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자주 보는데도 잔뇨감… 방광염 가능성 커
소변 자주 보는데도 잔뇨감… 방광염 가능성 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1.27 14:40
  • 호수 89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광염의 증상과 치료

기온 낮은 겨울철에 흔한 질환… 요도 길이 짧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

따끔한 통증과 혈뇨 섞여 나오기도… ‘급성’은 항생제 투여하면 나아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 김정미(62) 씨는 요즘 잦은 소변으로 인해 걱정이 많다. 자주 소변을 보는데도 개운한 느낌은커녕 찜찜하고, 심지어 소변에 피까지 섞여 나오기 때문이다. 김씨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고 이후 ‘급성 방광염’ 진단을 받았다.  

방광염은 ‘방광에 생기는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겨울철에 흔하게 발병하는 질환이다. 갑자기 소변이 마렵거나 빈뇨, 잔뇨감 증상이 지속될 때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신체 구조상 방광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김대경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여성은 항문과 요도가 가깝고 요도 길이가 남성에 비해 짧아 세균이 방광 내로 퍼져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고 말했다.

◇방광염의 원인

방광은 신장에서 보내는 소변을 저장했다가 일정량이 채워지면 배출하는 기관으로, 빈 주머니처럼 생겼다. 위로는 신장에서 내려오는 요관이 연결되고 아래쪽으로는 요도가 연결된다.

방광염은 방광 벽에 발생한 염증이다. 질이나 항문 분비물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들어가면서 세균에 감염돼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방광염의 원인이 되는 세균에는 포도상구균, 장구균, 대장균 등이 있다. 이중 대장균이 방광염을 가장 많이 발생시킨다. 따라서 대변을 본 후 뒤처리를 제대로 하고, 깨끗하게 손을 씻는 등의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대개 방광에 침입한 균은 소변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건강한 상태라면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있기 때문에 염증으로 쉽게 발전하지 않지만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인체의 저항력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세균 감염에 취약하게 된다. 

특히 겨울이 되면 온도가 낮아져 면역력이 저하돼 방광염 발병과 재발을 증가시킨다. 낮은 온도로 인해 기능성 방광 용적이 감소하고, 다른 계절과 달리 땀을 통한 수분 배출이 줄어들어서다.

더불어 방광의 수축 등 기관에 자극이 가해지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방광 부위에 세균이 증식할 확률과 염증이 발생할 확률도 함께 높아진다.

◇방광염의 증상

방광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급성 방광염은 염증이 방광에만 국한되며 완치 후 재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만성 방광염은 1년에 3회 이상 방광염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급성 방광염의 경우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볼 때 따끔한 통증이 생긴다. 자주 마려운 것에 비해 양이 얼마 되지 않고, 소변을 본 후에도 개운함보다는 잔뇨감이 느껴진다. 

또한 소변색이 진하며 냄새가 심하고,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밤에 자다가도 소변이 마려워서 깨게 되며, 참지 못해 화장실로 가는 도중에 소변을 지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대경 교수는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증상이나 소변을 볼 때마다 요도가 따끔거리고, 배뇨 후에도 소변이 계속 남아 있는 듯한 잔뇨감, 배뇨통, 혈뇨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급성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 방광염은 세균이 방광 내 자리를 잡아 방광염 증상이 반복되는 상태다. 지속적으로 방광염이 재발하면 면역력 저하는 물론 신장이나 위 등 우리 몸의 내부기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만성 방광염이 악화되면 방광근육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간질성 방광이 되거나 과민성 방광,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간질성 방광염은 이유 없이 방광이 헐고 찢어지며 굳는 질환이다. 나중에는 간경화처럼 방광 조직이 딱딱해지기도 한다. 

◇방광염의 치료

급성 방광염은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적절한 소변 농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환자에 맞는 항생제를 투여하며, 대부분 3일 정도의 치료가 적절하지만, 치료 후 증상에 따라 7일 이상 투여하기도 한다. 

이처럼 급성 방광염은 약물치료를 하면 특별한 부작용 없이 염증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치료를 시작한 후 2주가 지났는데도 호전이 안 될 경우에는 세균 검사가 필요하다. 

만성 방광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성 방광염이 유발되는 원인을 찾아 이를 제거하거나 교정하는 것이다. 방광염은 피로가 쌓이거나 스트레스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져 계속 재발될 수 있고, 요실금이나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균에 감염되어 걸릴 수 있다.

이에 방광염이 재발되지 않도록 일상생활에서 면역력을 높여주도록 노력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소변을 오랜 시간 참는 습관도 좋지 않으니 바꾸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적당한 수분 섭취는 방광 내 세균을 적절한 간격으로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면역력 강화를 위해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방광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