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30년 공든 탑 무너진 ‘그것이 알고 싶다’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30년 공든 탑 무너진 ‘그것이 알고 싶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8.28 11:29
  • 호수 8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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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어르신들은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달리는 청년들을 격려하기 위해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을 자주 인용한다. 공들여 쌓은 탑은 무너질 리 없다는 뜻으로, 힘과 정성을 다해 한 일은 그 결과가 반드시 헛되지 아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아름다운 말이다. 그런데 같은 공든 탑이란 단어가 들어가지만 전혀 다른 속담도 있다. ‘공든 탑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속담이 그것이다. 조그마한 실수나 방심으로 큰일을 망쳐 버린다는 말로 끝까지 흐트러지지 말고 목표를 향해 정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92년 처음 방송을 시작해 31년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SBS의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가 개미구멍, 아니 거대한 싱크홀(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현상)로 와르르 무너지는 모양새다. 그 거대한 구멍을 본인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도 없다.

‘그알’은 지난 8월 19일 ‘빌보드와 걸그룹 - 누가 날개를 꺾었나’를 주제로 최근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피프티피프티 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은 중소 연예기획사 신인그룹으로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던 ‘피프티피프티’와 소속사 간 전속계약 분쟁을 말한다. 현재 법적 분쟁 중이지만 대중들은 각종 기사를 통해 드러난 증거를 통해 피프티피프티가 아낌없이 투자해준 소속사의 등에 칼을 꽂고 나온 행위라 비판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소속사 대표를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

‘그알’에서 이 사건을 다룬다고 했을 때 대중들은 소속사 대표의 한을 풀어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방영이 되고 보니 정반대였다.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을 어른들의 욕심에 치인 희생양으로 그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월말 평가에 불참하고, 부모님이 싸준 음식을 버렸다고 소속사 대표를 비판하는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다뤘는데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안 하는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이 인터뷰 내용은 타 매체에서 사실 확인을 해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며 거센 역풍의 근거가 되고 있다.

대중들은 즉각 사과를 요구했지만 ‘그알’은 8월 23일 현재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분개한 대중들은 폐지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그알’ 같은 프로그램은 대중들의 신뢰가 가장 큰 무기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빠른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빨리 해야만 다시 한 번 탑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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