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에 물린 후 상처 부위 너무 꽉 묶으면 ‘괴사’ 우려
뱀에 물린 후 상처 부위 너무 꽉 묶으면 ‘괴사’ 우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0.16 14:10
  • 호수 8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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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알려진 응급처치법

상처 부위에 과산화수소 도포 금물… 코피 날 때 고개 뒤로 젖히면 안돼

벌에 쏘였다면 ‘과민성 쇼크’에 유의… 절단된 부위, 얼음에 싸지 말아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돌연 발생한 외상에 대해 치료하는 것을 ‘응급처치’라 한다. 언제, 어디서 외상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 간단한 응급처치법을 알고 있다면 유용하게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흔히 알려져 있는 응급처치법이라도 정확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것이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널리 퍼져있는 잘못된 민간요법들이 많다. 이에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을 소개한다.

◇상처 부위에 과산화수소를 바른다?

어르신들의 경우, 넘어지거나 베여서 상처가 난 부위에 과산화수소를 바르는 경향이 있다. 과산화수소를 바르면 상처 부위에 흰 거품이 일어나는데, 시각적으로 치료가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피부 조직을 손상시킬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세균을 죽이는 과정에서 건강한 세포까지 함께 죽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처가 덧나거나 치유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 상처 부위는 깨끗이 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흐르는 물을 이용해 깨끗이 씻어낸 다음 상처 치유에 효과적인 연고를 발라줘야 한다.

◇코피엔 출혈 부위 압박해야

많은 사람들이 코피가 났을 때 휴지로 코를 막은 뒤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머리를 뒤로 젖히면 코피가 목구멍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는 코피를 멈추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코피를 좀 더 빨리 멈추기 위해서는 오히려 고개를 앞으로 약간 수그려야 한다. 이 상태에서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콧볼을 잡고 누르면서 출혈 부위를 압박해야 빠르게 지혈할 수 있다. 이 상태로 5~10분간 압박을 가한 뒤 손가락을 떼고 코피가 멈췄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뱀독 퍼지지 않으려 꽉 묶으면 괴사 위험 

뱀에 물렸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뱀이 독사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독사는 머리 모양으로 구분을 하는데 화살촉처럼 삼각형이고 눈동자는 아래위로 긴 수직 형태이며, 몸통은 표범처럼 얼룩덜룩한 무늬에 적갈색 또는 초록색을 띠고 있다. 만일 뱀의 생김새를 관찰하지 못했을 경우, 물린 부위에 2개의 이빨 자국이 있거나 피부 변색과 부종, 수포 등이 나타났다면 독사에게 물린 것으로 봐야 한다. 

뱀에 물렸을 때 대개 알고 있는 응급처치 방법은 독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막고자 끈이나 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 주변을 묶는 것이다. 실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독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로 상처 위와 아래 부위를 풀기 어려울 정도로 겹겹이 꽉 묶거나 심지어는 케이블타이 또는 가는 철사로 칭칭 감기도 한다. 

양희범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상처 주변 부위를 너무 꽉 묶을 경우, 오히려 혈액순환을 방해해 심한 부종이 생길 수 있고, 압력이 강한 가는 철사나 케이블타이 등을 이용할 경우 혈액의 흐름을 막아 상처 아랫부위가 괴사될 수도 있다”며 “물린 부위에서 5~10㎝ 윗부분을 끈이나 수건 등을 이용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있게 묶은 후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로 절대 뛰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상 부위에 된장 바르면 ‘독’

예로부터 화상 부위에 소주를 붓거나 된장을 발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화상 부위에 소주를 부으면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으며 된장 또한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다. 심한 화상의 경우 신속히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비교적 가벼운 화상의 경우 화기를 빼기 위해 환부를 차가운 물로 15~20분 정도 씻어야 한다. 이후엔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멸균 거즈로 감싸야 감염을 방지할 수 있다.

◇벌에 쏘였다면 과민성 쇼크 주의해야

가족, 친지들과 벌초를 하거나 등산을 위해 산을 찾을 경우엔 벌 쏘임을 주의해야 한다. 미처 벌집을 보지 못하고 건드리는 경우, 순식간에 벌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벌에 쏘였을 때 증상은 벌의 종류와 쏘인 횟수 그리고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보통 말벌이 아닌 일반 벌은 쏘인 부위에 통증, 붓기, 가려움 등의 반응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1~2일이면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알레르기 반응이다. 벌 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일반 벌에 쏘이더라도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 피부가 창백해지면서 땀이 나고 두드러기나 설사가 생기거나 호흡곤란이나 혀와 목에 붓기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증상을 ‘아나필락시스 쇼크’라고 하며, 심한 경우 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양희범 교수는 “평소 벌 독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벌에 쏘였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과민성 쇼크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꼭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단 부위, 얼음에 싸면 접합수술 어려워

최근엔 조경 관리 목적으로 예초기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안전한 제품들이 많이 나왔지만, 날카로운 톱날을 사용하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예초기를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는 작업 도중 톱날이 돌에 부딪혀 손가락 또는 발가락 등이 다치게 되는 경우다. 심한 경우 절단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면 먼저 적당한 힘으로 지혈을 한 뒤 절단된 부위를 물로 씻은 다음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싸서 병원을 빨리 찾아야 한다. 다만, 절단된 부위를 얼음과 함께 넣을 경우, 조직 세포에 문제가 생겨 접합수술이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얼음에 싸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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