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병원이 알려주는 통증 부위로 보는 우리 몸 44] 극심한 고통 주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건국대 병원이 알려주는 통증 부위로 보는 우리 몸 44] 극심한 고통 주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2.18 10:30
  • 호수 8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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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여성 환자가 가슴과 등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했다. 그 통증이 어찌나 심한지 옷이 몸에 닿기만 해도 쓰라리면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었고,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이 닿아도 아파서 어쩔줄 몰라 했다.

당시 아직 무더위가 한참이었지만 이런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서 집에서는 선풍기나 에어컨을틀 수도 없었고, 집 밖을 나올 때면 고통을 참아가면서 윗옷을 입고 있었지만 집 안에 있을 때에는 아픈 곳에 옷이 닿지 않게 하려고 옷을 벗고 지낸다고 했다. 이 분이 호소하는 극심한 통증에 대한 병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상포진에 걸린 후에 발생한 신경통증이다.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같다. 많은 사람이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난 후 낫게 되지만 그렇다고 이 수두 바이러스가 몸에서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에서 수두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신경 한구석에 숨죽인 상태로 숨어서 있게 되는데, 이렇게 숨어있던 바이러스는 자신이 숨어있는 사람의 면역이 강할 때에는 다시 재발하지 못하고 죽은 듯이 있지만 사람의 몸에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고 면역이 떨어지는 상황이 오게 되면 몸속에 숨어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재발해서 우리 몸의 신경을 타고 병을 일으키게 된다.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어릴 때와 달리 바이러스가 재발해서 생기는 대상포진의 경우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얼굴이나 몸통 또는 팔, 다리 등의 특정 부위에 국한해서 수포와 통증, 가려움증 등을 동반하는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 치료를 잘하면 후유증 없이 낫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를 늦게 시작했거나 대상포진이 생긴 후 증상이 심한 경우, 또한 초기에 치료를 하더라도 연세가 많거나 면역이 떨어진 환자분들의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상포진에 걸렸을 때 바이러스가 신경을 파괴시킬 수 있는데, 이 망가진 신경으로 인해서 극심하고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즉, 대상포진 자체는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으면 바이러스가 죽어서 없어지지만, 망가진 신경은 계속 남아있어서 통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연세가 많은 분일수록, 수포 발생 전이나 초기에 통증이 심할수록 또한 수포가 넓은 부위에 나타났을 경우 많이 발생하게 되고 그 증상도 심하다.

특히 70대 이상에서는 약 29.7%의 환자들이 대상포진이 발생한 후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3명 중에 1명 정도는 대상포진이 걸린 후 증상이 장시간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한다고 볼 수 있어 고령의 환자일수록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몇 년 전부터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어 예방주사를 맞을 경우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대상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50대 이상의 경우 병원을 방문해 상담하고 백신 접종을 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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