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준 대한노인회 강원 인제군지회장 “어르신들, 사회 기여에 앞서 건강관리 잘 해 아프지 말았으면”
김양준 대한노인회 강원 인제군지회장 “어르신들, 사회 기여에 앞서 건강관리 잘 해 아프지 말았으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0.30 09:51
  • 호수 8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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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분회장 활동비 인상, 없던 사무장도 지급 “보람 느껴”

직원 등 14명이 1600여명 일자리 운영하는 시니어클럽 관장도 맡아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재밌게 일한다.”

10월 24일, 김양준(79) 대한노인회 강원 인제군지회장이 한 말이다. “지회장 해보시니 어떠신가”하고 묻자 “매일 출근하는 규칙적인 생활이 좋고, 가시적인 사업성과에서 보람도 느낀다”며 이 같이 대답했다. 

지회 분위기에서도 이 말이 실감났다. 이날 인제읍에 위치한 인제군지회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온기와 활기를 느꼈다. 무슨 일이든 재미를 느끼면 능률도 오르기 마련이다.  

김 지회장은 “선거공약 중에 하나만 못했고 다 실현했다”며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경로당 회장과 분회장 활동비를 인상했고, 사무장 활동비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인제 군민은 3만2000여명, 노인 인구는 7300여명이다. 인제군지회에는 6개 읍면 분회, 88개 경로당, 회원 5500여명이 있다. 김양준 지회장은 남면 남전2리 이장, 인제군체육회 게이트볼 회장. 인제군체육회 이사를 지냈다. 현재 강원도 게이트볼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인제군 남전2리 경로당 회장과 수석부회장을 거쳐 2022년 4월에 인제군지회장에 취임했다. 인제군정발전 유공표창, 강원도정발전 유공표창, 노인복지 유공표창을 수상했다.

-올해 노인의 날 기념식은 잘 치렀는지.

“군수께서 읍에 나오기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을 배려해 면마다 행사를 치른다. 아직 3곳이 더 남았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려운 현안 중 하나를 해결했다고.

“경로당 회장과 분회장 활동비를 인상해 각각 10만원, 15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없던 사무장 활동비(5만원)도 드리게 됐다.”

-명목은.

“기존에 지급해왔던 터라 따로 조례를 만들거나 하진 않았다. 최상기 인제군수의 노인 공경심이 대단하다. 지회장 선거가 있었던 지난해에 몇 개월 시차를 두고 지자체장 선거도 있었다. 당시 후보로 나선 군수와 공약에 대해 조율했다. 여담이지만 군의장과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김 지회장은 “지회장실 소파도 낡아서 도저히 쓸 수가 없었다”며 “군수께 부탁하자 새로 싹 갈아줬다”며 웃었다. 

-다른 공약이라면. 

“노인복지센터를 건립하겠다고 했다. 남면 신남에 짓고 있는 복지센터는 웬만한 운동기구를 다 갖췄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해 어르신들이 하루를 재밌게 보내도록 했다. 장기, 바둑을 두다 식사 때가 되면 식당에서 식사하시고, 오후에는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군수께 면마다 노인복지센터를 하나씩 세워달라고 했다. 제 임기 중에 3곳은 가능할 것 같다.”

김양준 인제군지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 끝이 정광식 사무국장.
김양준 인제군지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 끝이 정광식 사무국장.

직원 처우 개선, 경로당 활성화 및 회원 배가 운동 등도 공약 중 하나다. 지회 직원은 사무국장, 총무부장, 경로부장·과장 그리고 취업센터장 등 5명이다. 김 지회장은 ‘직원 처우개선은 힘든 부분“이라면서도 ”군수께서 적극 지원해줘 조금은 나아졌다“고 말했다. 

-회원 배가 운동은.

“여기 게이트볼 인구가 400~500명 된다. 게이트볼대회 출전을 원할 경우 먼저 대한노인회 가입을 권유한다. 그게 효과를 많이 본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지회가 관리하는 시니어클럽에서 전담한다.”

-시니어클럽을 지회가 맡아 관리한다니.

“지회장이 관장직을 맡고 있다. 읍내의 한 건물을 임대해 직원과 일용직 등 14명이 1600여개 일자리를 관리하며, 예산이 연 85억원에 달한다. 공공일자리도 많이 하고 특히 사회서비스형이 자리를 잡았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라면.

“커피숍하고 같이 하는 시니어빵집, 칼국수·만둣국·충무김밥을 파는 ‘할매국수’, 마지막으로 뷔페식의 밥집이 있다. 이 가게들이 아주 잘 된다. 빵집 경우는 하루 매출이 80만원을 상회한다. 요즘 빵 하나에 커피 한잔으로 점심을 때우는 이들이 많다. 당일 만든 무방부제 빵이라 맛이 있는데다 커피가격도 저렴해 점심때는 줄을 선다. 군인 가족들이 많이 사간다. 기존의 상인들 사이에 불만의 소리가 나올 정도다.”

인제군지회는 지역 특성상 소양강댐 주변 환경정화, 산불방지노인감시단 등의 일자리가 있다. 상수원 보호 차원에서 노인들이 댐 주변을 청소하는 것으로 기초연금 수급자도 가능하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주관하며 70명이 참여한다. 김 지회장은 “경로당에서 돌아가며 회원들이 조를 이뤄 경로당 주변과 산을 살핀다”며 “수당은 경로당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안마의자, 정수기 등 건강과 여가활동에 도움이 되는 기구가 잘 보급돼 있다. 노후 경로당은 헐고 새로 짓고, 경로당에 테이블과 의자도 들여놓는다.”

김 지회장은 “최근에 볼링과 비슷한 ‘몰키’ 게임을 해봤는데 재미가 있더라”며 “군 의원에게 부탁해 ‘몰키’ 게임도구를 경로당마다 보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로당에서 지회 운영비를 기부하는 게 남다르다.

“이 자리에 와보니 지회 운영비가 하나도 없었다. 군청에 장학금을 기부하는 경로당에다 ‘지회에도 신경 좀 써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응해주었다.  어르신들이 폐지 등을 팔아 모은 수익금을 보내주신다.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과거 오래 종사했던 일은.

“평생 농사를 지었다. 배추농사(8000평)를 크게 해 군부대에 납품하기도 했다.”

-강원도 게이트볼협회 회장으로 있다. 

“게이트볼 선수들을 인솔해 전국을 돌며 게이트볼대회에 참가한다. 주중에는 (선수들이)노인일자리 때문에 대회 참가가 불가능해 주말에만 나간다. 개인적으로도 게이트볼을 즐기는 편이다.”

김 지회장은 “노인에겐 걷는 게 좋다”며 “30여분 소요되는 게이트볼 게임을 세 번 하면 약3000보를 걷는 셈”이라고 말했다. 

-노인사회에 바람이라면.

“어르신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주기를 바라기에 앞서 건강관리를 잘 하셔서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행복한 노후를 사는 길이기도 하다.”

김양준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가능한 어르신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고, 뭐라도 더 얻어다 드리고 싶다”며 “여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약을 맺어 도움을 받고 있고, 다음 주에는 임원들을 모시고 DMZ(비무장지대) 관광도 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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