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그룹, ‘오너리스크 현실화’ 그룹 전반 '적신호'?
에코프로그룹, ‘오너리스크 현실화’ 그룹 전반 '적신호'?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8.2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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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 안갯속… 그룹주 일제 하락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사진=연합뉴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사진=연합뉴스)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미공개 정보를 통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오너 리스크’ 현실화로 인한 타격은 고스란히 그룹사 전반에으로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18일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22억원, 11억원의 추징을 각각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회장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에코프로비엠이 SK이노베이션과 맺은 2조7000억여원 규모 공급계약 정보가 공시되기 전 차명증권계좌로 미리 주식을 매수하고 되팔아 11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지난 5월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편입된지 열흘 만에 총수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불거지며 업계에서는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작업 등 그룹 경영 전반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가 전 거래일 대비 3.41% 내린 10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각각 1.89%, 6.71% 하락하며 31만2000원, 9만1700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전날 각각 8.90%, 4.78% 상승 마감한 데 이어 이날 장 초반까지도 오름세를 유지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했다. 최근 2차전지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데다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인 이 전 회장의 실형 확정 소식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 분위기 역시 얼어붙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용 하이니켈 양극재 핵심소재 중 하나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제조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6652억원과 영업이익 390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했다. 그러나 이후 심사 과정에서 오너 리스크 등으로 인한 경영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회장이 18.84%의 지분을 보유한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52.78%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에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을 위한 심사 요건 중에서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경영 투명성과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갖췄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독립성과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해 충분히 소명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에코프로그룹의 주력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주사 격인 에코프로는 1분기 연결기준 2조644억원의 매출과 18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업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연결기준(에코프로이엠 포함) 매출 2조110억원, 영업이익 1073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그룹사 전체 실적을 에코프로비엠이 주도하는 구도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3월 2026년까지 총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에코프로는 지난달 포항 남구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2027년까지 2조원을 들여 이차전지 소재를 종합적으로 생산하는 '에코프로 블루밸리 캠퍼스(가칭)'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액션플랜이 마련된 투자계획이 아닐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시장상황에 맞는 투자규모 확대 및 추가 합작법인(JV) 설립 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 사업 확대에 따른 경영 시스템 구축과 이 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블루밸리 캠퍼스 및 오창 연구개발(R&D) 캠퍼스 건립에도 리더십 부재로 방향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코프로 측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회사는 컴플라이언스 준수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며 “항소심 판결이 주요 사업 및 해외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3월 이동채 전 대표이사 사임 이후 에코프로와 그 가족사들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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