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 노사 갈등 '대립각'… '고용·임금문제' 불만 표면화
세라젬, 노사 갈등 '대립각'… '고용·임금문제' 불만 표면화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9.14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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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노동자 구조조정 대상, 소모품 취급 당하고 있다” 처우개선 요구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기자회견(사진=세라젬 노조)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 기자회견(사진=세라젬 노조)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헬스케어 가전업체 세라젬의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세라젬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중단과 고객서비스 확대를 요구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지난달 출범한 노조는 사측을 상대로 첫 단제행동에 나섰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는 지난 6일 서울 세라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계 1위의 주역인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대상이 돼 소모품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노사와 고객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세라젬지부는 CEM(방문판매 상급관리), HC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 HC(방문판매점검), HP(영업전담), SMT(설치·수리), 행정매니저(사무·경리) 등 거의 모든 직군을 망라하고 있는 노동조합으로, 지난달 3일 설립됐다.

전국의 서비스부문 세라젬 노동자들은 1450명이 넘는다. 이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조직개편과 직무전환, 임금(수수료) 체계 변경으로 일상적인 고용불안·저임금에 시달려왔다”며 열악한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세라젬지부 관계자는 “회사는 영업업무가 주업무가 아닌 노동자에게도 영업실적을 잣대로 수당을 삭감하거나 퇴사를 종용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노동환경을 악화시켜온 회사가 노동자들을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주 수입원 중 하나인 정기방문 점검 서비스 일감이 줄어든 점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노사에 따르면 세라젬은 3년간 13회 제공하던 기존 정기방문점검 서비스를 최근 1년간 2회로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 동의도 없이 자기점검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점검일감을 줄여 다단계식 영업전담으로 전환하는 등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는 현장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방문점검서비스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는 고객의 원성까지 사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노동조합은 지적했다.

또 다른 세라젬지부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라도 올해 계약한 고객들은 기존 고객보다 방문점검서비스를 덜 받게 된다. 대고객 사기행각이나 다를 바 없다”며 “건강을 위해 제품을 구입한 모든 고객들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HC의 방문점검서비스 약속을 믿고 제품을 계약한 고객들은 당연히 반발하고, 현장 노동자들은 고객 클레임을 처리하느라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나아가 방문점검 일거리가 사라지면서 점검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HC의 생계불안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회사는 SMT에 대해서도 상당수를 영업전담 업무로 전환하는 직무개편을 밀어붙이면서 임금을 삭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세라젬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모두 당사자 동의를 받은 후 진행했고 직무 전환 역시 희망자 중에서만 이뤄졌다”며 “방문 점검 횟수를 줄인 건 맞으나 설문 결과 잦은 방문을 원치 않는 고객이 많아 자가 관리 키트 제공을 늘리고 멤버십 서비스를 개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최근 영업을 전담하는 HC프로 조직을 신설해 일반 HC보다 영업 수수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하고 희망자를 모집했다”며 “기존 HC 역시 방문 점검 횟수가 줄어든 점을 고려해 영업 수수료를 60%가량 올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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