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집안에만 있었더니 두통… ‘난방병’ 가능성 커
겨울에 집안에만 있었더니 두통… ‘난방병’ 가능성 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2.11 13:35
  • 호수 8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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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저하시키는 ‘난방병’

공기 순환되지 못하면 산소 부족해져… 심할 경우 기억력 감퇴 나타나

지나친 난방, 피부 수분 빼앗기도… 주기적 환기와 수분 보충 필요해

난방병은 실내공기가 잘 순환되지 않고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지속됨으로써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난방병은 실내공기가 잘 순환되지 않고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지속됨으로써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바람이 찰수록 보일러 온도는 높아지고 창문을 닫아두는 일이 잦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춥다고 해서 무작정 온도를 높이고 제대로 환기하지 않으면 여름철 냉방병과는 반대로 소위 ‘난방병’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난방병은 여름철 냉방병과 마찬가지로 실내 온도를 유지하려고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두통이 계속되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생긴다. 또한 눈, 코, 목 등이 따갑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러워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온종일 난방기가 가동되는 실내에 머무르는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난방병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난방병이란?

난방병은 ‘밀폐건물증후군’의 일종으로, 주로 외부 공기 유입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부와의 큰 온도 차에 의해 발생하는 환경성 질환이다. 밀폐된 실내 공간에 잘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여러 증상을 통칭한 것이다.

밀폐건물증후군이 발생하는 원인은 공기 순환이 되지 않아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실내온도, 습도 등이 인체 생리 기능과 부적합하여 여러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계속된 난방으로 인해 공기가 순환되지 못하고 갇히게 되면 실내공기가 오염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는 레지오넬라균, 곰팡이 등 세균, 미생물, 휘발성 오염물질,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라돈가스 등이 있다.

특히 여성,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알레르기 등 병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약 2배 정도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밀폐건물증후군의 특징은 건물 내로 들어가면 증세가 나타나고, 밖으로 나오면 괜찮아지는 것”이라며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집, 사무실, 자동차 등 하루 중 80% 이상을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을 위해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방병의 증상

난방병은 실내공기가 잘 순환되지 않고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지속되기 때문에 눈이 따가워져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기가 어렵다. 또한 눈이 뻑뻑해지면서 자주 충혈되고, 눈의 피로와 함께 안구건조증에 시달린다.

더불어 두통과 함께 심할 경우 현기증 등의 증상까지 나타난다. 이로 인해 작업능률이 저하되고 기억력이 감퇴되며, 정신적 피로까지 유발될 수 있다. 지나친 난방은 피부 수분을 앗아가기도 한다. 수분을 잃은 피부는 콜라겐까지 줄어 탄력이 떨어지고 노화가 촉진된다. 게다가 가려움증과 따끔거리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입술도 트고 갈라진다.

창문을 꼭꼭 닫은 채 보일러 온도만 높이면 머리가 둔해지기 쉽다. 손발은 따뜻하고 머리는 서늘해야 두뇌활동이 활발해지는데 고온의 밀폐공간에 오래 있다 보면 무기력감과 권태감이 생겨서다.

게다가 갑자기 찬 공기가 코로 들어오면 콧속 공간이 좁아짐으로 인해 코 막힘, 콧물, 재채기, 기침 등의 증상이 일어나고 “집이 너무 따뜻해서 감기에 걸렸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난방병 예방법

난방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되도록 난방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다. 적정 실내온도가 되면 난방기를 끄고 얇은 겉옷을 겹쳐 입거나 무릎 담요, 실내화 등 보온용품으로 보온을 하는 것이 좋다. 

외부 활동을 마치고 실내로 들어오면 조금이라도 빠르게 온도를 높일 생각으로 난방기를 강하게 가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급격한 온도 차이로 몸의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춥더라도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야 한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하루 중 가장 따뜻한 오후에 잠시 난방기구를 끄고 창문을 열어두는 것이 좋다. 실내가 지나치게 건조해지지 않고 적정습도(40~60%)를 유지하기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습도를 조절하는 식물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가습기가 없다면 수건을 적셔 널거나 커피포트나 주전자로 따뜻한 차를 끓여 마시면 체내수분을 공급하고 실내습도도 조절할 수 있다. 

이밖에도 제철 과일을 자주 먹고 보습크림과 립밤 등을 바르는 게 좋으며, 겨울에는 손발은 물론 종아리도 잘 건조해지기 때문에 스타킹보다 면 타이즈를 신는 것이 좋다.

하루 8잔 정도의 물을 섭취해 몸에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하며, 환기가 안 되는 실내에서는 먼지가 많이 쌓이면 호흡기 질환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청소를 자주 해 청결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잠깐씩이라도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실내에서 틈틈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도 난방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에너지관리공단은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로 22℃ 내외를 권장하고 있지만 유난히 몸이 차거나 수면부족 등 피로한 상태인 경우, 높은 난방온도에 익숙해진 경우에는 춥다고 느낄 수 있다. 

이때는 난방기기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방법으로 온기를 충전해야 한다. 집 안에만 있어도 하루 2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으며, 춥고 더운 날씨에 민감한 체질은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기초체력을 기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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