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환자 2명 중 1명 자살충동
황반변성 환자 2명 중 1명 자살충동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9.02 11:14
  • 호수 1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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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두려움 때문…환우회 환자 대상 조사 결과 발표

노년층에게 발병빈도가 높은 황반변성 환자 2명 중 1명이 자살출동을 느끼는 등 이들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은 안구에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신생혈관에 의해 카메라 필름에 해당하는 황반이 손상돼 수개월 혹은 2년 내에 실명에 이르게 되는 중증 안질환으로, 녹내장과 당뇨병성 망막증과 함께 3대 후천적 실명질환이다.

황반변성 환우회(회장 조인찬)는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황반변성이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7.8% 가 황반변성으로 인해 자살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황반변성은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모든 측면에서 환자들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응답자의 95%가 시각장애인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호소했으며, 80%는 자녀들에게 유전될지 몰라 걱정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85.6%는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저하 및 상실로 인해 TV시청이나 독서 등을 할 수 없다고 답했고, 50%의 환자가 돌봐주는 사람이 없이는 독립적인 외출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반변성의 높은 치료비용도 환자들에게 경제적인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응답자의 47%가 황반변성 치료비로 한 달에 200만원 이상을 지불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82%가 치료비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곧 가족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이어져 응답자의 74%가 자신의 질환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 8월부터 황반변성 치료제가 국민건강보험에 적용돼 경제적인 어려움을 일부나마 해소할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반변성 환우회 조인찬 회장은 "시력을 잃게 된다는 것은 세상을 잃는 것과 같은 절망감을 가져다 줄 수 있어 황반변성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인 관심이 절실하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조성원 교수는 "황반변성은 노년층에 많이 발병하기 때문에 단순한 노안으로 착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달력 등의 직선이 똑바로 안 보이고 휘어져 보이거나, 사물의 가운데 부분이 흐려지거나 뒤틀려 보이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발병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50세 이상이 되면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번씩은 망막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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