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참이슬’에 ‘처음처럼’ 추격… 지역 1등은 따로 있다
선두 ‘참이슬’에 ‘처음처럼’ 추격… 지역 1등은 따로 있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1.13 14:20
  • 호수 8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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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마시면 좋은 지역별 소주

도수 낮은 저도주 강세는 공통… 충남 ‘이제 우린’, 호남 ‘잎새주’가 강세    

부산, 열량 낮은 ‘대선’이 장악… 경남, 지리산 암반수 사용한 ‘좋은데이’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정부는 지난 1976년부터 1990년대까지 소주 시장의 과다경쟁과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소주 판매업자가 해당 지역에서 생산하는 소주를 소주 총구입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도록 하는 ‘자도소주 구입명령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에 가면 특색있는 향토 소주를 맛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 경계가 허물어져 타 지역에서도 지역 소주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각 지역의 특성과 지역민들의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지역 소주를 소개한다.

◇서울·경기도 ‘참이슬’

서울·경기권을 장악하고 있는 소주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은 지난 1998년 10월 출시됐다. 당시 참이슬 도수는 23도였는데, ‘소주=25도’라는 공식을 깨며 독한 소주의 이미지를 바꿨다는 평을 받았다.

쌀·보리·고구마·타피오카·사탕수수 등에서 발효 증류한 알코올만 정제해 사용하며, 현재는 20.1도 참이슬 오리지널과 16.5도 참이슬 후레쉬 등 두 개 브랜드가 있다. 전국에서 두루 소비되며, 특히 수도권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정 대나무 숯으로 4번 거른 참이슬은 깨끗한 목 넘김이 특징인 소주로, 유럽에서 설탕 대신 사용되고 있는 식물성 감미료인 핀란드산 결정과당을 사용해 더 깨끗한 맛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강원도 ‘처음처럼’

‘처음처럼’은 지난 2006년 두산이 참이슬의 독주에 대응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소주다. 20도의 저도 소주로 당시 여심을 파고들었다. 대관령 기슭의 암반수로 만들어 술맛이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다. 출시 다섯 달 만에 판매량 1억 병을 돌파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2007년에는 도수를 19.5도로 낮췄으며, 이후에도 17.5도, 17도 등으로 도수를 낮추며 저도주 시대를 열었다. 현재는 17도의 처음처럼, 16.5도의 ‘처음처럼 순한’, 20도의 ‘처음처럼 진한’ 등 세 종류가 있다. 처음처럼의 역사는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6년 강원도 강릉에 강릉합동주조가 설립되면서 ‘경월소주’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를 1993년 두산에서 인수했고 이후 2009년엔 롯데주류에 인수됐다. 

◇충청 ‘시원한 청풍’·‘이제우린’

충북도의 자체 브랜드인 ‘시원한 청풍’은 세계 3대 광천수로 유명한 충북 초정리 광천수로 빚은 술이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발매 당시에는 부산지역의 소주인 ‘C1’과 동일한 명칭이었으나, 2004년 ‘시원 소주’로 변경했으며 이후 도수를 21도에서 20도로 낮춘 ‘시원한 청풍’으로 다시 출시했다.

맥키스컴퍼니에서 출시한 대전, 세종,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는 희석식 소주 브랜드인 이제우린은 지난 2005년 ‘맑을린’으로 출시돼 2008년 ‘O2린’(오투린)을 거쳐, 2018년 ‘이제우린’으로 제품명이 바뀌었다.

지역 브랜드답게 대전, 세종, 충남 내의 점유율이 엄청나서 청양에서는 90%. 서산·당진·예산·홍성·부여·공주 등지에서는 70%, 대전에서는 60% 정도로 대전·세종·충남 대표소주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부산 ‘대선’

대선주조는 부산 소주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며 지역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선주조의 대표 상품으로는 도수 19도의 ‘C1’ 소주와 16.5도의 ‘대선’ 소주, 2021년 출시한 16.9도 소주 ‘다이아몬드’ 등이 있다.

대선 소주는 잡미가 없고 기존 제품보다 열량이 낮은 게 특징이다. 현존하는 당류 중 최고가 식물성 원료 ‘토마틴’이 함유돼 단맛과 풍미가 높다.

◇경상 ‘좋은데이’·‘금복주’

경상남도 지역을 대표하는 소주는 무학의 대표 브랜드 ‘좋은데이’다. 무학은 지난 2006년 16.9도인 ‘좋은데이’를 선보였다. 좋은데이는 지리산 지하 320m 암반수를 사용한 자연 알칼리수 소주다. 72시간 산소 숙성과 10단계 여과로 부드러운 소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엔 도수를 기존 16.9도에서 16.5도로 낮췄다.

마산은 예로부터 술로 명성이 높은 도시다. 무학은 1929년 경남 마산(현 창원)에서 소화주류공업사로 출발해 1965년 고(故) 최위승 무학 명예회장이 인수한 후 무학양조장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무학’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소주왕 별칭으로 불리는 ‘금복주’는 과거 70~80년대 대구·경북을 제패하고 수도권까지 진출했었던 브랜드의 전통성을 계승하고 현대적 감각과 트렌디한 감성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360㎖ 용량의 알코올 도수 16.9%로 국내산 쌀 증류원액을 첨가해 한층 더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광주·전남 ‘잎새주’

광주시와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소주는 ‘잎새주’다. 잎새주는 지난 2002년 보해양조에서 출시한 주력 상품이다. 처음 19.8도로 선보였으나 2016년 18.5도, 2017년 17.8도로 점차 도수를 낮췄다. 2022년 말부터 현재까지 16.5도를 유지하고 있다.

1950년 설립된 보해양조는 소주, 과실주, 리큐르, 탁주, 일반증류주, 위스키, 식음료의 제조 및 판매 회사다.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광주와 전남에서 점유율 80%를 넘기며 판매량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었으나, 젊은 층을 겨냥한 홍보의 부재와 리뉴얼 실패 등 여러 실책으로 인해 점유율이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다. 

판매 부진 끝에 보해양조는 2019년 12월 8일 진도군 출신인 트로트 가수 송가인을 잎새주 모델로 발탁했고 그 결과, 2020년 1월에는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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