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지면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위험 높아져…심근경색 위험 막는 생활 속 조기 경보
쌀쌀해지면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위험 높아져…심근경색 위험 막는 생활 속 조기 경보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0.30 13:37
  • 호수 8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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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통증, 체한 것 같이 속이 불편… 골든타임 내 막힌 혈관 뚫어야 살아

혈전이 혈관 막아 혈액 완전 차단… 스텐트 삽입 등 관상동맥성형술 치료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심장은 생명과 직결되는 핵심 신체기관임에도 사람들의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실제로 최근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심근경색증 조기 증상에 대한 인지율이 전체 국민의 절반 이하 수준인 47.1%였다. 

그러나 심근경색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는 환절기에는 심혈관 질환 발병이 증가하는 만큼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경수 강남베드로병원 심장내과 원장(순환기내과 분과전문의)은 “심근경색은 국내 질환 중 사망 원인 2위이자, 돌연사 1위 질환으로 손꼽힌다”며 “초기 사망률이 30% 이상인 데다 치료 시에도 병원 내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위험도가 높고 진행이 빠른 만큼, 심근경색의 전조 증상과 예방법을 숙지하고 적절한 응급대처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막히면서 혈액이 심장에 공급되지 않는 질환으로, 이로 인해 심장 근육이 괴사되면 심장마비, 심정지까지 이를 수 있다. 그림=강남베드로병원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막히면서 혈액이 심장에 공급되지 않는 질환으로, 이로 인해 심장 근육이 괴사되면 심장마비, 심정지까지 이를 수 있다. 그림=강남베드로병원

◇혈액 순환 완전 차단되는 ‘심근경색’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에 의해 막혀 혈액이 심장에 공급되지 않아 심장 근육이 괴사되고 심장마비, 심정지까지 이어지게 되는 질환이다. 

협심증과 비슷한 질환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두 병은 기전에서 차이가 있다. 협심증은 동맥 혈관이 75%~90% 수준으로 좁아져 심장 내 혈액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증상인 반면, 심근경색은 혈전이 혈관을 막아 혈액을 ‘완전히’ 차단한다. 

문제는 가슴 통증 등 전조가 있는 협심증과 달리 심근경색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심증이 있는 경우 좁아진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으나, 평소 이상이 없더라도 혈전이 발생해 관상동맥을 막으면 급성 심근경색을 겪게 된다. 즉, 평소 혈관이 깨끗하고 심전도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큰 혈전이 생기면 급성 심근경색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심근경색은 예후가 좋지 않다. 초기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회복하더라도 첫 1년간은 재발 위험이 있어서다. 특히 재발 시 사망률은 최대 85%까지 치솟는데, 이는 최초 심근경색을 겪을 당시 심장 근육의 손상과 이로 인한 후유증 탓이다. 

심근경색이 발병했다면 중요한 것은 빠른 대처다. 골든타임 이내에 증상을 파악하고 응급조치를 취한 후, 최대한 빠른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다시 개통해 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만큼 심근경색의 증상을 평소 잘 알아 두고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슴 전체를 짓누르는 통증이 대표적

심근경색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전체를 짓누름 ▲쥐어짜는 듯한 통증 ▲안정을 취해도 지속되는 통증 ▲체한 것처럼 속이 더부룩함 ▲목과 턱, 어깨, 왼쪽 팔까지 생기는 통증 등이 있다. 

특히 가슴에 나타나는 압박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이다. 통증의 강도를 1~10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10에 해당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전형적인 증상 외에 ‘속이 쓰리다’, ‘체한 것 같다’고 호소하는 비전형적인 증상도 많이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남베드로병원 심장내과 김경수 원장은 “실제로 심근경색 환자 20~30% 정도는 ‘속이 쓰리다, 가슴이 뜨겁다, 체한 것 같다’는 소화불량을 호소한다. 심장과 위는 횡격막을 사이에 두고 위아래로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서다. 만약 심장의 아랫부분을 담당하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근경색을 체하거나 소화가 안 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김경수 원장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심근경색 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작은 신호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근경색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가능한 빠르게 혈관을 다시 뚫어주는 재관류 치료다. 가장 보편적으로는 합금 철망으로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삽입 시술 등 ‘관상동맥성형술’이 있다. 

만약 협착이 심해 효과가 없다면 다른 곳에서 여분의 건강한 혈관을 잘라 와 덧대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진행해야 한다. 다만, 스텐트 삽입은 중재 시술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도 진행하나, 관상동맥우회술은 수술에 해당돼 전신마취 후 진행하게 된다. 이후 증상에 따라 약물 및 비약물 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잘못된 생활 습관, 발병 위험 높여

안타깝게도 국내 심근경색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 환자 수는 7만6000여명(2013년)에서 13만1000여명(2022년)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 역시 6%대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잘못된 생활 습관과 늘어난 성인병 탓이 크다. 특히 최근 흔하게 나타나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질환과 흡연, 운동 부족, 고지방 섭취 식습관 등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심근경색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식사를 저염식, 저지방식으로 바꾸고 금연을 하는 등 습관만 바로잡아도 도움이 된다. 또한 심근경색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심혈관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특히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는 환절기에는 심근경색 발병 위험 요인을 예방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혈관 건강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지키는 중요한 방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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