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 부르는 이갈이·코골이… 수면다원검사 필요
수면장애 부르는 이갈이·코골이… 수면다원검사 필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1.13 14:07
  • 호수 8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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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이갈이가 야기하는 질환

비만인 사람에게 주로 생기는 ‘코골이’… 협심증·뇌졸중 발생 위험 높아

턱관절 통증 일으키는 ‘이갈이’… 수면 시 마우스피스 사용은 좋지 않아

코골이와 이갈이는 흔한 수면장애로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까지 괴롭게 하는 질환이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골이와 이갈이는 흔한 수면장애로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까지 괴롭게 하는 질환이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수면은 낮 동안 지친 몸과 뇌를 회복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잠이 부족하면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정신건강 질환은 물론 신체면역기능과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특히 코골이와 이갈이는 흔한 수면장애로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까지 괴롭게 한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며, 낮 시간의 피로도 증가와 집중력 감소로 이어진다. 이에 이갈이와 코골이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코골이

코골이는 호흡 기류가 여러 원인에 의해 좁아진 기도를 지날 때 주변에 진동을 만들어내며 발생하는 소리다. 주로 남성, 비만한 사람, 음주를 즐기는 사람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비만인 체형의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목 안쪽까지 비만해서 기도가 상대적으로 좁아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른 체형의 사람이 코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목젖의 길이가 늘어나 있어서 누웠을 때 목젖이 뒤쪽 인두에 닿는 사람들이 보통 코골이 증상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편도가 커서 기도가 좁아지거나 턱이 선천적으로 작은 사람들은 혀가 뒤로 밀려있어서 코골이를 하게 된다.

코골이 자체는 병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될 경우, 자는 동안 산소 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아 극심한 피로는 물론 당뇨, 심혈관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껴지는 두통, 무기력, 피로감 △수면 중 한동안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가 숨을 몰아쉬는 증상 등이 있다.

심할 경우 협심증,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의심되는 경우,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되면 대개 양압기를 통해 치료하며, 필요에 따라 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만약 비만하다면 체중감량이 우선이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 증상이 약 50%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간혹 깊은 잠을 자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수면제를 무분별하게 섭취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장희상 대전선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수면 전에는 가습기를 틀어서 구강호흡 시 목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머리보다 턱이 들리는 경추베개는 구강을 벌리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턱이 아래로 약간 당겨지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에서는 코골이가 약해지므로 죽부인과 같은 수면 베개를 이용하면 좋다”며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음주를 포함해 과도한 수분 섭취를 금해야 코골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갈이

이갈이는 반복적으로 치아를 옆으로 갈거나 꽉 무는 습관을 말한다. 일시적으로 나타난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갈이가 계속되거나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이갈이는 숙면을 방해하고 치아를 마모시킬 뿐만 아니라 턱 근육을 피로하게 만들고 턱관절을 손상시켜  턱관절 장애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턱관절의 지나친 사용과 집중되는 힘에 의한 높은 피로감은 긴장성 두통을 유발해 일상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별것 아니라고 치부해 왔던 수면 중 장애가 고통스러운 만성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갈이는 뇌파 각성에 의한 수면장애로 추정되는데, 대부분 수면 중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하나의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단순 치과적 문제뿐 아니라 수면 중 호흡행태, 수면자세, 체내 철분 수치, 심리적 문제 등 원인이 다양하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전문적 진료와 검사로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두통을 비롯한 여러 증상을 일으키는 데다 방치 시 증상의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게 좋다. 

치과에서는 정기적인 진료와 더불어 권장하는 것 중 하나가 구강 내 장치인 ‘스플린트’ 착용이다. 일시적 착용은 치아 건강에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지만, 치아와 잇몸을 감싸는 특징 때문에 2주 이상 착용 시에는 장치와 구강 상태에 대한 전문 의료진의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갈이로 불편함이 없고 2차적 합병증이나 부작용, 후유증이 없다고 하더라도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갈이 행위 자체만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기성품인 마우스피스 사용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진 진단 없이 마우스피스를 장기간 사용한다면 치아가 조이거나 시릴 수 있으며, 치아 위치이동에 따른 교합이상, 부정교합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연희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기성품인 마우스피스는 크기가 정해져 있어 자신의 치열에 맞게 조정하기가 어려운데 맞지 않은 신발이 잘 벗겨지는 것처럼, 마우스피스가 딱 맞지 않을 경우 수면 중 불편감에 잠이 깰 수 있다”며 “이갈이 행위 자체만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성품 마우스피스 사용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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