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성 대한노인회 전남 무안군지회장 “노인회장은 추대로…누가 봐도 아닌 사람 되면 곤란해”
김천성 대한노인회 전남 무안군지회장 “노인회장은 추대로…누가 봐도 아닌 사람 되면 곤란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0.13 17:53
  • 호수 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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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회관 리모델링 예정, 경로당 회장 수당 지급 등 성과 

무안군수, 노인회에 적극 협조…과거 의정활동도 같이 해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대한노인회의 이상적인 지회장상(像)이라면 높은 경륜과 덕망, 열정 이 세 가지를 두루 겸비한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김천성(76) 대한노인회 전남 무안군지회장을 만난 순간 여기에 충족할 만한 지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 지회장은 공무원 생활 27년을 거쳐 군의회 의장과 의원을 지냈고, 대한노인회에 들어와 오랜 시간을 경로당 회장, 분회장으로 봉사했다. 그리고 2023년 4월 무안군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즉 행정 경험과 의정 경험, 노인회 봉사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아 노인회장 자격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취임 6개월 밖에 안 된 시점에 핵심공약 두 가지를 실현할 만큼 노인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과 열정도 뜨겁다. 

10월 10일, 전남 무안군지회에서 만난 김천성 무안군지회장은 “군수께 강력히 요구해 노인복지회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건물을 리모델링하기로 했고,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 수당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군 인구는 9만500여명, 노인인구는 1만8500여명이다. 무안군지회에는 9개 읍·면 분회, 415개 경로당, 회원 1만4000여명이 있다. 무안군지회 사무실은 무안노인복지회관 2층에 있다. 1층은 경로식당, 3층은 노인대학 강당으로 사용 중이다.

-경로식당에서 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일주일에 세 번(월·수·금)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하루 약150명이 이용 중이다. 관장을 따로 두지 않고 지회가 관리하고 있다.”

이날 경로식당 메뉴는 쇠고기미역국, 닭감자조림, 고춧잎나물무침, 양념깻잎지, 배추김치, 두유(후식) 등이다. 

-취임 6개월째이다. 어떤 일을 하셨는지.

“경로당 회장 4년을 하고 분회장을 4년 했으니 연습을 많이 하고 이 자리에 온 셈이다. 제가 취임할 때 7가지 공약을 세웠고 그 중에서 두 개가 가시적인 효과를 거뒀다.”

김 지회장은 선거 당시 ▷무안군지회 사무실 신축 이전 ▷읍·면 분회장 및 경로당 회장 수당 지급 ▷어르신 보행보조기, 발 마사지기 보급 ▷경로당 식탁 보급 ▷경로당 일자리 사업 확대 ▷분회장과 경로당 순회 및 민원 해결 ▷경로당 환경개선 지원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 가운데 지회 사무실 신축과 경로당 회장 수당 지급을 해결한 것이다.

노인복지회관은 휠체어가 1층서 3층까지 오르내리게 건물 중앙에 지그재그 형태의 복도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공간 효율성이 떨어지고, 노인들이 3층까지 걸어서 오르내리기 힘들어 해 새 건물이 필요했다. 

김 지회장은 “건물의 내구 연한이 아직 남아 철거는 안 되고, 부지 확보도 쉽지 않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며 “내년 본예산에 공사비가 반영 된다”고 말했다.

김천성 무안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김현 사무국장.
김천성 무안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김현 사무국장.

-짧은 시간에 어려운 경로당 회장 수당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 7월부터 415개 전체 경로당 회장에게 월 5만원, 그리고 분회장에게 월 3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는지.

“전남에서 노인복지가 잘 된 곳 중 하나가 신안군이다. 물론 섬 지역이란 특수성으로 도서개발비 등이 있기도 하지만. 신안군 사례에 비추어 경로당 회장에게 수당을 지급해달라고 군청과 군의회에 적극 요청한 결과다. 의장 출신이란 점도 있고, 의원들하고 잘 해서 조례 제정을 했다.”

-나머지 공약도 잘 돼 가는지.

“요즘 경로당에서 식사를 많이 한다. 노인들이 앉고 일어서는 일이 보통 불편한 게 아니다. 경로당에 식탁과 의자를 순차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또 나이 들수록 치매를 비롯해 고혈압, 당뇨 같은 대사성 질환에 걸리기 쉽다. 이걸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보건소와 함께 대비하려는 것이다.”

-어떻게 예방하는지.

“치매의 경우 사전검사를 통해 증세가 발견되면 보건소에 연계해 집중관리를 한다.” 

-노인 건강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가장 호응도가 높은 프로그램 중 하나가 ‘활법’(한국전통상수활법)이다. 이거 한 번 받아보면 다들 만족해한다. 저도 체험해봤는데 효과가 좋더라. 활법협회 원장이 직접 나와 노인들 전신을 지압한다. 내년에는 예산을 늘려 더 많은 회원들이 도수체험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기본적인 비품은 물론 고가의 안마의자, 정수기 등을 다 갖췄다. 고령화가 되면서 촌의 경로당 회원 수는 줄고, 반면에 읍에서는 느는 추세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병원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것 같다.”

-경로당 운영비는.

“운영비가 좀 적은 편이라 부식비를 10만원씩 올렸다.”

-무안 군수가 노인회에 협조를 잘 해 주는 것 같다.

“그렇다. 군청의 담당부서에 예산을 올리면 거의 100% 들어주신다. 과거 의정활동을 같이 했던 인연도 있다.”

-정치계 입문 계기는.

“공무원 시절 의원들의 정치 활동을 가까이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30년 가까이 공무원을 하면서 ‘공무원의 꽃’이라는 과장을 못한 아쉬움도 있었고….” 

-의회 입성하자마자 의장을 지냈다. 가능했는지.  

“한 3선 의원이 ‘초선이 의장할 수 있느냐’고 해, (제가)‘나이도 제일 많고 최다 득표인데다 공무원 경험도 있으니 충분하지 않느냐’고 했다. 의원 시절 경로당이 필요한 곳에 신설을 했고, 복지관 프로그램 예산 지원도 많이 했다.”

-지난 2월에 치른 무안군지회장 선거는 어땠는지. 

“분회장들로부터 권유를 받았을 때 추대인 줄 알았다. 뒤에 경선이 됐고 열심히 뛰었다. 지금까지 선거만 5번을 치렀다. 축협장 선거에 실패하고, 의원 선거 두 번, 분회장·지회장 선거 등이다.” 

-선거 당선 비결이라면.

“발로 뛰고, (유권자를)많이 접촉해야 한다.”

-분회장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군비 10억원을 지원 받아 분회 건물 주차장을 확보하고, 비가림막도 설치하고, 식당도 마련했다.”

김천성 무안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올해 노인일자리에 500명이 참여한다”며 “공공일자리 수당을 30만원으로 인상하고, 일자리 수도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이어 “노인회장 선거는 가능한 추대로 가야 한다”며 “덕망 많은 사람이 해야지 누가 봐도 저 사람이 하면 안 된다는 이가 들어가면 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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