노력했다. 그래서 학교급식도우미 같은 일자리를 없애는 대신 경로당청소도우미를 늘렸다. 올해는 지하철역 도우미 사업(40명)을 포함해 총 360명이 참여한다.”

-각종 대회를 많이 치르는 것 같다.

“어르신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건강해야 즐거움도 가능하기 때문에 건강 증진을 위해 그라운드골프·게이트볼·파크골프 인구를 확산시키고, 경기도 자주 갖는다. 혹서·혹한기를 피하다보면 대회 끝나자마자 또 다른 대회를 준비해야 해 진행을 맡은 직원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양산시지회는 매년 게이트볼대회 3회, 그라운드골프대회 2회, 파크골프대회 3회를 개최한다.  

이들 대회 중 양산愛(애)그라운드골프대회와 양산愛파크골프대회에 양산 출신 사업가(안갑원 성광벤드 회장)가 1500만원을 지원해줘 더욱 의미가 있다. 대회 명칭을 안 회장의 호를 따 지으려 하자 안갑원 회장은 끝내 사양하며 “‘양산을 사랑한다’는 의미가 담겼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그대로 따랐다는 후문이다. 

이 뿐이 아니다. 최근에 서 지회장 주변서도 통 큰 지원이 들어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 지회장은 “노인회장 하면서 가장 큰 애로점이 운영자금이라고 하자 집안 분이 선뜻 나서서 4년 임기 동안 매년 1000만원씩 도와주시기로 했다”며 고마워했다.

-여러 사회단체장을 역임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50~60여 곳의 사회단체장을 역임했다. 농축협조합장(2000년에 농협·축협 통폐합)으로 있을 당시 조합장이란 자리가 책임은 막중한데 비해 봉급이 아주 적었다. 반면에 조합 전무는 조합장보다 4배 넘게 받았다. 전국의 농협장들이 서울 농협중앙회에 모인 자리에서 중앙회장을 상대로 조합장 처우개선을 요구해 관철시킨 바가 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직전 양산시지회장의 권유로 지회 노인대학장으로 봉사하게 됐다. 대학장 시절 ‘무료상담소’를 운영해봤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선 먼저 젊은 남녀가 만날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노인대학에 나오는 노인들을 통해 서로 손주들을 연결시키고자 했다. 몇몇 커플이 탄생했지만 취지대로 잘 되지는 않았다. 여성들 쪽에서 결혼을 원치 않았던 것 같다(웃음).”

서 지회장은 이밖에도 노인대학장 시절, 15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상·하북노인종합복지관 건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서춘계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올해 10월 노인의 날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며 “기념식에서 모범경로당 시상을 한 다음에 노인대학 별 노래자랑도 하고, 한궁·투호도 하고, 그라운드골프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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