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산소 관리로 노화 늦출 수 있다
활성산소 관리로 노화 늦출 수 있다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10.05 16:34
  • 호수 1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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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장생을 꿈꿨던 진시황의 경우처럼, ‘노화’는 인류사상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현대의학에서도 노화에 대한 연구는 오랜시간 진행돼 왔다. 최근 노화의 원인이 ‘활성산소’에 있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활성산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노화 및 활성산소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온 연세중앙내과 조세행 원장을 통해 활성산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 전통음식 중에는 활성산소를 막을 수 있는 기능성 음식들이 많다. 부추무침은 부추, 마늘, 고춧가루, 통깨 등으로 만들어 항산화식품으로 매우 탁월하다.
▶활성산소란?
산소는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 몸 속에 들어온 산소는 세포 속에서 음식물과 결합하고, 음식물 속의 탄수화물과 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만든다. 이렇게 산소가 세포 속에서 영양분을 태우는 것을 산화라고 한다.

그런데, 산소가 음식물과 결합하는 과정 중 활성산소(Free Radical)가 생긴다. 반응성이 매우 높은 산소종류다. 정상적인 산소는 몸 속에서 100초 이상 머물면서 제 할 일을 다 하고 사라지지만 활성산소는 100만~10억 분의 1초 동안 생겼다가 순식간에 없어진다.

‘찰나’와도 같은 시간이지만 활성산소가 인체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고반응성 산소종’ 이라는 이름 뜻 그대로 ‘반응성이 매우 높은 산소종류’이기 때문.

알기쉽게 말한다면 ‘산소=기름’ ‘활성산소=배기가스’로 비유해보면 이해가 쉽다. 기름은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지만, 산화 과정에서 배기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배기가스가 지구의 환경 곳곳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처럼, 활성산소 역시 우리 몸에서 각종 악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활성산소를 막고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발휘한다.
▶활성산소와 노화
사람은 반드시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써 에너지를 얻어야 하기에 활성산소의 발생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러나 조세행 박사는 폭발적으로 급제동과 급가속을 반복한 자동차는 정비를 받아가며 안전하게 운행한 자동차보다 수명이 훨씬 짧고 고장이 잦은 것처럼, 인체 역시 관리를 통해 노화를 상당부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체내에 쌓인 활성산소는 세포를 공격해 인체 내 장기손상과 더불어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암이나 루게릭병, 동맥경화, 당뇨, 치매 등 만성질환에도 활성산소가 관여하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녹을 방치하고 계속 습기에 노출시키면 쇠를 잠식하고 결국 기능 이상을 가져오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활성산소는 과격한 운동, 휴식부족, 지속적인 스트레스의 노출 등 인체가 ‘불편함’을 느끼는 과정에서 주로 생성된다. 동일한 연령대라도 살아온 여정에 따라 외모나 신체나이 등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살아오면서 활성산소에 노출된 양에 비례한다는 것.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높은 이유도 활성산소의 영향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남성보다 기초대사량이 10%정도 적은 것으로 알려진 여성은 그만큼 산소를 태우는 양이 적고, 남성보다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남성보다 활성산소에 노출되는 양이 적다는 것.

 

따라서 노화를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유발할 정도의 과격한 운동보다는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안정적 강도’의 운동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다이어트 역시 음식물 섭취를 줄이면서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항산화물질과 항산화효소
항산화물질은 활성산소가 생기면 이를 즉시 제거해 인체가 과산화 상태로 가는 것을 막는다. 활성산소의 유해한 영향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항산화물질이 바로 항산화효소다. ‘효소’는 단백질을 기초로 하면서 화학반응을 촉발하거나 지원하는 작용을 하는 물질. 즉, ‘활성산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화학작용을 하여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라고 할 수 있다.

활성산소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내 산화-항산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활성산소는 체내에서 자체 생성되는 내부 항산화 효소에 의해 모두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 항산화물질을 섭취해야 한다. 대표적인 항산화물질로는 비타민 C·E와 베타카로틴, 셀레늄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식품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면 효과가 있다.

비타민 C는 아스파라거스, 양배추, 키위 등의 야채와 과일에 많고 비타민 E는 아몬드, 해바라기씨 등에 다량 함유돼 있다. 샐러드에 빠지지 않는 양배추에는 항산화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을 비롯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식이섬유, 유전자 손상을 방지하는 클로로필이 들어 있다.

베타카로틴은 당근, 토마토, 고구마, 호박 등에 주로 들어 있다. 특히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항산화제로 인기가 높다. 셀레늄은 각종 해산물에 풍부하다. 이밖에도 강력한 항산화제 구실을 하는 식품으로 부추, 마늘, 양파, 고추냉이, 무, 브로콜리, 콩, 현미, 참깨, 율무 등이 있다. 야채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 피부 미용에 좋고 혈액이 맑아지는 것도 그 속에 항산화 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

녹차, 홍차 등의 차를 자주 마시면 노화 속도가 늦춰진다는 연구사례들은 기존에 많이 발표됐다.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제 성분이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경구복용하는 항산화효소도 개발됐다. 그동안 항산화효소는 경구 섭취할 경우 위산에 의해 파괴돼 효과를 보기 어려웠으나 현재 멜론에서 추출한 SOD를 글루텐으로 코팅, 장까지 안전하게 도달시키는 방법이 개발됐다고 조 박사는 전했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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