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빈대 공포’… 물리면 발진과 가려움증 생겨
다시 살아난 ‘빈대 공포’… 물리면 발진과 가려움증 생겨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1.20 13:38
  • 호수 8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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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의 특성과 퇴치법
지난 11월 7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구로구 공무원 및 명예공중위생감시원이 현장 위생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월 7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구로구 공무원 및 명예공중위생감시원이 현장 위생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간에 활동하며 노출부위 피 빨아… 심하면 빈혈과 고열 유발

빈대 서식지에 고열 스팀 분사해야… 여행 후 용품 소독은 필수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최근 전국에 있는 기숙사‧숙박시설 등이 빈대 출몰로 떠들썩하면서 ‘빈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빈대는 감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인체 흡혈로 가려움을 유발하거나 2차 감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해충이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 새마을운동과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한 바 있다. 

주로 야간에 인간을 흡혈하는 습성 때문에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 탓에 빈대는 사람이 잠드는 침대에서 많이 발견된다. 빈대를 예방하고 대응, 퇴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빈대란?

빈대 성충은 4~6mm 길이로 납작한 타원형 모양이며 짙은 갈색을 띤다. 피를 빨아 생명을 유지하는 벌레다. 

빈대는 몸체가 편평하기 때문에 작은 틈이나 공간에도 들어갈 수 있다. 또한 피를 먹지 않고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저녁보다는 이른 새벽(3~4시)에 흡혈 활동을 하며, 흡혈할 때만 잠시 나타나고 흡혈 후에는 어두운 곳에 숨는다.

보통 섬유질, 목재, 종이로 된 틈새에 숨어 있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침대 매트리스나 프레임, 소파, 책장 또는 이불이나 침구류 등에 서식한다. 빛을 싫어하므로 캄캄한 방에 조용히 들어가 갑자기 손전등을 비추면 어두운 곳으로 숨기 위해 움직이는 빈대를 찾을 수 있다.

빈대는 약 10분간 몸무게의 2.5~6배 정도의 피를 흡혈하며, 섭취한 피의 수분을 줄이기 위해 바로 내보내는 반액체 성분의 배설물은 특유의 냄새가 나곤 한다.

빈대는 일본뇌염모기와 달리 사람에게 감염병을 옮기지 않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관리 대상 해충은 아니다. 그러나 흡혈로 수면을 방해하고, 고열과 빈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피부 가려움증을 유발해 해충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한 번 생긴 빈대 서식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전파력도 강하기 때문에 빈대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빈대 물렸을 시 대응 방법

빈대에 물린 자국은 모기 물린 자국과 비슷하나, 주로 옷에 가려지지 않은 팔, 손, 목, 다리 등 노출 부위를 물며, 혈관을 잘 찾지 못해 2~3곳을 연달아 물기 때문에 일렬이나 원형으로 자국이 생기는 특성이 있다.

빈대에 물렸다면 물린 후 발진(붉은 반점)과 가려움증이 빠르면 1시간, 늦으면 14일 이후 나타나며 1~5일간 지속된다. 일반적으로 치료 없이도 1~2주 내에 회복하나, 빈대가 분비하는 타액으로 인해 아나필락시스(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알러지 반응)가 드물게 나타나기도 한다.

빈대에 물렸을 때 흔히 겪는 증상은 가려움이다. 심한 경우엔 빈혈과 고열이 동반될 수 있다. 최재은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빈대는 여러 마리가 떼를 지어 피부에 달라붙어 많은 양을 흡혈하기 때문에 빈혈과 고열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때 극심한 가려움으로 과하게 긁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빈대에 물렸다면 가장 먼저 물과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선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온찜질하는 것도 좋다. 염증이 생긴 경우엔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등의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빈대 방제 방법

빈대를 발견했다면 발견한 지점을 중심으로 물리적 방제와 화학적 방제를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빈대는 일반 살충제로 박멸하기 쉽지 않다. 빈대는 이미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빈대 서식처를 확인한 후 환경부에서 허가한 살충제로 처리해야 한다.

침대보나 옷, 커튼 등 빈대 서식이 확인된 세탁물은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빨거나 건조기에서 두 시간 이상 열을 쬐어줘야 없앨 수 있다.

세탁할 수 없는 곳에 빈대가 서식한다면 고열 스팀을 해당 위치에 분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오염된 모든 장소를 청소하고 진공 흡입물은 봉투에 밀봉해 폐기한다.

빈대에 오염된 매트리스, 가구 등은 방제 후 재사용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만약 폐기할 경우에도 반드시 방제 후 폐기해야 한다. 방제 없이 폐기 시, 빈대가 새로운 장소로 확산 및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방제를 마친 후에도 빈대가 다시 출몰하진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질병청은 “빈대는 주로 깊숙한 곳에 서식하기 때문에 꼼꼼히 청소해도 완전히 방제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알이 부화되는 시기 등을 고려해 7~14일 후 서식처 주변을 한번 더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빈대 예방법

빈대에 오염됐을 것으로 여겨지는 물품(중고가구, 낡은 책, 옷, 여행용 가방 등)은 함부로 집안으로 들여놓지 말아야 한다. 갈라진 틈, 벽지 등 집안의 손상된 부분을 수리해 빈대 서식처를 최소화해야 하며,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수시로 침대 매트리스와 실내공간을 청소해야 한다. 외국에서 발송된 택배 상자는 집 밖에서 연 후 버리는 것을 권장한다. 

해외여행 중이라면 숙박업소 방문 즉시 침대 매트리스, 머리판, 카페트, 침구류, 소파, 가구 틈새 등 빈대가 숨어 있는 공간을 확인해야 한다. 빈대가 보이지 않더라도 방바닥 또는 침대엔 짐 보관을 지양해야 한다.

여행 중 빈대 경험이 있다면 여행용품에 대한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다. 해외 여행자의 옷, 여행용품에 빈대 또는 빈대의 흔적을 주의 깊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여행가방은 대형 비닐봉투에 넣고 가정용 에어로졸 살충제를 가방 내·외부에 수차례 분사한 후 2~3일간 밀폐해 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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