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의혹 등 ‘바람 잘 날 없는’ 영원무역그룹…공정위 조사 중
내부거래 의혹 등 ‘바람 잘 날 없는’ 영원무역그룹…공정위 조사 중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10.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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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 “YMSA 비상장법인, 지분 증여 등 구체적 내용 확인할 수 없다”
영원무역 사옥(사진=연합뉴스)
영원무역 사옥(사진=연합뉴스)

성기학 회장의 자녀 부당 지원과 부당 내부거래 의혹 등 현장조사 
공정위 조사 결과 따라 마무리단계 돌입한 ‘승계 작업’ 차질 불가피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노스페이스’ 등 해외 의류를 제조·수입하는 영원무역그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 최근 제기된 성기학 회장의 자녀 부당 지원과 부당 내부거래 의혹 등을 공정위가 정조준하고 나선 것. 이번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라 굳건히 지켜오던 성래은 부회장의 후계 행보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영원무역그룹에 대해 현장조사에 나섰다. 지난 19일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 영원무역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YMSA 등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현장조사에는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 소속 조사관 1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무역그룹은 성기학 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부당지원, 부당내부거래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오너 2세인 성래은 부회장은 지난 3월 부친인 성기학 회장이 소유한 YMSA 지분 절반을 증여받으며 증여세 850억원을 납부했다.

이 과정에서 증여세의 대부분을 YMSA에서 빌려 현금으로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YMSA는 대출금을 마련하기 위해 당시 본사 건물로 사용하던 대구 만촌동의 빌딩을 600억원 상당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후 건물 매수자가 그룹 내 다른회사인 영원무역으로 드러났다.

영원무역이 YMSA로부터 부동산을 매입하며 지불한 대금을 YMSA가 성래은 부회장에게 대여해줬고 성래은 부회장은 이를 통해 영원무역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YMSA 지분 절반을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앞서 지난 3월 배당정책을 바꾼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 3월 초 기존에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0%였던 배당정책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50%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배당 규모가 축소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문제는 성래은 부회장이 YMSA 지분을 증여받은 시점이 얼마 뒤인 3월 말이었다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YMSA 자산 가치를 축소시켜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위법사항에 대한 적발 및 제재가 내려질 경우 영원무역그룹은 사실상 마무리단계에 돌입한 승계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002년 영원무역에 입사한 성래은 부회장은 2007년 글로벌컴플라이언스·CSR부문 이사를 거쳐 2016년 영원무역홀딩스 대표, 2020년 영원무역 사장직에 올랐다. 지난 2021년에는 성기학 회장의 개인회사인 YMSA 대표에 임명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11월 영원무역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에 불거진 의혹 및 논란과 이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 착수로 9부 능선을 넘은 성래은 부회장이 최대 변수를 맞게된 모습이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주식 증여와 관련해 “관련 법규상 YMSA는 주주의 주식보유 현황이나 변동 내역 또는 자산 변동 등에 대한 공시 또는 공개를 요하지 않는 비상장법인으로 주주의 개인적인 증여의 구체적인 내용을 회사가 확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YMSA는 성기학 회장과 성래은 부회장 2인이 주주인 회사로 관련 법규에 따라 성래은 부회장에게 자금을 대여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YMSA는 회계법인 및 법무법인 등 외부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관련 법규에 의거한 자산가치 평가, 국세청 고시 이자율 적용, 충분한 담보 확보 등 적법한 조치를 취하고, 관련 계약의 체결 등에 대한 이사회 승인 등 필요한 법적 절차를 엄격하게 준수해 대출을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배당정책 변경과 관련해서는 “배당정책을 바꾸는 것과 대주주의 증여는 별개의 문제”라며 “주식 증여에 따른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두 달 평균 가격을 평가해 계산하는데 그 기간 동안 주가는 대체로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당정책이 바뀐 뒤 일시적으로 주가가 흔들리기는 했으나 곧 회복됐고 공시 당시보다 주가는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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