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 소속 문주리천연수세미봉사단 “기름때 잘 벗겨지고, 환경오염도 줄여줘요”
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 소속 문주리천연수세미봉사단 “기름때 잘 벗겨지고, 환경오염도 줄여줘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8.28 16:24
  • 호수 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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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서 수세미 파종·재배해 만들어 무상 보급

2022년 자원봉사대축제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천연수세미는 기름때도 잘 벗겨지고, 환경오염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경로당 유휴지에서 수세미를 재배해 천연수세미를 만들어 이웃에 나눠주는 문주리천연수세미자원봉사단 김기철(79) 단장의 말이다. 

김 봉사단장은 이어 “주부들이 사용하는 아크릴수세미는 공장에서 만들 때 공해를 배출하고, 사용 중에는 미세플라스틱도 발생해 환경적으로나 건강상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세종시지회 직원의 권유로 경로당 주변에 놀고 있는 땅(20여평)을 개간해 수세미 씨를 뿌리고 키워 천연수세미를 만들어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대한노인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지회장 장영) 소속으로, 세종시 연동면 문주리경로당 회원 중 70대 초반~90대 후반의 남녀 회원 19명이 2021년 3월에 만들었다. 김 단장은 경로당 회장으로 10년째 봉사 중이다. 회원 42명을 둔 문주리경로당은 60여평의 크고 튼튼한 건물에 들어가 있으며, 할머니·할아버지방은 물론 회의실까지 갖췄다. 

김 단장은 “7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문주리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건물”이라며 “어르신들이 집보다 경로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세종시지회 소속의 문주리천연수세미봉사단 어르신들이 수세미 밭을 돌보고 있다.
세종시지회 소속의 문주리천연수세미봉사단 어르신들이 수세미 밭을 돌보고 있다.

수세미는 한해살이 넝쿨식물로 3~4월에 파종해 9~10월에 수확한다. 한여름에는 수세미 넝쿨이 아치형의 지지대를 타고 올라가 ‘넝쿨 터널’를 연출한다. 

봉사단원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임권님(96) 어르신은 “수세미는 처음에 더디게 자라지만 일단 꽃을 피우면 다음부터 빠르게 성장한다”며 “노란색의 수세미 꽃도 예쁘고, 오이와 호박 중간 쯤 크기의 과실이 볼수록 탐스러워 살짝살짝 만져보기도 한다”며 웃었다.

봉사단원들은 봉사를 하면서 경로당 분위기도 더 좋아졌고, 개인적으로 건강도 나아진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수세미 재배에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는 박혜자(72) 부녀회장은 “수세미 밭에서 땀 흘려 풀을 뽑고, 간식 시간에는 피자, 치킨 등을 주문해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먹으며 담소를 나눈다”며 “봉사활동이 경로당 회원 간 화합은 물론 마을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천연수세미를 만드는 과정은 손이 많이 간다. 수확한 수세미를 물에 담가 껍질을 벗기고 수세미 안에 들어있는 과육을 물에 잘 씻어낸다. 그 다음 그물망 모양의 섬유질을 건조하고 씨를 털어내면 천연수세미가 완성된다. 지난해에는 약 50개를 만들었다고 한다. 천연수세미 작업에 협조하는 박경임 마을이장은 “처음 천연수세미를 나눠드렸을 때 사람들 반응이 시큰둥했으나 사용해보고는 편하기도 하고, 일반수세미보다 세균번식도 덜해 위생적이라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장영 세종시지회장은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 생산적인 봉사활동으로 보람 있는 여가시간을 갖는다”며 “문주리천연수세미봉사단이 만든 천연수세미 효능이 알려지면서 주위에서 찾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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