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물, 직장내 '갑질' 논란…택배 포장업무, 강제 투입 제기
시드물, 직장내 '갑질' 논란…택배 포장업무, 강제 투입 제기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10.1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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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억 배당금 지급…실적 악화에 오너 배당 잔치 의혹까지
시드물 본사(사진=홈페이지 캡쳐)
시드물 본사(사진=홈페이지 캡쳐)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기능성 화장품 전문 업체인 '시드물'에서 사무직 직원들을 강제로 택배 포장 업무에 투입시킨다는 폭로글이 올라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시드물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의 글이 게재됐다. A씨는 “회사는 명절, 연휴, 할인 이벤트 등 택배 물량이 상시보다 조금이라도 많아지면 사무직 직원들을 택배 포장에 투입시킨다”면서 “택배 포장팀 인원을 빡빡하게 유지하며 당일배송은 하겠다는 아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각 팀별로 1명씩 돌아가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택배 포장업무에 투입된다”면서 “이 지원은 강제적이었으며 추가로 주어지는 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버텨오던 직원들을 폭발하게 만든 일이 발생했다. A씨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 몇몇 팀이 본사와 20분 거리의 도심지로 이전한 뒤 본사 내 사무직 인원이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사측은 당일배송 원칙을 고수하며 도심지 이동 인원을 제외한 본사 직원들에게 ‘각 팀별로 2명씩 하루 2회 지원’이라는 공지를 내렸다. 

A씨는 지분 100%를 보유 중인 단독주주인 민원기 전 대표의 블로그 글을 캡쳐해 올리며 “이 글을 보고 모멸감이 들었다”고 적기도 했다. 민씨는 블로그 글을 통해 “회사가 지원자에 한해 업무시간 안에 지원받고, 지원 수당으로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또 “지금까지 강제적으로 택배 포장 업무가 진행됐으며 금전적인 보상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며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회사 대표가 거짓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직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비판했다. 

논란이 된 시드물은 유명 화장품 기업들에 밀리지 않는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하지만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민 전 대표의 배당 잔치 의혹까지 제기되며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드물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82억원과 146억원으로 직전 년도의 419억과 180억원과 비교해 8.8%, 18.8%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 속에도 배당금 지급은 꾸준히 이뤄졌다. 시드물은 2020년의 80억원, 2021년 155억원을 배당했고, 지난해에는 2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회사 성장이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에서 오너가 주머니 채우기에만 급급한 채 내부 직원들의 불만 목소리는 나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드물 관계자는 “타 부서 직원들의 택배 포장업무 투입 사실을 인정한다”면서 “직원들이 불만이 있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추석 포장 지원에 투입된 직원들에게는 수당 지급을 완료하고 업무를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민 전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 글을 통해 “앞으로 포장팀 지원이 필요하지 않도록 인원을 늘리고, 일시적으로 물량이 많아질 때를 대비해 필요할 때 바로 지원 가능한 예비 인력을 준비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는 절대로 다른 팀에게 업무시간 내 포장팀 지원 요청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드물 최대주주로서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미숙한 운영으로 마음 섭섭하게 해드린 점 미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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