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잠꼬대는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일 수도
심한 잠꼬대는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일 수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2.18 14:36
  • 호수 8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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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수면장애의 증상과 치료

잠 제대로 못자면 다양한 질환으로 연결… 수면제, 증상 악화시킬 우려

전문의와 적극 상담 필요… 일반 불면증은 습관 교정 등 인지행동 치료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질이 떨어지면 신체와 정신 활동에 문제가 생겨 일상에 지장을 초래하고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질이 떨어지면 신체와 정신 활동에 문제가 생겨 일상에 지장을 초래하고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수면은 낮 동안 지친 몸과 뇌를 회복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잠이 부족하면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정신건강 질환은 물론 신체면역기능과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수면의 중요성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때는 대수롭잖게 대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최윤호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며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고 각종 신체,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수면장애의 종류

최근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18~2022년 수면장애 환자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09만8819명으로 2018년(85만5025명)보다 28.5% 늘었다. 

2022년의 연령대별 환자 비율은 60대가 23.0%(25만2829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 18.9%(20만7698명), 70대 16.8%(18만4863명) 순으로 나타났다. 60대에서 수면장애가 많이 나타난 이유로는 노화로 인한 생리적 변화, 은퇴 등 일상의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등이 꼽혔다.

수면장애는 우리가 잠을 준비하는 시간부터 자는 동안, 그리고 주간 생활에 이르기까지 수면과 관련돼 나타나는 모든 문제를 의미한다. 

보통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또는 일찍 깨는 ‘불면증’ ▲코골이나 무호흡 등이 나타나는 ‘수면관련 호흡장애’ ▲기면증을 포함하는 ‘과다졸림장애’ ▲하루 주기 리듬과 맞지 않아 나타나는 불규칙한 ‘수면각성장애’ ▲몽유병 또는 렘수면행동장애 등과 같은 ‘사건수면’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이갈이 등으로 대표되는 ‘수면관련 운동장애’ 등이 포함된다.

최윤호 교수는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를 질환으로 인식하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면장애는 원인과 형태가 다양해 특정 증상만으로 문제를 진단하기 어렵다. 정밀한 검사와 진단을 통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면장애의 진단

수면장애는 사람마다 발생 원인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증상이나 특징만으로 문제를 진단할 수 없다. 정밀한 검사와 진단을 통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수면장애 진단은 먼저 철저한 병력 청취와 문진, 신경학적 진찰이 우선돼야 한다. 이후 시행하는 각종 질문지, 수면 일기 등을 통해 잠정 진단을 확인하고 검증한다. 또한 기타 수면질환 여부와 확진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수면다원검사는 몸에 각종 센서를 부착하고 검사실에서 하룻밤 자면서 수면의 단계, 각성, 호흡, 맥박, 코골이 등 다양한 정보를 살피는 검사다. 

아울러 사건수면의 감별을 위해 ‘비디오 뇌파 모니터링 검사’를 추가하기도 하고, 기면증 등 과다수면에 대한 진단을 위해 다음날 반복적으로 낮잠을 시도하는 ‘다중수면 잠복기 검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수면장애의 치료

수면장애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치료가 진행된다. 가장 흔한 수면장애인 불면증은 수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신의 잘못된 수면습관이나 믿음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가 기본이다. 

일부 수면의학 전문의와 상의해 수면제를 적절히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효과가 일시적이고 수면무호흡, 수면관련 운동장애 등 다른 수면장애의 경우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먼저 체중감량, 금주, 옆으로 누워 자기 등과 같은 치료를 시도한 후 상기도 양압기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양압기는 휴대가 가능해 사용이 쉽고 자는 동안 마스크를 통해 공기를 압축해 넣어주기 때문에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도와줘 사용만 잘하면 90% 이상의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이밖에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과 구강 내 기구 등을 특수치료법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다리의 불편감이나 고통스러운 느낌으로 나타나는 하지불안증은 철분대사와 뇌의 도파민계 이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도파민 작용제 등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몽유병, 야경증 등 다양한 수면 중 이상행동은 수면 중 발작이 빈번한 뇌전증과 감별이 필요하다. 꿈과 관련해 잠꼬대가 심하고 과격한 행동을 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치매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선행 또는 동반 증상일 수 있는 만큼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최 교수는 “2018년 7월부터 수면관련 호흡장애나 과다수면의 경우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수면관련 검사와 치료를 더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며 “기본적인 일상생활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과 관련된 수면장애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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