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회 소속 이도노인자원봉사단 “해녀들이 다시 힘을 합쳤다”
제주연합회 소속 이도노인자원봉사단 “해녀들이 다시 힘을 합쳤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11.10 15:22
  • 호수 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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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주변·놀이터 환경정화, 어린이충효교실 운영 

여성 봉사단원 중 해녀 출신 5명… 봉사에도 앞장서

이도노인자원봉사단원들이 어린이놀이터의 미끄럼틀을 닦고 있다.
이도노인자원봉사단원들이 어린이놀이터의 미끄럼틀을 닦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해녀들이 다시 힘을 합쳤다. 이번엔 자원봉사이다. 물질로 가족을 부양했던 이들이 나이 들어서도 가만히 앉아 있지를 않았다. 경로당을 비롯 마을 곳곳을 청소하고, 어린이놀이터를 소독하고, 아이들에게 잊혀져가는 ‘제주어’를 가르치는 등 지역발전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 소속의 이도노인자원봉사단(단장 양기순) 얘기다. 이 봉사단의 일원이자 해녀 출신인 김정자(80) 단원은 “우리 봉사단에 해녀 출신이 저를 포함 5명”이라며 “오랫 동안 물에서 생활해서인지 또래 나이에 비해 건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이 우리에게 준 혜택은 무한한 것”이라며 “우리도 받은 만큼 돌려줄 수 있는 일이 무얼까 하고 찾던 중 자원봉사를 접했고,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김 단원은 20여년 해녀 생활을 했다.

이 봉사단은 제주시 이도2동에 위치한 남광경로당 회원 20명(남 8, 여 12)이 주축이 돼 2018년 9월에 결성됐다. 양기순(80) 이도노인자원봉사단장은 “2010년 6월에 경로당이 설립된 직후 임원들로 구성된 봉사단을 조직했다”며 “10년 전에 대한노인회 주최 노인자원봉사클럽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았을 정도로 봉사 이력이 오래됐다”고 소개했다. 

양 단장은 35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다. 남광경로당 사무장, 회장 등을 하며  헌신적으로 경로당을 운영해오고 있다. 양 단장은 “올해 경로당 운영실적 평가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대한노인회가 주관한 모범경로당에 선정되기도 했다”며 “인터넷 다음 카페에 ‘남광경로당’을 개설해 회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경로당의 국학기공팀은 전국 규모의 경진 대회에서 큰상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봉사단원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건강과 자존감을 되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고 연장자인 김양자(88) 단원은 “경로당에 나와 국학기공을 따라하고 봉사 날 같이 어울려 땀을 흘리다보면 기분이 상쾌하다”며 “노란조끼를 입고 쓰레기를 줍는 우리를 보고 주민들이 ‘수고하세요’, ‘고마워요’라고 인사할 때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김 단원 역시 해녀 출신이다.

이 봉사단은 여름·겨울방학 기간 중 경로당에서 어린이충효교실을 열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예절·한자교육을 했다. 

고춘자(80) 단원은 “제주어를 잘 모르는 중학생들에게 제주어를 가르치고, ‘지름떡’ 등 제주음식 만드는 것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강인종 제주연합회장은 “이도노인자원봉사단 어르신들은 경로당 운영도 잘 하시고,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며 “노인회 위상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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