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빠른 증가세…대책 마련 시급
전립선암, 빠른 증가세…대책 마련 시급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9.08 17:14
  • 호수 1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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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뇨기과학회, 55세 이상 남성 100명 중 3.4명
▲ 대한비뇨기과학회는 9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전립선암 지도 완성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지난 3년간 전립선암 발병 역학조사를 통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국 55세 이상 남성의 전립선암 발병율(3.4%)이 중국(1.3%), 일본(2.3%)보다 훨씬 높고, 미국(5.8%), 유럽(5.3%)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전립선암은 ‘서구형 암’으로 알려져 동양인에게는 발병율이 적은 암에 속했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이사장 백재승)와 비뇨기 종양학회(회장 장성구)는 ‘블루리본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3년간 실시한 전국규모의 전립선암 선별검사 결과 55세 이상 남성 100명 중 3.4명이 전립선 암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007년 강릉, 대구, 전주 지역 3915명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조사는 2008년 광주, 대전, 마산 지역의 3824명에 이어 올해 인천, 청주, 춘천 지역 2624명을 검진함으로써 전국 9개 지역, 10363명을 대상으로 하는 검진결과를 도출했다.

▲ 2007년부터 3년간 전국 9개 도시에서 조사된 전립선암 발병 분포.

이번 역학조사로 인해 전국의 1만여명에 이르는 남성노년층이 무료 검진을 받았다. 향후 3년단위로 재조사를 벌여 지속적인 발병추이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학회 관계자는 전했다.

백재승 이사장은 “과거 유병률이 낮았던 전립선암이 최근 서구식 식생활 등으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전립선 암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전립선 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번에 블루리본 캠페인으로 진행된 전국단위 역학조사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립선암의 신규환자수는 최근 6년간 2.4배가 증가했을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영구 이사는 “남성 암 유병율 5위에 이르는 전립선암은 이미 자궁경부암을 추월했음에도 불구, 여전히 국가암 조기 검진 사업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며 “5대 암 중 남성을 대상으로 한 암 검진은 3개 밖에 되지 않아 전립선암을 국가 암 조기 검진사업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관리되면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주요 암 5년 생존율 국제비교’를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위암, 자궁경부암, 간암의 5년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다른 암들도 미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립선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6.9%로 미국(98.9%)에 비해 한참 떨어진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5대암과 전립선암의 발병비교표.



현재 5대 암으로 지정된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주관으로 1999년부터 무료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립선암의 경우 국가지원이 전무한 상태. 조기 검진에 필수적인 PSA 검사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립선암은 50대 이상의 남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아버지 암’으로 불린다. 유방암이나 자궁암이 여성에만 있는 것처럼, 전립선은 남성만이 가지고 있는 기관이다.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주로 서구식 고지방 식사를 하는 사람이나 유전적 원인이 발병 위험군이라고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은 자각증세가 거의 없고 매우 천천히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러 노년층에게 흔한 급뇨, 절박뇨, 빈뇨와 같은 증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전립선 비대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번 발병해 인체 중요 장기로 전이 되면, 40~60주 정도 밖에 살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전문의들은 “검진비 1만원 정도인 PSA검사만이라도 이뤄진다면 전립선암 희생자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무료검진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올해 1월 출범된 ‘전립선암 국가 암 검진 추진 사업단’은 보건복지가족부 및 대한의사협회에 전립선암의 국가암 도입 당위성에 대해 건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9월 8일에는 국회에서 입법공청회를 개최한데 이어, 전립선암을 국가 암 조기검진 사업에 포함시키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를 상대로 암정책과 시행령 개정 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오는 9~10월 정기 국회에도 암 관리법 개정 입법 발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제정 전립선암 예방수칙

1. 50대 이상 남성은 매년 전립선암 검진(직장수지검사, 전립선특이항원검사)을 받는다
2. 가족력이 있다면 40대부터 매년 전립선암 검진을 받는다
3. 된장, 두부, 청국장 등 콩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즐긴다
4. 동물성 고지방식을 피한다
5.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한다
6. 항산화 물질인 리코펜(Lycopene)이 풍부한 토마토를 익힌 상태로 섭취한다
7. 일주일에 3번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운동을 한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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