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심장박동기 시술, 위험 적어 고령에도 가능
인공심장박동기 시술, 위험 적어 고령에도 가능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2.04 15:46
  • 호수 8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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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맥’의 유일한 치료법, 인공심장박동기

분당 50회 이하 ‘서맥’ 방치땐 실신도… 전신마취 없이 2시간 내 시술

박동기 시술 후 활동에 지장 없어… 배터리로 작동해 정기 검사 필요

서맥성 부정맥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되도록 빨리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을 받아야 실신, 호흡곤란 등의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진은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가 인공심장박동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서맥성 부정맥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되도록 빨리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을 받아야 실신, 호흡곤란 등의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진은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가 인공심장박동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부정맥은 심장 맥박이 빠르거나 느리게 뛰는 질환을 말한다. 이 중에서도 맥박이 느리게 뛰는 ‘서맥’은 경미한 경우에는 거의 증상이 없지만 심한 경우 어지럼증, 실신, 운동 중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은 약물치료가 어려워 심장을 정상 속도로 뛰게 해주는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꼭 필요하다. 환자들은 심장에 박동기를 넣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만, 시술 자체는 어렵지 않다. 실제로 전신마취 없이 약 2시간 이내에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다. 이에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서맥성 부정맥 계속되면 실신 위험

서맥성 부정맥은 분당 60~100회를 뛰어야 하는 심장박동이 분당 5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뛸 경우 진단된다. 

분당 50회 정도의 경미한 서맥은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분당 40~45회 미만이거나, 수 초 이상 심장이 멈춰서는 심한 서맥은 어지럼증, 실신, 운동 시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주로 심장박동이 만들어지는 부위인 동결절이 약해지거나(동기능 부전), 심방과 심실이 연결되는 전기통로가 약해져(방실차단) 생긴다.

이처럼 혈관 질환, 약제에 의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서맥은 원인만 제거하면 없어지지만, 대부분의 서맥은 노화로 인한 구조물 기능이 약해져 생기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어렵다. 

동기능 부전은 노화 등으로 동결절이 약해져 생기며, 방실차단은 심방과 심실 사이에 전기를 전달하는 방실결절 부위가 약해지면서 전기가 잘 전달되지 않아 생기기 때문에 맥박이 심하게 느려지면 쓰러지거나 폐부종으로 심한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꼭 필요하다.

◇인공심장박동기 시술 위험 적어 

인공심장박동기는 정상적으로 심장을 뛰게 해 적절히 심박동 수를 증가시켜 서맥으로 인한 증상을 완화시킨다. 

인공심장박동기는 우리 몸 안에 삽입되는 박동 생성기와 유도 전극선, 프로그래머 등으로 구성되는데, 박동 생성기는 전기회로와 배터리로 구성된 철제의 작은 케이스이고, 알맞은 때에 적은 양의 전기를 방출한다. 유도 전극선은 절연체로 쌓여진 전기선으로, 전기 자극을 심장으로 운반해 심장박동이 시작될 수 있도록 하는 전기 통로이다.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은 작은 기계 장치를 앞가슴 피부 아래에 넣고, 이에 연결된 전깃줄을 심장 안에 넣어 두어서 심장이 멈추지 않고 계속 뛰게 해주는 방법이다. 전신마취는 필요하지 않고, 약 1시간 30분~2시간 정도면 시술이 가능하다.

최근 기술의 발달로 인공심장박동기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고, 또 그 기능도 매우 다양해져서 정상 심장박동과 거의 비슷하게 심장을 자극해준다. 환자가 정상인과 똑같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도 아니고 심장을 여는 수술도 아니기 때문에 시술 자체의 위험도는 낮은 편”이라며 “순간적으로 심장이 수 초 멈추면 굉장히 위험하므로 고령이라는 이유로 시술을 미루지 말고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심장박동기는 전기장판, TV, 전자레인지 등의 생활가전에는 대부분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는 거의 아무런 지장이 없다. 

고압선을 가까이에서 만지는 직업, 초대형 스피커 바로 앞에서 작업하는 등 강한 전기장에 노출될 때는 이상이 있을 수 있어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인공심장박동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 (X)

“일상적인 전기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안마기처럼 기계 삽입 부위에 강한 진동이 발생하는 건 오작동 우려가 있어서 권장하지 않는다. 나머지 생활 전자기기 사용에는 영향이 없다.”

-핸드폰을 시술 부위 가까이에 오래 두면 안 된다? (○)

“일시적으로 가까이 두는 건 괜찮다. 다만, 기계 삽입 부위의 가슴 앞주머니에 핸드폰을 오래 두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인공심장박동기는 공항 검색대 통과가 가능하다? (X)

“공항 검색대에는 강한 전기장이 있어서 서서 검색하는 검색대나 손으로 들고 하는 검색 장치 모두 피하는 게 좋다. 시술을 받으면 해당 기기 회사에서 신분증처럼 생긴 환자 카드를 제공하므로 공항에서 이를 보여주면 검색대를 우회하거나 손으로 검색하는 방법으로 검사할 수 있다.”

-상가 도난 방지 장치도 통과 안 된다? (X)

“대형상가나 서점의 도난 방지 장치를 그냥 지나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고 경고음이 울리지도 않는다. 단, 장치 앞에 장시간 서 있는 것은 박동기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인공심장박동기가 있으면 다른 수술이 불가능하다? (X)

“특별히 피해야 할 수술이나 처치는 없다. 최근 삽입되는 박동기는 대부분 MRI 검사에도 지장이 없다. 단, MRI 검사가 가능해도 검사 전 박동기의 모드 조정이 필요하며, 기존 박동기 중에는 불가능한 것이 있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 후에 MRI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인공심장박동기는 한번 넣으면 평생 사용할 수 있다? (X)

“인공심장박동기는 배터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수명이 있다. 사람에 따라 박동기가 소모되는 정도가 다르며, 최근 사용되는 기계들은 보통 9~15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이 다 되면, 기존 넣었던 기계를 빼고, 새로운 기계를 삽입한다. 그래서 배터리 잔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병원에 주기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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